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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콩국물로 여름 더위 물리치세요~~

삼생아짐 2013. 6. 14.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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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의 태자가 망국의 한을 풀고

 

피리를 불고 넘어갔다 하여 지금까지도 지명이 피리골이라 불리우고 있는

 

우리 삼생마을내 한 개 리인 생곡2리 가는 길입니다.

 

 

 

봄이면 온갖 새들이 날아와서 한가로이 거닐고

 

여름, 가을로는 세월을 낚는 강태공들이 낚시대를 드리우고

 

겨울이면 겨울대로 빙어낚시꾼이 찾아와

 

사시사철 사람들이 알음알음으로 많이 찿아오는 마을이지요.

 

 

또 그 설경 자체가 너무 고요하고 아름다와 제가 심란한 일이 있거나 힘들때면

 

가끔 드라이브 삼아 올라갔다 내려오는 길인데...

 

 

요맘때 이 길을 가다보면 발견하게 되는 밭의 모습이 있습니다.

 

 

넓다란 밭 전체를 비닐로 씌우고 또 그 비닐이 날아가지 않도록

 

작은 돌멩이들로 밭을 온통 뒤덮은 풍경입니다.

 

 

밭에 많은 돌을 주워내도 부족할 판인데

 

나중에 저 돌 하나하나 치우고 비닐 걷고 작업하려면 정말 힘들겠다...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유기농 콩 생산단지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생곡2리는 지장현 작목반이라고 일찍부터 유기농 콩 생산단지가 조성되어 있어서

 

서리태와 흰콩 등을 비료나 농약을 쓰지 않고

 

유기농으로 생산해 낸답니다. 

 

더군다나 연세 높으신 어르신들이 많으셔서

 

일일이 풀을 뽑아줄 일손도 부족하거니와 여력도 딸려

 

이렇게 아예 풀이 나오지 못하도록 비닐을 폭 씌워 재배하시는 분들이 많지요.

 

 

 

이 콩이 싹이 트는 동안 산비둘기나 온갖 새들이 날아와 쏘옥 뽑아버리기도 하고요,

 

고라니나 멧돼지가 대들어 파헤쳐버리기도 하지요

 

 

또 때로는 풀을 나지 못하게 하려던 비닐이 마악 돋아나는 새싹을 덮어버려

 

햇볕에 데어 오히려 콩이 죽어버리기도 하지요.

 

이럴때면 작은 갈퀴 같은 걸 갖고 다니며 하나하나 비닐을 찢어주고

 

이녀석들 숨통을 트이게 해 주어야 한답니다.

 

 

그리고 무사히 살아남아 무럭무럭 자라나는 녀석들은

 

또다시 윗순을 쳐주어야 콩이 웃자라지 않고 옆으로 번식하며

 

 열매들이 실하게 달립니다.

 

가을이 되고 단풍이 들고

 

서리내리기 전, 꼬투리 안에서 콩이 야물게 여물어지면

 

비로소 베어다가 노적가리를 쌓습니다.

 

 

 

봄에 씨를 뿌린 부지런한 농부들만이 가을에 풍성한 노적가리를 쌓을 수 있는 것이겠지요.

 

 

 

한대궁 한대궁 베어낸 콩을 쌓아서 잘 말렸다가

 

도리깨로 타작을 하기도 하고

 

 

요즘은 콩 터는 기계로 주르륵 털어내기도 합니다.

 

 

이게 끝은 아니지요.

 

또다시 사람 손이 가야 우리 밥상에 올라올 수 있는 콩이 된답니다.

 

 

넓은 상이나 쟁반에 콩을 주르륵 쏟아놓고

 

벌레먹은 것, 모양이 고르지 않은 것들을 하나하나 사람의 손으로 주워냅니다.

 

 이 콩을 골라내는 건

 

추운 겨울저녁, 찬찬한 어르신들의 몫이 되어버리기 일수입니다.

 

 

눈이 어둡다 어둡다 하시면서도 워낙 오래도록 농사지으신 내공이 있으신지라

 

눈 밝은 저보다도 마을 어르신들이 불량콩들을 훨씬 더 잘 잡아냅니다.

 

 

요즘은 개량콩으로 알이 굵은 흰콩이 많이 나오는데

 

삼생 마을에서 재배하는 콩은 알이 작은 재래콩입니다.

 

대신에 고소한 맛은 더 좋지요.

 

 

무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는 요즈음

 

입맛없고 지친 남편을 위해 유기농콩으로 시원한 콩물국수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먼저 콩을 찬물에 한 번 헹군 후, 찬물에 담가 6시간 정도 불려냅니다.

 

잘 불려진 콩은 껍질이 술술 벗겨집니다.

 

불린 콩을 굵은 소금 반큰술을 넣고 냄비에 삶습니다.

 

이때 잘 넘치므로 불 조절을 잘 하고, 콩 옆에 붙어 있어야 합니다.

 

약 20분 정도 삶아 씹어보면 비린내가 나지 않을때 불을 끄고 식힙니다.

 

(뿌연 거품도 걷어줍니다.) 

 

 

식힌 콩에 참깨나 검정깨, 땅콩이나 잣 등을 넣고

 

지리산 뽕소금을 반큰술 넣고 담그었던 물을 믹서기에 함께 넣고 드르륵 갈아줍니다.

 

곱게 갈아줄수록 국물의 양이 많아집니다.

 

 

갈아낸 콩국물을 콩국수에 말아먹고

 

걸러진 비지는 버리지 말고 부침가루, 김장김치 등을 쫑쫑 썰어넣고 팬에 기름을 두르고

 

노릇노릇 지지면 맛나고 고소한 비지부침개가 되기도 하지요.

 

 

 

좀 더 맛나게 먹거나 손님 접대를 하려면

 

일반 소면보다 밀가루를 반죽하여 삼색밀국수를 만들어

 

콩국물에 말아먹게 하거나

 

시원한 열무 물김치에 말아먹게 하기도 하지요.

 

 

슬슬 입맛없고 지치는 때...

 

굳이 얼음 동동 띄운 콩국수가 아니더라도

 

콩을 삶아 갈아 두유를 만들어 냉장고에 넣고 마시면

 

식사를 걸러도 든든한게 체력 보강이 되지요.

 

 

자, 시원한 콩국물로 올여름 더위 물리치심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