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우리집 연중행사인 소똥치는날......
일요일인데 더 자고 싶다고 이불속에서 밍기적거리던 민재넘
삼생아짐 ; 회장님이 일찍 일어나서 아버지 일도 거들고 그래야지~~~
맡은바 책임이 뭔지...학생회장이 뭐라고...그 소리에 할 수 없이 일어나
일찌감치 아침밥을 먹고
울 최후의 보루를 따라 나간 민재넘
잘 하고 있나 내다보았더니
세상에~~
올해는 우사안에 들어가서 소똥을 직접 퍼내고 있어요.
절 보고 반갑다고 크게 입벌려 활짝 웃는데
일년내내 우사안에서 똥들이 바짝 말라 똥가루가 날리는데...
녀석, 아랑곳않고
하트도 만들고
날렵하게 울타리를 타넘어 드나들면서
농부의 아들답게 일도 제법 하네요.
이젠 겁도 안 나는지 소랑 정면으로 마주보고 서서
협박도 하고...
작년에 하루종일 잘 지키다가 막판에
녀석들 몽땅 뛰쳐나가서 녀석, 체면 엄청 구겼거든요.
온동네 분들 동원되어서
이넘들 잡아넣느라 엄청 고생했죠.
지난 겨울, 그 혹독한 구제역을 잘 견뎌내어
대견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거래가 거의 되질 않아
사료는 엄청 들어가고
돈줄이 묶여 심각한 경제난으로 허덕이는데...
그래도 살아있는 생명이라 그나마 위안으로 여기면서...
정말 팔지도 못하고 내내 '가족'처럼 지내고 있죠.
아버지의 커다란 장화를 제것마냥 신고
큰 일꾼인것처럼 마냥 폼잡던 녀석
갑자기 집 뒤로 숨네요.
동네애들이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자
쑥스럽다더니
지나가버릴까봐 얼릉 쫓아가서 애들을 부르네요.
호원이녀석, 우리 민재 복장을 보더니
자기도 아침에 아버지 농사일 거들고 나왔대요.
참, 착한 녀석들이죠.
시골에서는 요렇게 작은 아이들의 손길마저
아쉬운때가 바로 봄철이거든요.
제가 손 흔들어보라고 하자
얼릉 손을 번쩍 들어 흔들어주는 녀석들......
4학년 지원이, 영균이 5학년 호원이
콩나물 크듯 쑥쑥 크는 아이들의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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