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에 친정어머니로부터 전화가 왔네요.
아마도 많이 편찮으셨던 모양인데 이제 다 나았다고...
그동안 행사가 많아서 전화를 못 드렸었는데...
가끔 삐치시기도 하시더니
앓고 나시니깐 무심한 딸 생각이 나셨는지...
전화를 하셨네요.
죄송하기도 하고, 무심한 제자신이 진짜루...조금 미워지기도 하고...
(도대체 텔레비젼보는 것과 전화거는건... 왜 이리 싫은지...
드시고 싶은 거 없냐니깐 엄두릅이 드시고 싶으시대요.
시장에서 조금 사다 드셨는데 넘 비싸다고...
엄나무를 넣은 닭백숙도 드시고 싶으신지
엄나무도 좀 구해달라 하시네요.
그래서 집에 있는 엄나무 순을 따기 위해
작업들어갔는데...
작년엔 울 최후의 보루가 운전하고
옆집 은영아버지가 트랙터에 올라가서 땄는데...
올해는 일을 가셔서...
제가 트랙터바가지를 올렸다 내렸다 조정하고
울 최후의 보루가 바가지에 탔어요.
근데...얘가 너무 하늘 높이 올라가서
기냥 순만 따는 건 도저히 불가능...
그래서 가지째 잘라서 순은 따내고
이제 키는 고만 키우려해요...
해마다 엄두릅 따기가 넘 힘들어서요... 가지는 잘라서 닭백숙용으로 드리려고 작업을 시작했죠.
트랙터 들어올 자리를 만드느라
주차시켜놓았던 제 애마를 쭈욱~~ 빼는데
그만 돌에 걸려서 앞 범퍼가 화악!! 나가버렸어요.
삼생아짐 ; 나쁜 돌탱이... 최후의 보루 ; 어휴...운전 경력이 몇 년인데 후진도 제대로 못하냐??
쯧쯧...이미 사고친거... 화낼 수도 없고...
하면서 혀만 끌끌 차대요.
그러게요, 화내봤자 자기 성질만 더러워지는거죠,뭐.
이미 망가진차가 고쳐지는 것두 아니구...
삼생아짐 ; 그러게말야...
그래놓고 보니 조금 창피하기도 하고...
도리어...차 앞대가리 망가진거 보니 은근슬쩍 제가 성질이 살짝......
삼생아짐 ; 이넘의 돌은 도대체 왜 여기에 있는거야??
남 효도도 못하게시리...
하면서 투덜거렸죠.
그랬더니 울 최후의 보루, 한숨을 푹 쉬더니...
최후의 보루 ; 그 돌이 거기 하루이틀 있었냐??
매일 매일 차빼고 집어넣으면서 못 본 것도 아니구...
돌탓을 왜 하냐 이거죠.
이 돌이야 우리 15년전 집 지을 때부터 있던 돌인데
지금와서 새삼스레 제 차 빼는데 돌에 걸렸다고
돌탱이 탓을 하니 제가 더 황당해 보였겠죠.
하긴 그래놓고 나니 제가 좀 머쓱하긴 하대요.
지나가던 사람이 전봇대에 부딪히고
전봇대가 길 막았다고 걷어차는 꼴이나 다를 바 없는...
어쨌든 방방 뛰며...발로 걷어차지 않은 게 다행...
하늘높이 커가던 넘을 잘라내고 나니깐 모양이 조금 밉긴 하지만...
그동안 넘 생각없이 키만 키웠어요.
이제...조금씩 다듬어줘야죠.
닭백숙 먹고 싶음 이넘 가지 하나 쓰윽 자르고...
감자탕 끓일때도 쓰윽 잘라서 넣고...
필요할 때마다...쓰윽쓰윽~~
(넘 잔인한가??
얘처럼 요렇게 얌전히 크면 얼마나 좋을까요...
요넘 머릿순도 똑(!) 따냈어요.
(삼생아짐 ; 울 엄마가 드시고 싶댄다, 얘야.
차 망가뜨리지도 않고, 트랙터 바가지 올라 탈 필요도 없이...
덕분에 바구니 가득 엄나무 순을 따서 3등분...
잘 씻어 데쳐서 친청어머니랑 시어머니 가져다 드리고
우리 냉장고에도 조금 저장해뒀어요.
엄나무 두릅은 데쳐서 물기를 짜지않고 냉동실에 얼리면
그다음해 가서 먹어도 그 맛이 그대로 살아있더라구요.
예전엔 개두릅이라 했다던데...
'개'라는 말은 원래의 것보다 못하다 혹은 야생의 것이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겠지만...
(이를테면...개똥참외, 개살구, 개복숭아, 개떡......
개망신?? ...음...이건 아닌것 같구요...
기냥 두릅은 두릅대로 쌉싸름하면서 달큰한 맛이 있고
개두릅이라 불리는 이 엄나무 두릅은 일반 두릅보다 향은 약하지만
나물로서 부드러운 맛이 아이들이 먹기에 좋죠.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으니 개두릅이란 말보다는 기냥 엄두릅이라 함 될 듯 싶어요.
......
어쨌든 차야 망가졌건 말건
(카센터 가봐야 차값보다 수리비가 더 나온다고 울 최후의 보루가
망치갖고 땅땅 두들겨서 일단은 거의 원위치 시켜놨어요.
시어머님께도 효도하고, 친정어머님께도 효도하고
울 아들넘들도 맛나게 먹고...
일년에 한 번 치르는 두릅따기 행사는 무사히 마쳤네요.
그나저나...
'개'로 시작하는 말을 생각하다보니
위에 적은 거 밖엔
잘 안 떠올라서 혹시 인터넷에 올라있는 게 있나...생각하며
검색어란에'개로 시작하는 말'을 쳐봤더니...
어떤 사람이 카페에 '개'로 시작하는 말'을 정말 올려놓은 글이 있더라구요.
글쓴이 ; 개맛살(카페지기 이름도 '개'로 시작해요.
'개로 시작하는 말'
심심해서 한글 쓸려는데 쓸말이 없어서 이런짓 한다.
개로 시작하는 말 많이 써놓을 테니 앞으로 쓰던 욕 하지말구,
새롭고 재밌는 걸루 욕하길 바란다.
시작 : 개골산, 개과천선, 개구쟁이, 개기 월식(일식), 개똥구리, 개런티, 개발 도상국,
개방도시, 개살구, 개정안, 개평......
이글을 읽고서 '할일 X나리없구만.'하구
생각할 넘들이 참 많을꺼 같은데,
(삼생아짐 ; 헐...X나리(?)... 이말대신 개뿔이라 쓰지...
제가 언어순화를...
일 늦게 끝나고 와서 힘들게 쓰느거니깐 그딴 생각하지마라
하구 써놨는데요...
더 재밌는건 그 아래 댓글...
ㅡㅡ+ ; 한심한거 이전에 바보같아.. ㅡㅡ;;
정말 인터넷엔 없는 게 없네요...
진작 나왔더라면 예전에 울 영재 초등학교 1학년 때
한글 익히면서
'기니디리미비시'공부하면서 '니'로 시작하는 말 쓰라니깐
'니 ; 니 나한테 까불면 죽어!!'를 쓰지 않아도 좋았을걸요...
그나저나 효도한 번 하려다가
차 망가뜨리고
인터넷에서 '개로 시작하는 말'이나 찾는
한심한 거 이전에 바보같은 짓이나 하고 있는...
삼생아짐......
그러길래 효도는 평소에 해야하는건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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