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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여행기2

라이 따이한의 슬픈 곡성이 들리는 베트남, 한국의 백마부대가 가장 잔인하고 무서웠다는 베트공, 어린 시절 보았던 영화, 킬링필드에서 죽은 시체가 넓은 들판을 가득 덮었던 죽음의 땅. 사천만 인구중에 오분의 일인 팔백만이 죽었다는 한 서린 넋들이 가득한 그 땅위에 내가 탄 비행기는 사뿐히 내려앉고, 한국의 기후와는 달리 끈적하고 후덥한 습기가 밤임에도 불구하고 몸에 척척 달라붙는다. 호텔로 가는 차안에서 창문에 얼굴을 박고 하노이의 냄새를 맡았다. 어둡고 습한 냄새, 사람이 살지 않는 듯 일찌감치 불꺼진 건물들, 낡고 오래된 건물들과 우리보다 머리 하나 정도는 작아 보이는 사람들, 시내로 들어서자 오토바이들의 행렬이 눈에 들어온다. 차와 사람과 오토바이와 자전거가 신호등이 없이 잘도 얽혀져 돌아간다. 신기..

베트남여행기1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 갈까, 말까. 어쩌면 한순간의 망설임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가야지, 당연히! 공짠데, 이게 어떤 기회인데. 내 평생에 단 한 번의 혼자만의 여행일런지도 모르는데...... 사실 무료 해외여행의 달콤함에 글을 썼으면서도 정작 떠날 수 있다는 그 사실이 너무도 믿기지 않아 고향주부모임 홈피에 올라있는 이름을 보고 또 보고 했다. 아내로, 주부로, 엄마로, 시골 농부로 오랫동안 살다보니 이런 황금 같은 기회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망설임이 왔다. 김장 무도 못 심었는데, 막내 녀석은 밤에 내 머리냄새를 맡지 못하면 잠을 못 자는데, 밤 열 한 시에 끝나는 고 일짜리 딸아이는 누가 데려오나, 그 아이의 저녁 도시락은 누가 싸고 누가 갖다 주나, 혹 술 좋아하는 그이가 잠들어버리면 어떡하지, 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