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국내)

횡성 밤두둑 마을을 가다

삼생아짐 2009. 10. 7. 11:49
728x90

횡성 밤두둑 마을을 다녀왔답니다.

 

밤두둑 마을은 새농어촌건설, 녹색농촌 사업으로 체험 시설을 구축하고

 


요즘은 GS마트를 통해 횡성한우를 직판하여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는 마을이지요.

 


체험장 아래에 자리잡은 공동우사

 


그리고 밤이 후두둑 쏟아진다는 평소의 위원장님 장담답게

 

체험장아래 한그루의 밤나무에서 밤이 후두둑 떨어져

 

부녀회 어머님들이 서로 밤 주워가라고 전화중이시네요.

 

김병현위원장, 밤두둑마을 김경환위원장님을 보자마자 ; 밤이 후두둑 쏟아진다면서 왜 한그루밖에 없어요??

 

(마치 따지듯이...)

 

김경환위원장님, 씨익 웃으시며 ; 돌아다님 많어. 그리구 집집마다 심으라구 밤나무 묘목

 

사서 다아~~ 나눠줬어.

 

근데 심는 사람이...(쬐끔 난감하신 표정)

 

 

옆에서 기냥 웃고 말았네요.

 

사실 저는 돌아가신 할머니로부터 밤나무는 자연이 심어주는 나무여야한다는

 

이야길 들은터라...

 

미신을 믿는 대부분의 농촌마을 사람들은 꺼리는 분이 간혹 계시거든요.

 

근데 심으라 하셨다니 심는 분이 그리 많질 않으셨나봐요.

 

바쁘기도 하구요.

 

그래도 운전에 몰두한 김병현위원장과는 달리

 

밤두둑 마을을 접어서면서 제법 오래되고 많은 밤나무를 보았던터라

 

밤두둑 마을에서는 밤이 어디서나 후두둑 떨어진다는 위원장님 말씀을 믿죠.

 

 

 

하긴 저희 마을 오시는 분들도 시도때도 없이 찰옥수수 찾으시곤하죠.

 

찰옥수수로 대박난 마을이라면서 왜 겨울에 찰옥수수가 없냐고 말씀하시곤 하죠.

 

(실은 냉동시키는 비용이랑 보관비용이 만만찮아서

 

하는 수 없이 제철 먹거리로만 나가고 있답니다.)

 


그래도 토실토실 여물어 후두둑 떨어진 알밤들을 모아서

 

 

어머님들이 삶아주셨어요.

 

고소한 토종밤...보자마자 몇 개 깨물어 먹었죠.

 

 

근데 콕 깨무는 순간 이상한 예감에 쳐다보니...

 

아니나다를까...

헐~~~ 밤벌레 반쪽...

 

나머지 반쪽은 어디에 있을까요...

 

(울 최후의 보루는 단백질 섭취했다고 피부미용에 좋다지만...흑...)

 

 


예전에 과수원자리였다는 언덕 중간중간

 

 

일본의 가와부키 촌처럼 둔덕마다 숙박동이 자리하고 있네요.

 

마을 아래에서보면 층층이 자리잡은 집들이 고스란히 보이는 풍경이

 

정스럽고 예쁘지요.

 

 

제가 각 마을을 다니면서 보는 것 중 가장 부러워하는 시설중의 하나인

 

마을 공동 숙박시설이죠.

 

 

숙박시설은 잘못 지으면 유지비를 벌기 어려워 빚으로 남는다지만

 

 

우리마을은 마을 공동 숙박 시설이 없어

 

해마다 삼생마을로 오고자하는 단체 세미나객 유치에 어려움이 있지요.

 

물론 마을내 펜션이나 농박 등과 연계해서 하기도 하지만

 

한 군데에 집중하기 어렵고

 

예약이라도 있는 날은 숙소 맞추기가 이만저만 어려운게 아니죠.

 


그리고 단체 세미나실 겸 식당이 있네요.

 


식당 앞에 놓여져있는 삽

 

요건 논두렁을 바르는 가래질 할 때 여러사람이 당겨서 쓰는 삽으로 알고 있죠.

 

지금은 트랙터에 매달아 쓰는 가래질전용기계가 있지만

 

몇년 전만 해도 일년 농사중에 논두렁을 바르는 '가래질'이란 작업은 큰 노동중의 하나였죠.

 

벼농사란 것이 원래 물을 가두어서 하는 농사라

 

물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논가장자리를 높이 쌓는데

 

 흙을 퍼서 올리고, 다지고, 흘러내리지않도록 젖은 흙을 발라줘야 하는데

 

혼자서는 이 작업이 넘 힘들어요.

 

그래서 여러 사람이 힘을 모아 조를 짜서

 

한사람은 삽을 쥐고 나머지 두 사람은 뒤에서 줄을 당겼다 놓고

 

또 다른 사람들은 따라오며 두들기고 다지고 바르는 작업을...

 

그렇게 공동의 힘으로 하던 흔적이 바로 요 삽이죠.

 

아마도 체험시에 쓰는 삽인듯... 

 

(논두렁 가래질 하고 난 후 풀어놓은 멍멍이 녀석 쫒아다니며 발자욱 내고

 

먼 길 돌아가기 싫어 논두렁으로 질러가다가 가래질 한 흙 깨어지기라도 하는 날이면...

 

무셔라...그 원망이 말도 아니죠.)

 

가끔 쥐나 두더쥐가 파놓은 논두렁은 아무리 잘 발라도 새는 건 시간문제

 

고 자리 잘못 밟았다간 덤터기 쓰는 건 시간문제

 

(무슨 덤터기냐구요?? 몸무게 줄이란거죠, 뭐 별거 있겠어요??

