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버이날...
오늘 아침 밥을 먹는데
영재녀석 상밑에서 카네이션을 머뭇머뭇 두 개 꺼내네요.
울 최후의 보루에게 다가가 달아주려고 하니깐,
울 최후의 보루, 얼릉 가슴을 들이대길래
제가 깜짝 놀랐죠.
예전에는 이런거 달아주면 되게 어색해 하며
나중에 할머니에게나 달아드리라고 했거든요.
근데 오늘은 넘 당당하게 받길래...
아...이사람도 이젠 늙었나보넹...
싶은 생각이...
제 가슴에도 굳이굳이 달려고 하는 영재녀석에게
삼생아짐 ; 엄만 현금이 더 좋은데??
했더니...영재녀석, 머쓱해서...
영재넘 ; 이담에 자라서 돈 많이 벌면 현금으로 드릴께요.
하면서 굳이 달아놓더라구요.
삼생아짐 ; 농담인데...... 녀석, 고지식하긴...
일주일전에도 울 민재녀석, 일찌감치 카네이션 두송이와...
항균 금나노치솔을 어버이날 선물이라며
사왔더라구요.
어디서 샀냐고 물어봤더니
학교에 불우이웃돕기 모금하는 아저씨가 와서 사라 그래서
샀다고...
영재넘, 치솔을 보더니 ; 바보야, 그거 시내 마트에서 다섯개에 2천원하는거잖아.
하며 바가지 썼다고 방방 뛰네요.
그래도 민재넘, 이거 금첨가에 항균작용까지되는
무지하게 좋은거라고 빡빡 우기네요.
울 최후의 보루도 민재 선물비가 어서 났냐고 물어보니깐
민재넘, 용돈 모아 산거라고...
아직 어버이날이 일주일도 더 남았는데
내어놓는 녀석의 속셈이 저도 못내 궁금하던 차에...
영재넘 ; 너 어린이날 선물 받으려고
미리 어버이날 선물한거지??
너 속셈 다알아...
해가며 연실 민재 구박하더니...
정작 녀석은 오늘아침에 달랑 조화 카네이션 두 송이로...
어쨌든 녀석들의 그런 마음을 고맙게 받아들였지만...
어쩐지 어버이라고 꽃을 가슴에 꽂고
선물 받는게 아직도 어색하네요.
어버이로서 대접받으려면 자식도리를 먼저 다해야하는데...
늘 부족하단걸 잘 알기 때문인거죠...
울 최후의 보루, 영재에게 ; 그 꽃 얼마줬어??
꽃 가격을 물어보네요.
안 그래도 해마다 조화꽃값으로 나가는게 조금 아깝던 참인데...
영재넘 ; 비밀인데요??
선물가격은 물어보는 거 아니래요. 근데, 왜 그러세요??
울 최후의 보루 ; 그거 잘 놔뒀다가 내년에 또 사지 말고 도로 써라.
삼생아짐이랑 영재넘(동시에) ; 헐~~~~
영재넘, 아빠 짱이라며 엄지손가락 치켜드네요.
못말리는 울 최후의 보루...
어쨌든 울 최후의 보루 말대로 녀석들 엄마, 아빠(울 최후의 보루와 나...)
가슴에 잠시 올라앉았던 카네이션 두 송이는
고스란히 담겨있던 곽으로 되돌아갔어요.
이거 잘만 보관하면...음...몇 년 갈래나???
녀석들이 자라 우리나이가 되면...
그때쯤이나 가슴에 선뜻 달게될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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