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효도 한 번 하려다가...

삼생아짐 2009. 5. 7.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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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전에 친정어머니로부터 전화가 왔네요.

 

아마도 많이 편찮으셨던 모양인데 이제 다 나았다고...

 

그동안 행사가 많아서 전화를 못 드렸었는데...

 

가끔 삐치시기도 하시더니

 

앓고 나시니깐 무심한 딸 생각이 나셨는지...

 

전화를 하셨네요.

 

죄송하기도 하고, 무심한 제자신이 진짜루...조금 미워지기도 하고...

 

(도대체 텔레비젼보는 것과 전화거는건... 왜 이리 싫은지...)

 


드시고 싶은 거 없냐니깐 엄두릅이 드시고 싶으시대요.

 

시장에서 조금 사다 드셨는데 넘 비싸다고...

 

엄나무를 넣은 닭백숙도 드시고 싶으신지

 

엄나무도 좀 구해달라 하시네요.

 


그래서 집에 있는 엄나무 순을 따기 위해

 

작업들어갔는데...

 

 

작년엔 울 최후의 보루가 운전하고

 

옆집 은영아버지가 트랙터에 올라가서 땄는데...

 

올해는 일을 가셔서...

 

 

제가 트랙터바가지를 올렸다 내렸다 조정하고

 

울 최후의 보루가 바가지에 탔어요.

 


근데...얘가 너무 하늘 높이 올라가서

 

기냥 순만 따는 건 도저히 불가능...

 


그래서 가지째 잘라서 순은 따내고

 

이제 키는 고만 키우려해요...

 

해마다 엄두릅 따기가 넘 힘들어서요...



가지는 잘라서 닭백숙용으로 드리려고 작업을 시작했죠.

 

 

트랙터 들어올 자리를 만드느라

 

주차시켜놓았던 제 애마를 쭈욱~~ 빼는데

 

그만 돌에 걸려서 앞 범퍼가 화악!! 나가버렸어요.

 

삼생아짐 ; 나쁜 돌탱이...



최후의 보루 ; 어휴...운전 경력이 몇 년인데 후진도 제대로 못하냐??

 

쯧쯧...이미 사고친거... 화낼 수도 없고...

 

하면서 혀만 끌끌 차대요.

 

그러게요, 화내봤자 자기 성질만 더러워지는거죠,뭐.

 

이미 망가진차가 고쳐지는 것두 아니구...

 


삼생아짐 ; 그러게말야...

 

그래놓고 보니 조금 창피하기도 하고...

 

도리어...차 앞대가리 망가진거 보니 은근슬쩍 제가 성질이 살짝......

 

삼생아짐 ; 이넘의 돌은 도대체 왜 여기에 있는거야??

 

남 효도도 못하게시리...

 

하면서 투덜거렸죠.

 

 

그랬더니 울 최후의 보루, 한숨을 푹 쉬더니...

 

최후의 보루 ; 그 돌이 거기 하루이틀 있었냐??

 

매일 매일 차빼고 집어넣으면서 못 본 것도 아니구...

 

 

돌탓을 왜 하냐 이거죠.

 

 

 

이 돌이야 우리 15년전 집 지을 때부터 있던 돌인데

 

지금와서 새삼스레 제 차 빼는데 돌에 걸렸다고

 

돌탱이 탓을 하니 제가 더 황당해 보였겠죠.

 

 

 

하긴 그래놓고 나니 제가 좀 머쓱하긴 하대요.

 

지나가던 사람이 전봇대에 부딪히고

 

전봇대가 길 막았다고 걷어차는 꼴이나 다를 바 없는...

 

어쨌든 방방 뛰며...발로 걷어차지 않은 게 다행...

 

 

하늘높이 커가던 넘을 잘라내고 나니깐 모양이 조금 밉긴 하지만...

 

그동안 넘 생각없이 키만 키웠어요.

 

이제...조금씩 다듬어줘야죠.

 

닭백숙 먹고 싶음 이넘 가지 하나 쓰윽 자르고...

 

감자탕 끓일때도 쓰윽 잘라서 넣고...

 

필요할 때마다...쓰윽쓰윽~~

 

(넘 잔인한가?? )

 

 

얘처럼 요렇게 얌전히 크면 얼마나 좋을까요...

