횟집이나 음식점에 갈 때면
옥수수로 만든 그라탕을
민재넘이 너무너무 좋아해서 항상 한접시를 더 부탁하는데...
녀석들이 그 맛이 생각나는지 장 볼 때면 졸졸 따라다니면서
자꾸 통조림 옥수수를 집어서 카트에 넣어요.
삼생아짐 ; 우리집에도 옥수수 있잖아.
너네 농부의 자식들 맞아???
(녀석들이 옥수수농사 짓는 아빠엄마를 두고...쯧...)
도로 꺼내서 제자리에 갖다 두라 하죠.
녀석들, 마지못해 가져다 놓으면서 투덜투덜......
영재넘 ; 구슬이 아무리 많음 뭐해요,꿰어야 보배죠.
삼생아짐 ; 음......
이녀석이 요즘 저보다 크다고 가끔 들이대요...
하긴 그 말도 맞네요. 아무리 많음 뭐해요, 해주지 않음 그림의 떡인걸...
아니지, 냉동실안의 옥수수인가...
그래서 녀석들에게 엄마의 본때(?)를 보여주려고
그날로 당장 미흑찰옥수수를 활용한 간식을 만들어줬죠.
지난 여름에
찰옥수수를 한번에 다 쪄서 먹을만큼 먹고
알갱이를 따서 지퍼백에 밀봉하여 얼려두었던 걸 꺼내고...
(옥수수는 따는 즉시 삶아야 당도가 높거든요. 그리고...
냉동 미흑 찰옥수수가 없으면 미흑찰옥수수쌀을 하루밤 정도 불려서
물과 소금을 약간 넣고 삶아서 하셔도 된답니다.)
먼저 넓은 팬에 미흑찰옥수수, 당근,양파, 새송이버섯, 마늘, 양송이 등 각종 야채들을
잘게 썰어넣고 들기름으로 달달 볶았죠.
(피망, 파프리카, 표고버섯, 감자 등
여러 야채를 골고루 다 넣으셔도 돼요.
특히 녀석들이 잘 안 먹는 야채는 이렇게 몽땅 썰어넣고 볶으면
녀석들, 기냥 주는대로 암말없이 다 잘먹어요.
(안 먹음 다시는 안 해 준다고 하는 협박탓도 있긴 하지만요.)
재료들이 서로 익어 어우러지면 소금간을 반티스푼 정도 살짝(!) 해주고요...
거의 익었다 싶으면 데쳐 두었던 브로컬리를 역시 잘게 다져넣고 같이 볶아요.
브로컬리는 많이 볶으면 누래지기에 파란 빛깔을 고대로 살리고 싶으면
사~~~알짝 볶아야죠.
조금 밋밋하다 싶으면 햄이나 어묵, 다진고기, 베이컨, 각종 고기 등을
골라서 취향대로 잘게 다져넣어도 좋죠.
얘들을 그라탕 용기에 옮겨담고
(오늘은 기냥 둥그런 보울에...)
민재넘, 치즈 뿌리기도 전에 벌써 맛 본다고 요상태에도 마구
퍼먹네요.
하긴 요기에다 밥을 넣어 볶고 달걀물을 씌우면 미흑찰옥수수 오무라이스...
스파게티 면을 삶아 케찹을 넣고 볶으면 미흑찰옥수수 토마토케첩 스파게티...
생크림과 화이트 소스를 버무려주면 미흑찰옥수수 크림 스파게티...
돼기고기를 갈아 볶은것과 감자 삶아 으깬 것을 넣고
달걀을 풀어 뭉치고 빵가루를 묻혀 튀기면 미흑찰옥수수 감자 고로깨와
미흑 찰옥수수 미트볼...
일류 요리사 참 쉽죠, 잉~~~
하여튼 오늘은 주인공이 미흑찰옥수수 그라탕이니깐
볶아놓은 모든 재료위에
잘게 썬 모짜렐라 치즈를 골고루 뿌린 후
삼생마을에서 생산한 하얀깨랑
고소한 검정깨도 솔솔 뿌려 모양을 내고
그리고 전자렌지에 살짝 돌리거나
모짤레라 치즈가 녹도록 오븐에 넣었다 꺼내면......
간단하고 맛난 미흑찰옥수수 그라탕이 만들어지죠.
이거 한 접시 해 줬더니 녀석들,
통조림 옥수수로 만든 것보다
더 고소하고 쫄깃쫄깃하고 맛나다고
역시 엄마 솜씨가 최고라고 찬사가 늘어졌네요.
이쯤에서 제가 한마디쯤 쐐기를 박아야죠.
삼생아짐 ; 거봐, 우리것이 역시 최고로 좋은 것이여, 알겄냐???
녀석들, 정신없이 먹느라고 이젠 대답도 안해요...
예의상 엄마한테 아부할 건 다 했다 이거죠.
어쨌든...
우리 농산물의 우수성을 알려주고, 엄마 체면도 살린거죠, 뭐.
짜식들, 삼생아짐을 뭘로 보고...
통조림 옥수수는 사실 넘 달기도 하고
인공적인 향이 강하며 몸에 좋은 씨눈을 다 빼버려 조금 물컹하지만
이 미흑찰옥수수는 쫄깃하면서도 고소한
우리 고유의 옥수수맛이 고대로 살아있고
다른 재료와 잘 어우러지면서도 톡톡 씹히는 맛이 기가막히죠.
뭐, 분위기없게 커다란 밥숟가락으로 푹푹 퍼먹어서 그렇지...
정말 정말 맛난 미흑찰옥수수 그라탕이예요.
좀 더 분위기 있는 자리에서 내고 싶을 때에는
와인과 함께 그라탕 용기에 마무리해서
술안주로 내어도 훌륭하고 독특한 요리가 되지요.
함 해보세요.
요거 하나로 일류요리사 승격하는 건 시간문제예요.
기나긴 겨울밤, 밤참으로도 그만이구요.
단 그담날 아침, 모짜렐라 치즈덕에 운동을 두 배로 해야 하는건 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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