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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피로회복에 좋은 먹을거리들

삼생아짐 2013. 4. 4.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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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내 꽁꽁 얼었던 땅이 녹고

 

산골짜기 개울마다 여기저기에서 물 흐르는 소리가 들려올 때 쯤이면

 

제가 살고 있는 산골마을에서는

 

언 땅을 뚫고 제일 먼저 봄소식을 전해오는 녀석들이 있으니

 

바로 냉이와 고들빼기, 달래, 민들레 등 대표적인 봄철 먹을거리들이지요.

 

 

일단 몇 뿌리만 심어놓았다 하면 이곳저곳 왕성하게 번식을 잘하는 달래

 

이 달래 씻은 물을 밭가장자리에 무심코 버려두면

 

작은 씨앗들이 뿌리를 내려

 

그 속에서도 다시 달래가 싹터 나온답니다.

 

 

뿌리쯤에서 쓰디쓴 하얀 진액이 나와 그 성분이 피로회복과 진정의 효과가 있다하여

 

고들빼기, 씀바귀, 민들레, 엉겅퀴 등의 야채들은

 

요즘 새롭게 각광받는 봄나물들이지요.

 

 

마을의 이정자 어머님께서 지난번에도 봄을 느끼라며

 

달래와 민들레, 냉이 등을 캐어 주셨는데

 

 

요번에는 더 많은 양의 고들빼기와 민들레, 달래 등을 주셨어요.

 

 

검산리 입구에서 폭포산 농원을 운영하시며

 

머루,포도, 오미자, 곤드레 등을 유기농으로 재배하시는데

 

칠십이 넘으셨는데도 사진도 잘 찍어 올리시고

 

마을 홈페이지에 글도 잘 올려주시는 열정적인 분이랍니다.

 

컴퓨터가 안 된다고 하실 때마다 제가 가끔 가서 손봐드리는데

 

찾아뵐 때마다 머루와인도 맛보라고 주시고

 

오미자차도 타주시면서

 

이렇게 봄나물도 캐어 주시네요.

 

 

아직 바람끝 차가운데

 

들판에 앉아 한뿌리 한뿌리 캐어내어 주신 그 마음이 너무나 감사하고

 

황송하여 단 한 뿌리도 허투루 버리지 않고

 

알뜰하게 다듬었습니다. 

  

 

냉이로는 굵은 멸치를 넣어 된장국을 끓이고

 

고들빼기는 약 하루정도 우려서 살짝 데쳐 초고추장에 무쳤습니다.

 

 

달래도 깨끗하게 다듬고 씻어 초고추장에 참기름 넣고

 

살짝 버무렸더니

 

아릿하고 매운 맛이 봄 철 피로를 화악 달아나게 합니다.

 

 

몇 끼 반찬을 하고도,

 

또 내려오면서 만난 사람들에게 조금씩 나누어주고도 양이 많아

 

장아찌를 담았습니다.

 

 

더덕을 썰어넣고

 

간장, 설탕, 식초 등을 적당량 끓여 달래에 부었습니다.

 

하루만 지나도 맛이 들어서 밥반찬으론 그만이네요.

 

반너머 나눠드린 채은네 형님에게는 고추장과 된장에 박아

 

맛들면 나눠달라 했고요.

 

채은네 형님, 하하 웃습니다.

 

(어쩌겠어요, 장을 담아 보질 않았으니...

 

그래서 올해에는 간장과 된장을 담았습니다.

 

내년에는 저도 달래를 된장에 박을 수 있을 듯 싶습니다.)

 

 

민들레도 하나하나 다듬어서

 

 

뿌리는 깨끗하게 씻어 말려 차를 끓여 마실 예정입니다.

 

민들레뿌리 차는 치커리처럼 구수하고

 

전혀 쓴맛이 없답니다.

 

 

깨끗하게 씻은 민들레는 꽃과 꽃봉오리도 전부 먹을 수 있답니다.

 

간장, 매실액, 식초, 설탕을 각 일대일로 섞어 고춧가루를 약간 넣어 초간장 소스에 버무리고

 

 

양겨자소스에 들깨가루를 한큰술 넣어

 

양겨자소스에 버무려 먹어도 맛이 괜찮습니다.

 

 

또 젓국을 넣고 살짝 버무려서 김치를 담기도 하는데

 

쌉쓰름하면서도 아릿한 맛이

 

나른하고 피곤한 봄철 피로회복에는 참 좋습니다.

 

 

게다가 민들레 이파리를 잘 말려서 가루를 내어

 

쿠키반죽에 섞어 쿠키를 만들기도 하는데

 

 

 

각종 아몬드나 견과류로 장식해서 구워내면

 

고소하고 맛난 아이들의 간식이 되기도 합니다.

 

(위 쿠키는 동창마을 못골댁아주머님이 개발하신 거랍니다.

 

직접 만들어서 먹어봤는데 정말 맛나더군요.)

 

 

벼랑끝이든 아스팔트 돌 틈 사이이든

 

조금의 흙이나 먼지가 있어도 뿌리를 내려 꽃을 피우는

 

민들레의 생명력은 참으로 억세고 질기기도 하거니와

 

그 활용법 또한 무궁무진해서

 

 

홀씨되어 날아갈 때쯤이면

 

제가 씨를 받아 일부러 밭가장자리나 집 앞 빈터에 뿌리기도 하는데

 

그 때마다 저희 서방님 풀 잡기 어렵다고 질색하네요.

 

예전에는 잡초였지만 그 다양한 쓰임새를 발견한 제 눈에는

 

참으로 귀한 먹을거리입니다.

 

 

농사꾼인 신랑이야 투덜거리건 말건

 

주부구단인 저로서는 참으로 포기하기 아까운 대상이지요.

 

 

엊그제 페이스북에 봄나물 사진을 올렸더니

 

지금 제주도 연수중인 남편

 

" 잘 놔두셈, 나도 맛볼 수 있게..."라고 댓글을 달았네요.

 

 

앞으로 민들레씨 뿌린다고 뭐라 그러면

 

이 댓글로 협박(?)해야겠어요^.~

 

 

어느날, 밭에 김을 매다 힘들어서 주저앉아 문득 지켜본 고들빼기 꽃

 

가만히 들여다보니 너무나 이뻐

 

마지막으로 한 장 올려봅니다.

 

 

흔하디 흔한 잡초취급받았던

 

고들빼기며 민들레가 제대로 대접받는 것

 

아무래도 가장 소중한게 건강이라는

 

그런 인식 탓이겠지요??

 

 

봄철 피로, 비타민이나 영양제로 때우지 마시고

 

이렇게 봄 내음 가득한 봄나물로 이겨내심 어떨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