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마을 이야기

선물

삼생아짐 2011. 4. 11.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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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회의가 있어 고성엘 다녀오는데

 

그날은 센터가 비니 교육을 쉰다고 문자메시지를 날리고 마음 푹 놓고 있었는데

 

전화가 왔네요.

 

어머님께서 오셔서 기다리시다가 아무리 아무리 기다려도 제가 안 오니

 

궁금해서 전화하신 거지요.

 

죄송하다 말씀드리고도 무진장 죄스러웠는데......

 

어머님께서 이렇게 선물꺼정 놓고 가셨네요.

 

 

 타고다니시던 자전거의 줄을 풀어

 

보자기에 꽁꽁 묶어 센터 창문을 열고

 

아래층에 넣어 놓으셨어요.

 

무언가 열어보았더니

 

 

어머님께서 손수 담그신 머루와인과 포도주, 그리고 오미자술이예요.

 

예전에도 한 병 갖다 주시며

 

오미자술은 남자한테 좋으니 저랑 제 남편이랑

 

분위기잡고 짠(!) 하라시던 어머님의 장난스런 표정이 떠오르네요.

 

 

무엇이든 열심히 하시는 어머님들의 열정

 

불가능을 가능으로 

 

게으름과 태만을 성실과 노력으로 바꾸게 하는......

 

그 위대한 힘의 원천임을 실감하게 됩니다.

 

 

예전에 대기리의 김경래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지인중에...

 

60세에 정년퇴직하신 분이 계셨는데

 

아, 이제는 인생이 끝났구나...생각했는데

 

지금의 나이가 90이 넘어버렸다고...

 

이렇게 오래 살 줄 알았으면 그 때 모든 것을 포기할 게 아니라

 

무엇이든 했다면 더 많은 것을 이루었을텐데

 

일찌감치 모든 의욕을 놓아버린게 너무나 후회스러워

 

그분은 90이 넘은 나이에도 다시 어학공부를 시작하시고

 

새 삶을 준비하신다고...

 

 

정작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나이가 아니라, 그 숫자가 아니라

 

'마음'이었음을 깨닫게 해 주는 말씀이었지요.

 

 

이제 농사철이 시작되어 마음이 바빠지기 시작하신 어머님들...

 

저도 덩달아 마음이 바빠지기 시작하는데

 

하나라도 더 배우시려는 어머님들께

 

제가 가진 하나라도 더 나누고픈 마음 간절하네요.

 

 

어머님이 주신 사랑, 감사하게 받으며

 

제가 하는 이 일의 소중함을 새삼 느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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