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성장일기)

알았어??

삼생아짐 2008. 12. 29.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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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내동생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며 용돈 쪼개어 호랑이 모자를 한 마리

 

더 사 준 수향녀석...

 


무엇에 심사가 뒤틀렸는지 모자 도로 빼앗아버리겠다고 협박하니깐...

 

(알고보니 민재가 베개 안 치운다고 개겼다네요...)

 

 

민재녀석, 절대로 안 뺏기겠다고

 

머리에 호랭이 모자를 두 개 다 썼네요.

 

 

그런다고 수향넘, 포기하나요.

 


부러 민재 붙들고 모자 뺏으려 하니깐

 

민재녀석, 안 뺏기려고 발버둥...

 

엎치락뒤치락 정신없네요...

 


얼굴 빨개진 민재녀석, 아무래도 울어버릴 거 같아 제가 한마디 했지요.

 

삼생아짐 ; 야, 너 세상에서 가장 치사한게 뭔줄 알아??


수향넘 : ??

 

삼생아짐 ; 바로바로 줬다 도로 뺏는거야.

 

누나가 돼가지구

 그깟 모자 하나 사 줬다가 도로 뺏어??

 

그렇게 자라나는 어린애 가슴에 대못을 박아야겠냐, 엉???

 

 

수향넘, 절 가만히 바라보고 씨익 웃더니 그러대요.

 

 

수향넘 ; 맞아, 엄마, 세상에서 젤루 치사한게 줬다 도로 뺏는거 맞지??

 

 삼생아짐 ; ??

 

 수향넘 ; 근데 엄만 왜 아빠가 나한테 용돈 준거 도로 뺏어가게해??

 

내가 엄마한테 안주니깐 분명 그랬을거야,

 

어제밤에 밤새도록 아빠귀에다 대고

 

여보야, 쟨 돈 많이 가짐 안돼, 쟨 생기는대로 다 써버린단 말이야.

 

그거 뺏어서 나주라,응??

 

하면서 속닥속닥 아빠 꼬셨잖아.

 

내가 모를 줄 알구??

 

 다 알어~~

 

 

삼생아짐 ;......

 

 

녀석, 똑같이 흉내내는데 그만...기가 막혀 웃고말았네요.

 

 

 

실은 술 한 잔 걸친 울 최후의 보루,

 

녀석이 대학 붙었다고 모처럼 선심쓴 거 같은데...

 

자그마치 수표 한 장어치나...

 

제가 그녀석 살살 꼬셔서 압수하려다 못해서...

 

울 최후의 보루, 꼬신건데...

 

녀석, 도로 뺏기고 나니 억울했던 모양이네요.

 

얄밉게 눈 흘기는 녀석, 그래도 삐치지 않고

 

동생과 장난치다 고대로 받아치는 거 보믄...

 

좀 미안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고...

 

 

 

그래도 어쩌겠어요, 녀석의 대학학비랑 기숙사비랑..

 

그리고 책값이랑 기타등등 들어가야할 곳이 태산인걸...

 

정말 치사한 엄마, 아빠가 되어버렸지만

 

한푼이라도 아껴야할 때...

 

송아지값이 너무 떨어져 한 두 마리 팔아도 택도없이 모자르는 걸

 

녀석도 잘 아니...삐치거나 서운해하지 않고 웃는 거겠지요.

 

넉넉하지 못한 부모라서 미안하긴 하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는 거니 녀석도 이해하리라 믿어요.

 

 

삼생아짐 ; 야, 그래도 아빠가 너한테 용돈 줬었다는 사실은 기억해, 알았어??

 

그나저나...

 

너 이담에 엄마, 아빠 늙었을 때 용돈 줬다 도로 뺏음 죽~~어!!!

 

  

 

http://samsaeng.invil.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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