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천고마비의 계절...
부뚜막의 부지깽이도 덩달아 날뛴다는 바쁜 계절이기도 하지요.
어쩐지 마음도 바빠지는 계절이기도 하구요.
얼마전부터 자동펌프에 이상이 생겨
전기가 오락가락...물도 끊어지고...
울 최후의 보루, 모처럼 쉬는 일요일
땅을 파헤쳤죠.
아니나다를까, 모터가 새서 물이 누수가 되고
그 영향으로 가끔 단전되어버린거네요.
한참동안 땀을 뻘뻘 흘리면서 고치고 난 후
두녀석들더러 덮으라 하니깐
평소에 힘이 남아돌던 녀석들,
마치 놀이거리라도 생긴양
신나서 삽질하네요~~~
(이것마저도 누가 빨리 하나, 누가 많이 하나 경쟁을 해요...참내...
저넘의 경쟁심...덕분에 작업속도가 두 배나 빨라요...)
저도 놀 수 있나요...
장아찌용 깻잎을 따고
센터뒷밭에 있던 말린 옥수수도 수확하고
까맣게 타서 집으로 돌아왔더니
녀석들, 어느새 원상태로 복구해놨네요.
울집 녀석들 저녁마다 레슬링에 권투에 씨름에 탁구에 별 별 타이틀매치를 다 벌이더니
그날은 작업하고 나서 기력이 딸리는지 아님...
키가 크려고 하는지
무지 배고프다네요.
그래서...힘든 노동끝의 저녁 메뉴는 돼지고기 갈매기살과 항정살,
그리고 묵은지(작년에 담은 김치요...
여긴 고냉지라 그런지 김치가 1년이 지나 2년이 되어가도
무르지가 않아요.)를 함께 요리한 돼지고기 김치볶음으로 정했죠.
삼겹살은 넘 기름이 많고
안심은 퍽퍽하고...
그래서 전 돼지고기 부위중 갈매기살을 주로 반찬으로 하죠.
일단 마늘과 청량고추, 양파를 달달 볶아요.
식용유대신 들기름을 썼는데 들기름이 떨어져서
할 수 없이 올리브오일을 뿌리고 볶았죠.
(유기농 올리브오일이라 비싼거라구 누군가 많이 강조했는데...
샐러드 용이라구요...
기냥 전 아쉬운대로 아무데나 써버려요.)
마늘이 반쯤 익었다 싶을 때
갈매기살이랑 항정살, 양파, 당근, 새송이버섯 등을 넣고
고기의 겉표면이 살짝 익으면...
묵은지 썰은 것을 넣고 함께 볶아주지요.
조미료 대신에
표고버섯 가루랑 새우갈은 것, 생강가루를 넣고
후추도 뿌려주고
설탕대신 포도당으로 반큰술
울 최후의 보루, 산에 벌초다니느라 샀던 오징어포에 딸린 고추장도
냉장고에 굴러다니길래 긁어 넣어서 알뜰히 활용하고
고춧가루도 한큰술 넣고
더 빨갛게 하고 싶음 고추장도 한큰술 더 넣고
기냥 신나게 볶아요.
신맛 강한 묵은지가 돼지고기와 어우러져 부드러운 맛이 나고
돼지고기는 묵은지와 어우러져 냄새가 없어져 연한 고기의 맛이 그만(!)이죠.
접시에 담아 삼생마을에서 생산한 통깨를 소올~~솔 뿌려주면...
요리 끝~~~~~~~~~
바로바로 밥도둑(!) 되는거죠.
울 민재넘 한 젓갈 맛보더니 ; 엄마, 왜 이렇게 나를 힘들게 해??
삼생아짐 ; ???
(이넘이 웬일로 다이어트하나?? 했더니...)
민재넘 ; 엄만 도대체 왜 태어나서 내가 엄마를 사랑할 수 밖에 없게 만들어?
엄만, 넘 이뻐,음식솜씨도 그만이구. 엄만 샤방샤방이야.
삼생아짐 ; 헐~~~
넌 이런 아부성 발언이 어떻게 그렇게 쉽게 나오니???
제가 기막혀하자
민재넘 ; 엄마, 아직 100개나 200개쯤 이런 말 더 할 수도 있는데??
삼생아짐; 이런 말??
민재넘 ; 닭살멘트!!
에휴...아무리 닭살멘트라 해도,
그리고 정말 닭살스러워도
녀석의 이런 칭찬을 듣는건 많이 들어도 싫지 않네요.
조금의 정성과 노력으로
이렇게 식구들이 좋아하는 반찬을 만들어 식구들이 맛나게 먹는 모습을 보면
주부로서 살~~짝 뿌듯하기도 하구요.
어떠세요?
올 가을, 삼생마을 절임배추를 구입하셔서 김치를 담으신 후
내년 가을쯤 묵은지 돼지고기 볶음을 해보지 않으실래요???
그래서 식구들로부터
일류요리사 소리도 들어보시구요.
삼생마을 절임배추로 나갈
고명자, 이학윤님댁 배추랍니다.
저희도 이학윤님댁에서 모종을 구해 주셔서 같은 걸 심었지요.
무럭무럭 잘 크고 있죠??
아, 삼생마을 절임배추는 천연암반수로 깨끗이 씻어서 가는 것이므로
다시 씻으실 필요가 없답니다.
짜지도 않고, 싱겁지도 않으면서 잘 절여진 삼생마을 절임배추
제가 먹어본 배추중에 세상에서 가장 맛난
절임배추였지요.
이 절임배추로 담은 김치는 3년이 지나도 안 무른다고 어떤 분
전화꺼정 하셨어요.
맛난 김장김치로도 드시고
이렇게 김치냉장고에 잘 보관했다가 묵은지로도 활용하시고...
어때요, 살며시~~ 김장이 기다려지지 않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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