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천떡마을을 목적지로 하고
차를 돌리는데 양양 길가에 심어진 줄장미가 눈에 쏘옥~~ 들어오네요.
삼생아짐 ; 차 좀 세워봐요,얼릉. 저거 좀 찍게.
울 최후의 보루, 운전대만 잡았다하믄
목적지꺼정 내처 달리는 성격이라 들은척도 않고
세우기는 커녕 더 팍팍~~~잡아돌려요.
삼생아짐 ; 우씨...도대체 창작활동에 도움이 안돼, 도움이......
난 자기가 하라는대로 다 해주는데 맨날 나만 손해야...
다시는 말 듣나봐라...
살짝 삐쳐서 투덜투덜 궁시렁궁시렁...
시집오기전, 높다란 담장 한면을 이렇게 빨간 줄장미가
몽땅 뒤덮었던 집에서 자란지라
동네에서 우리집을 빨간줄장미집이라 불렀어요.
그래서인지 빨간 줄장미만 보면 자라던 때 생각이 나서
가슴이 뭉클해지는데...
부모님이 그 집을 팔고 아파트로 들어가신뒤부텀
더욱 더 예전에 제가 살았던 줄장미집 생각이 나요...
늘 집안을 맴돌던 장미향이며, 비가 오면 빨간 눈물처럼 뚝뚝 떨어져내려
가슴을 아프게 하던 장미꽃잎들...
아마도 그런게 바로 고향에 대한 정이고
향수의 일종인가보네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농촌도 바로 그런 향수와
아련한 정을 지닌 고향이 아닐런지...
달리는 차 안에서 흔들리며 간신히 찍은 사진...
그나마 찍은 사진 확인하고,
조금 마음을 푸는데...
울 최후의 보루, 뜬금없이 ; 넌 나쁜놈이야.
독백처럼 중얼거려요.
삼생아짐 ; 엥??? 뭐라구???
최후의 보루 ; 넌 나쁜놈이라구.
삼생아짐 ; 헐~~~
이 사람이 사진 좀 찍겠다고 차 세우라 그랬다고 나쁜놈이라 욕하나 싶기도 하고
내가 투덜거리는 걸 들었나 싶기도 하고 어쨌든
기가 막혀서 발끈하려는데...
(요즘은 저도 성질이 더러워져서 가끔 들이대요.)
최후의 보루, 한숨을 푸욱 쉬며 ; 담배 끊어서 라이터 없는 거 뻔히 알면서
담배만 달랑 사다주구 있어.
삼생아짐 ; 아~~~
올해 들어 무슨 맘을 먹었는지 금연을 실천
오랫동안 잘 참아왔는데 계속 고민스러운 일이 넘 많아
제가 봐도 힘들겠다 싶은데...
결국 못 참구서 담배 한 갑을 사오라 그래서 사다 줬어요.
담배만 달랑~~~
그랬더니, 그림의 떡이 아닌 그림의 담배!!!
차의 라이터도 쓴지 오래되어 작동 안되고,
속으로 잘됐다 싶어서 ㅋㅋㅋㅋㅋ...
어느새 송천떡마을 입구에 도착했네요.
송천떡마을은 마치 열쇠구멍 내지는 호리병 모양으로 생겨서
이렇게 입구를 통해 들어가면 다른 길로 나가는 길이 없이
도로 돌아나와야 한다네요.
마을 제일 끝에
차가 다닐 수 없는 고개가 하나 있는데
요기에 호랑이 모양의 형상을 세워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징~~~"
전설의 고개를 만들었다고...
그니깐...결국...한번 들어갔다 하면 방문객들은 꼼짝마랏!! 이죠.
입구에 위치한 365일 떡 판매장
매일매일 만든
쫄깃하고 영양가많은 맛난 떡이 나란히 나란히......
오늘 판매하시는 어머님은
춘천 GS마트에서 특판 행사 할 때 뵌 분이라
반갑게 맞아주시네요.
같은 정보화마을 식구들이라 가족같아요.
(나중에 떡 덤으로 엄청 많이 주셨답니다.
게다가 마침 그 날이 단오날이라 취떡꺼정 공짜로~~~)
떡 말고도 마을 주민들이 생산한 여러 특산물들이
소박한 농가 냄새나게
나란히 나란히~~
송천 떡마을 체험관 마당앞에 널려진 나물들...
향이 넘 좋아 취나물인가 했더니
이웃 복사꽃마을꺼정 원정가서 어머님들이 뜯어오신 햇쑥이라네요.
하루에 뜯은 양이 이만큼~~~
역시 대단한 대한민국 농가 어머님들이세요.
체험장 외부 전경
그리고 단체 주문을 받았을 때나
체험객들이 왔을 때 활용하는 상설 떡 제조장
우리 고유의 민속놀이를 즐길 수 있는 널뛰기판!!
(음...무게 균형도 어느정도 맞을 거 같구...)
삼생아짐 ; 뎀벼봐, 누가 더 잘하나 함 뛰어볼까나~~~
울 최후의 보루한테 도전장을 처억!!!
어이없다는 듯 피식 웃고 도망가네요.
양양위원장님들이랑 술 한 잔 걸쳤으니 보나마나 하늘높이 올라감
어지러워~~~~
헤롱거릴게 뻔한 뻔자...
(삼생아짐 ; 아깝당, 한방에 보낼 수 있었는뎅...)
흠...참새가 방앗간을???
고추가루나 콩가루, 기타 등등 가루로 빻을 수 있는 디딜방아간이네요.
방앗간 내부
예전에 우리 시어머님들은 며느리의 출산날이 가까워오면
해산이 쉬우라고 일부러 디딜방아를 빻게 했대요.
오늘날의 산모들은 예전의 산모들에 비해 운동량도 적고, 육체적인 노동량도 적어
일부러 라마즈 호흡법이나 뭐 기타등등 병원이나 문화센터에서 권하는 호흡법 등으로
출산 연습을 하는데...
예전 우리 어머니들은 콩밭에서 김매다가 밭 한귀퉁이에서 쑤욱~~~응애!!!
밤새워 길쌈질하다 끙(!)하면 응애애~~
그리구 이렇게 디딜방아 같은 걸 디뎌서
]
출산연습을 절로 했다고 들은 기억이 있어요.
울 아부지도 우리 할머니가 콩밭에서 낳았다는 소리를 들은 거 같은데...
맨날맨날 자랄 때 울 아부지한테 눈물 쏘옥 뺄만큼 불호령 듣고 나면
(도대체 변명할 기회도 안주세요, 버릇 없다고...
어른이 말씀하시면 기냥 들으래요.
속으로 콩돌이 아부지 바보, 딸의 맘도 모르고...)
그랬던 기억이 있네요.
--2편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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