 

무게로 내리누름 잘 바른 논두렁 무너지는건...)

 

 

 

우리 마을에선 무료 체험으로 뒷짐지고 논두럭 밟고 지나가기 체험도 했었죠.

 

아이들도 어른들도 모두 다 오리마냥 팔자걸음 걸으며

 

'오리 꽥꽥!!'

 

즐거웠던 체험의 기억이 있네요.

 

조금 더 발전시켜서 물동이이고 논두렁 빨리 달리기 내기도 함...안될까나??

 

생각보다 요게 중심잡기랑 미끄러지는 묘미랑

 

사알~~짝 스릴 있걸랑요??

 

 

횡성한우가 특산물인만큼 식당도 이렇게 한우 숯불구이를 할 수 있는 시설로 갖췄네요.

 

 

밤과 솔방울을 이용한 나무곤충 만들기

 


일반 나무곤충 만들기 보다 조금 더 업그레이드된...체험거리...

 

 

디딜방아

 

 

연자방아

 

 

톡톡 튀어다니는 메뚜기도 마실 나오고...

 


후두둑 떨어진 건 밤만이 아니네요.

 

도토리도 후두둑 떨어져서 이렇게 상자안에 소복소복~~ 

 


체험장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마을의 전경

 

조금 일찍 도착해서 마을 이곳저곳을 둘러보는 동안...



드뎌 밤두둑 마을 어르신들이 모이기 시작 


 

밤두둑 마을에서 김병현위원장의 주민 마인드 교육이 있었죠.

 

김병현위원장 ; 와, 내 이름도 새겨주셨네??

 

왜냐하면...대개 요 현수막도 저희마을에서는 두고두고 쓰려고 날짜 안 새기고

 

이름도 안새기고...

 

(누가 요렇게 알뜰살뜰할까요???

 

가끔 울마을 위원장한테 '궁상'이란 소리 들을 때도 있지만요.)

 

 


바쁜 철임에도 불구하고 많이 모여주셨네요.

 


밤두둑 마을도 세개리가 모여 이루어진 마을이라

 

참석인원수가 많은 편이죠.

 


김경환위원장님, 강사인 김병현위원장을 소개하는데

 

어쩌면 이렇게 말씀을 잘하시는지...

 

(다른 정보화마을 위원장님들도 뵈면 뵐수록 대단한 분들이 참 많으세요.

 

말씀도 논리적으로 조리있게 잘 하시고

 

김경환위원장님은 풍물놀이패를 조직해서 공연도 다니시고, 대회도 나가시고...

 

마을 사업도 착착 끌어가시는 거 보면

 

각 마을의 리더들이란 아무나 하는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새삼 해보곤하죠.)

 

 

다들 편안한 자세로 자리잡으셨죠.

 

마침 비가 오는 날이라...마음 부담이 덜했죠.



어머님들은 자리 한 번 떠나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재미있게 들어주시네요.



전날까지 GS마트 판매장에서 함께 고생하셨던 안영진 주사님

 

늘 열심히 하시는 시,군 공무원 중의 한 분이죠.

 

이날도 회의가 있어 참석하시고 조금 늦게 오시는 바람에

 

저랑 김복자님이랑 빔높이 조절하다 나중엔 무식(?)하게 책으로...

 

뭐, 어쩔 수 없죠.

 

시작 시간은 다되고, 또 정해진 일정도 있고...

 

모로가도 서울만 가믄...


 

제가 밤나무 아래에서 알짱알짱거리다 기냥 올라왔는데

 

어머님 몇 분이 주워오신 밤을 제 가방에 넣어주시네요.

 

그야말로 밤두둑마을의 '정'......

 

이 담뿍 느껴져요... 


 

마인드교육이 끝난 후

 

좀 더 잘 사는 마을, 활기찬 마을로 만들어보고 싶으시다는

 

위원장님의 당부 말씀 후...



아래층에서 다함께 식사를 했죠.

 

 

늘 소고기 직판 행사 후에는

 

뼈종류가 남기 때문에

 

이를 저장했다가 마을 행사때 쓰신다고..

 

사골을 푸욱 고아서 점심을 먹었답니다.

 

김병현위원장 ; 와~~ 돈 많은 마을은 다르네.

 

덕분에 몸보신 하겠는데요??


 

마을을 돌아서 나오는데

 

논 가장자리에 세워놓은 허수아비가 보이네요.



허수아비 축제도 여신다고 들었는데

 

밤두둑 마을 허수아비는 색동 한복이랑


알록달록 이쁜 옷들을 입고 있어

 

마치 마을 상징물처럼 느껴졌죠.

 

 

정보화마을은 그렇게 많이 다녀보진 못했지만

 

가는 마을마다 '정'으로 반겨주셔서 넘 즐거워요.

 

 

게다가 이젠 농촌마을들도 탄탄한 조직체화 되어

 

잘 사는 농촌마을 만들기의 기반을 차곡차곡 쌓고 있어

 

어쩌면 도시보다 더 잘 살 수 있는 여건을 가진게 아닐까...나름대로 희망을 품곤 해요.

 

 

지금 쌀값이 넘 많이 떨어져서 힘들고

 

또 소값도 다시 떨어져서 마음의 시름이 깊지만...

 

이렇게 정보화마을 사업을 기반으로

 

마을 공동체 사업을 착실하게 꾸려서

 

사계절내내 일거리가 있는 마을

 

돌아오는 농촌

 

고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농촌마을을 만들어 나간다면...

 

(물론 마을 주민들이 내이익만 앞세워 다투지 않고 마을 공동이익을 우선한다면요...)

 

 

우리 아이들에게도 우리 농촌은 '살만한 마을'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