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성장일기)

개쩐다??

삼생아짐 2009. 10. 14.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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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재녀석, 학교에서 미술 특기적성 시간에 때아닌 연을 만들어 왔네요.

 

집에 오자마자 나름대로 꽤 날리느라 애쓴 모양인데... 

평지에서 날리는 게 쉽지는 않은 듯...

 


요즘 야간자율학습 하느라 늦게 오던 영재넘 

이날은 돌아가신 시할머니 제사날이라..일찍 와서 

옷도 안 갈아입고 민재넘손에서 빼앗아서 연날리느라 정신없네요. 

(민재넘이 도움을 요청하기도 전에 신나서 먼저 나가서 연날리느라...)

 


샤워하라고 몇 번을 불러도 네, 네 대답만 하던 녀석들... 

개쩐다며 나와보래요.

 

한참을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소리가 나더니  

드디어 하늘 높이 연을 올렸네요.

 


옥상을 지나 바람을 타고 하늘 높이 올라간 연

 

 

손을 놓으면 어디론가 멀리멀리 날아가버릴 듯  

연의 나르는 폼새가 제법 세차네요.

 


하늘높이 띄워놓고  

영재란 녀석, 자랑스럽게 동생에게 얼레를 건네주네요.

 

민재넘, 가끔가끔 형한테 개기곤 하는데... 

그래도 영재는 민재가 딱지치기하다 잃어버리면 그거 도로 다 따주고 

야구며, 축구며, 농구며 정말 다정다감하게 잘 놀아줘요. 

역시 형은 형답다는...생각이 드네요.

 


날씨가 제법 쌀쌀해 집안으로 들어오려 했더니

 


영재넘, 제 시선을 끌기 위해 갖가지 자세로 춤을 추는 중...

 


애교도 부리고...

 


소녀시대인지 누군가의 춤도 추고... 

하여튼 집안으로 못들어오게 하는 걸 들어와버렸더니 

좀있다 민재넘 마악 뛰어들어와선 엄마 안 나오면 후회할거라고... 

평~~생 후회할 거라네요.

 

그러면서 '개쩐다'는데...그게 아마 꽤 굉장하다는 뜻인듯 싶어요. 

이넘들이 걸핏하면 '개쩐다'그러는데...아마 그런 의미인듯...

 


나가보니...동편 하늘에 때아닌 무지개가 영롱하게...

 


삼생아짐 ; 와~~ 정말 개쩌네?? 

두녀석들, 제가 그런말 하니까 우스워죽겠다고... 

(지네들 말할 땐 아무렇지도 않으면서...)

 


비도 안 왔는데 이렇게 선명한 무지개가 생겼네요.

 


이렇게 선명하게 잡히기도 쉽잖은데... 

나름 행운이란 생각들어요.

 


민재넘, 이 무지개를 보는 사람은 물론이고 

나중에 엄마 사진으로 보는 사람한테도 행운이 올거래요.

 


다양한 포즈를 취하는 중...

 


그러더니 갑자기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기도를 해요. 

미처 말릴 새도 없이 기도하는 넘

 


약 일분동안 기도를 진지하게 하던 녀석...

 


다시 일어나 자기 형이 하던 춤을 고대로 따라 하네요.

 


삼생아짐 ; 무슨 소원 빌었냐?? 

민재넘 ; 응, 우리 가족 모두 건강하게 해 달라고~~

 


삼생아짐 ; 달랑 고거 한개?? 

민재넘 ; 응, 딴거 빌 시간이 없었어. 그냥 생각나는게 그게 다야.

 


 하더니 녀석, 다시 연날리기에 집중~~  

하긴요...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 모든 것이 다 그만큼의 몫이 있어 각기 중요하겠지만 

다른 무엇보다 가장 앞서는게 바로 '건강'이죠.

  

아무리 많은 금은보화를 쌓아 놓았어도 

아무리 좋은 산해진미가 있다 하더라도 

'건강'을 잃으면 아무 소용없죠. 

 

내가 죽고 난 뒤 

누군가 나를 추억할 때

 

어떤 사람으로 추억하는가는 지금 살고있는 내 위치에서, 내 주변사람들에게 하는 행동,  

내가 하고 있는 이 순간순간의 마음가짐과 삶의 시각들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생각해요.

 

물론 죽은 다음에 그게 무슨 소용있냐고 하시는 분들도 많겠지만요... 

 

요즘은 제 나이가 그래서 그런지... 

종종 떠나는 분들의 소식을 접하곤 해요.

 

장례식장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속의 얼굴들을 보며 

생전의 그분들의 목소리, 말투, 행동, 가치관등을 되짚어보곤 하죠.

 

참 이상하죠??

 

돌아가시는 분들 모두 빈 손으로 돌아가는데... 

(혹은 저승가는 길 노잣돈이라 하나요...쌀알과 동전 몇 푼을 입에 물고 가시는 것 뿐...)

 

살아 생전 다들 왜 그리 욕심을 부리는지... 

가지면 가질수록 더 가지려 하고 

내가 가진 건 보지 못하고 남이 가진 것을 보며 배아파하고... 

 

이러는 저도 가끔가끔... 

좀 더 여유있는 삶을 누리고 살았음 좋겠다...생각하곤 하죠.

 

그조차 욕심일까요?? 

 

이제는...다만...내가 갖고 있지 않은 것을 부러워하기보다 

내가 이루어놓은 주변의 것에 만족하며 사는 삶을 배우려 해요.

 

또한 작은 것에도 만족하고...

 

아이들한테도 넘 기대를 많이 해서 잔소리쟁이 엄마가 되기보다는 

녀석이 가진 장점을 봐주는 엄마가 되어야겠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오늘 울 영재넘 성적표 왔는데... 

바로 실천해봐야겠어요.

 

삼생아짐 ; 와, 김영재!! 

너 성적 정말 쩐다.

시험전날 기타치고 놀았는데 영어가 58점이나 나왔네?? 

수학은 더 쩌는데??

 

양만으론 부족해서 이젠 졸업전에'가'도 한번 받으려구 52점?? 

야, 너 정말 쩐다.

 

공부 하~~~~나(!)도 안했는데 빵점도 안 받구. 

그야말로 개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