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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밈미, 잘 들어봐.
모든 사람들이 밈미처럼 병에 걸렸음 좋겠어.
ㅡ ??
ㅡ 오랜시간 딸이랑 아빠 눈치보지 않고 가고 싶은곳 다 가고 행복하게 사는 병
ㅡ !!
아, 순간 내가 얘한테 밉보였나?
싶다.
옷 갈아 입으면 세녀석이 동시에 눈 똥그랗게 뜨고 물어댄다.ㅡㅡ;;;
ㅡ 밈미 또(!!!) 어디가요?
에공, 내가 그렇게 많이 돌아다녔나 싶기도 하다.ㅠㅠ
하긴, 젊었을땐 가끔 내가 역마살이 끼었나 심각하게 고민한 적도 있긴 했다.
오죽하면 꿈이 여행작가 내지는 해외특파원 기자였으니. ^^;;
(그러다 농부랑 결혼하는 바람에 붙박이 생활에 엄청 힘들었는데
그나마 각종 블로그기자단이랑 서포터즈 활동으로 간간이 갈증을 달래었다.ㅋ)
잠시 후 또 그런다.
ㅡ 밈미, 난 밈미가 병에 걸렸음 좋겠어.
ㅡ ???
ㅡ 시간이 지나도 죽지 않는 병.ㅋ
ㅡ 헐~~
사람 말은 끝까지 들어보아야 안다고...^^;;
이 놀라운 반어법이라니.^^
그래.
나도 모든 사람들이 병에 걸렸음 좋겠다.
남을 미워하지 않고, 시기하지 않고, 헐뜯지 않고, 배려하는 병.
해치지 않고, 악해지지 않고, 편가르지 않고,
선량해지는 병.
의리를 아는 병, 신의를 지키는 병,
모든 것을 사랑하는 병.
사랑할 줄 아는 병.
이런 것들은 병이 아닌건가, ㅋ
어린 아이들과 살다보니 나도 어린아이 수준이 되어간다.ㅋ
(얼마전 이웃 할머님이 교회 오셨다가 우리 집 앞에서 우두커니 서 계신다.
어쩐일이냐 여쭈어보니 애들 구경하신단다. 순간 당황.^^;;)
만두 빚으러오신 앞집 형님이 우리집에서 애들 소리가 들리니까 장로님이 너무 좋다고 하신단다.
어쩐지 애들 델고 염소랑 송아지 구경갔더니
과자 사먹으라고 만원짜리를 주시더라.ㅋ
손주들만 오면 차에 태우고 과자 사주러 장에 가신단다.
이제 교회에서도 애들이 없어 성탄전야 공연이 없고,
방학때마다 하던 성경학교도 없어졌다.
성탄전야 집집마다 돌던 축복송도 없다.
근데, 내 머리맡에 선물 꾸러미도 당근 없었다.ㅡㅡ;;
슬프다.ㅠㅠ
구주 오셨다는데, 애들이 친가에 가고나니 우리 집엔 안 오셨네.ㅠㅠ
성탄절에도 전야에도 하루종일 만두 빚고, 초저녁부터 곯아 떨어짐.
한밤중에 깨어 냉동고 돌아가는 소리에 귀기울이고 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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