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이런...몰랐잖아요.ㅡㅡ;;

삼생아짐 2009. 3. 24.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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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으로 가는 길...

 

어스름이 깔리기 시작하는 저녁

 

앞쪽에 뭔가 손바닥보다 더 크고 이상하게 생긴 것이

 

엉금엉금 기어가고 있어요.

 


빨랑 집에 가서 애들 저녁밥 차려줄 생각에 마악 달리다가

 

가까스로 이녀석을 피하고...

 

내려서보니...

 

헐~~두꺼비네요.

 


게다가 한마리도 아니고 두마리씩이나...

 

 

 

엄청 크게 생긴것이...아이들 머리통만해요.

 

보던 중에 제일 큰 두꺼비네요.

 

아마 얘네도 겨울잠에서 깨어나와

 

물을 찾아

 

이동중인가봐요.

 


엄마두꺼비랑 아기두꺼비인가 보다...

 

얘들도 모성애가 참 대단하구나...

 

그렇게 생각했죠.



그 먼길을 이렇게 아가를 업어서 건너다니..

 

차가 막 달려오는데 내려놓지도 않고

 

끝꺼정 건너다니...

 

이 엄마두꺼비도 정말 모성애가 강한 두꺼비구나...

 

가슴이 찡하더라구요.

 


길건너편에서 차가 마악 달려오길래

 

제가 차를 세웠죠.

 


혹 이녀석들 깔리면 안되잖아요.

 


그래서 길 건너편으로 무사히 건너가게 해 준다음

 

집으로 돌아와서 아이들에게 이 사진을 보여줬죠.

 

삼생아짐 ; 얘들아, 두꺼비 엄마도 이렇게 모성애가 지극하단다.

 

그 먼길을 아기를 등에 업고

 

조금씩 조금씩 건너가잖니.

 

내려놓지도 않고...

 

그니까 너희들도 이담에 두꺼비 보면 함부로 죽이지마.

 

그리고, 두꺼비는 원래 복을 가져다 주는 동물이야, 알간??

 


민재녀석, 이 사진을 보고 가만히 생각하더니..

 

민재넘 ; 엄마, 저희들 기르시느라 힘드시죠?? 제대로 쉬지도 못하시고...

 

그래도 하나가 없어졌으니 좀 낫죠??

 

(누나의 분가를 이렇게 말하네요...)

 

삼생아짐 ; 아냐, 엄만 너희들 기르는게 낙이야.

 

민재넘 ; '낙'이 무슨 뜻이예요??

 

삼생아짐 ; '낙'이란 건 즐거움이란 뜻이야.

 

그리고 누나가 따로 살아서 편한게 아니라 보고싶고, 서운하고 그래.

 

민재넘(곰곰 생각하더니) ; 그럼 전 엄마가 없으면 '악'이예요.

 

엄마 없음 전 못사니깐 엄마 오래오래 사세요, 알았죠??

 

삼생아짐 ;

 

두꺼비 덕분에 엄마의 사랑을 잘 전수했구나...그렇게 생각했죠.

 


 저녁에 상군두리 마을 회의 하는데

 

현기네 형님이 오셨길래 제가 자랑했죠.

 

삼생아짐 ; 있잖아요, 오늘 무지 큰 두꺼비 봤어요.

 

것두 두마리나.

 

엄마 두꺼비가 아기 두꺼비 업고 길을 건너는 거예요, 볼래요??

 

하고 카메라 꺼내서 사진을 보여줬죠.

 

현기네 형님, 아무 말씀 안하고 빙긋이 웃으시대요.

 

삼생아짐 ; 형님, 이렇게 쌍두꺼비 봤으니 올해는 복 무지 많이 받을거야, 기대해봐요.

 

형님, 그래도 아무말없이 보고 고개돌리고, 웃기만 하길래...

 

이상하다 생각했죠.

 


 

근데 오늘, 센터에 지용주이장님이랑 울 최후의 보루랑 와서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제가 쌍두꺼비 보여주며 자랑하니깐

 

머뭇머뭇 하시더니...

지용주 이장님 ; 그게 아기 두꺼비가 아니고 숫놈이여.

 

울 최후의 보루(한숨을 푹쉬며) ; 짝짓기하는 거다, 이넘아.

 

 


삼생아짐 ; 엥?? 등에 있는게 되게 작은데??

 

엄마랑 아기 두꺼비 아냐??

 

울 최후의 보루, 기가 막히다는 듯 쳐다보구요,

 

지용주 이장님, 실실 웃으시네요.

 

 

 

아...이 망신을...

 

전 것두 모르고, 울 애들한테 교육시킨다고...

 

 

 진작진작 생물학공부 좀 할껄...

 

후회막심...

 

 

 

 

에이, 그럼 뭐 어때요.

 

봄인걸요.

 

이제 새 봄이니깐 만물이 소생하고

 

녀석들도 열심히 사랑하고, 열심히 자손 번식시켜서

 

행복하게 살라그러죠, 뭐.

 

 

그나저나 울 영재랑 민재넘한테

 

엄마 무식을 통째로 들켜버렸으니...

 

미안하다, 아들들아.

 

 

엄마가 너희들 기르고, 열심히 농사짓고 하느라

 

미처 생물학 공부를 할 틈이 없었구나.

 

그게 엄마두꺼비랑 아기 두꺼비가 아니라

 

부부라는구나.

 

두꺼비 아기들은 그렇게 생겨난다니

 

엄마덕분에 생물학공부한거라 생각하렴,알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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