 

요넘 머릿순도 똑(!) 따냈어요.

 

(삼생아짐 ; 울 엄마가 드시고 싶댄다, 얘야.)

 

차 망가뜨리지도 않고, 트랙터 바가지 올라 탈 필요도 없이...

 

 

 

덕분에 바구니 가득 엄나무 순을 따서 3등분...

 

잘 씻어 데쳐서 친청어머니랑 시어머니 가져다 드리고

 

우리 냉장고에도 조금 저장해뒀어요.

 

 

엄나무 두릅은 데쳐서 물기를 짜지않고 냉동실에 얼리면

 

그다음해 가서 먹어도 그 맛이 그대로 살아있더라구요.

 

 

예전엔 개두릅이라 했다던데...

 

'개'라는 말은 원래의 것보다 못하다 혹은 야생의 것이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겠지만...

 

(이를테면...개똥참외, 개살구, 개복숭아, 개떡......

 

개망신?? ...음...이건 아닌것 같구요... )

 

 

 

기냥 두릅은 두릅대로 쌉싸름하면서 달큰한 맛이 있고

 

개두릅이라 불리는 이 엄나무 두릅은 일반 두릅보다 향은 약하지만

 

나물로서 부드러운 맛이 아이들이 먹기에 좋죠.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으니 개두릅이란 말보다는 기냥 엄두릅이라 함 될 듯 싶어요.

 

 

......

 

 

어쨌든 차야 망가졌건 말건

 

(카센터 가봐야 차값보다 수리비가 더 나온다고 울 최후의 보루가

 

망치갖고 땅땅 두들겨서 일단은 거의 원위치 시켜놨어요.)

 

시어머님께도 효도하고, 친정어머님께도 효도하고

 

울 아들넘들도 맛나게 먹고...

 

일년에 한 번 치르는 두릅따기 행사는 무사히 마쳤네요.

 

 

그나저나...

 

'개'로 시작하는 말을 생각하다보니

 

위에 적은 거 밖엔

 

잘 안 떠올라서 혹시 인터넷에 올라있는 게 있나...생각하며

 

검색어란에'개로 시작하는 말'을 쳐봤더니...

 

어떤 사람이 카페에 '개'로 시작하는 말'을 정말 올려놓은 글이 있더라구요.

 

 



글쓴이 ; 개맛살(카페지기 이름도 '개'로 시작해요.)

 

'개로 시작하는 말'

 

심심해서 한글 쓸려는데 쓸말이 없어서 이런짓 한다.


지금 내 옆에 국어사전 있다 캬캬캬.

 

개로 시작하는 말 많이 써놓을 테니 앞으로 쓰던 욕 하지말구,

 

새롭고 재밌는 걸루 욕하길 바란다.

 

시작 : 개골산, 개과천선, 개구쟁이, 개기 월식(일식), 개똥구리, 개런티, 개발 도상국,

 

개방도시, 개살구, 개정안, 개평......  

 

이글을 읽고서 '할일 X나리없구만.'하구

 

생각할 넘들이 참 많을꺼 같은데,

 

(삼생아짐 ; 헐...X나리(?)... 이말대신 개뿔이라 쓰지...

 

제가 언어순화를...)

 

일 늦게 끝나고 와서 힘들게 쓰느거니깐 그딴 생각하지마라

 

 

하구 써놨는데요...

 

더 재밌는건 그 아래 댓글...

 

 

ㅡㅡ+ ; 한심한거 이전에 바보같아.. ㅡㅡ;;

 

 

 

정말 인터넷엔 없는 게 없네요...

 

진작 나왔더라면 예전에 울 영재 초등학교 1학년 때

 

한글 익히면서

 

'기니디리미비시'공부하면서 '니'로 시작하는 말 쓰라니깐

 

'니 ; 니 나한테 까불면 죽어!!'를 쓰지 않아도 좋았을걸요...

 

 

그나저나 효도한 번 하려다가

 

차 망가뜨리고

 

인터넷에서 '개로 시작하는 말'이나 찾는

 

한심한 거 이전에  바보같은 짓이나 하고 있는...

 

삼생아짐......

 

 

그러길래 효도는 평소에 해야하는건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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