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딸녀석, 작년에 학교 밴드부에 들어가도 되겠냐고 묻길래
알아서 하라 그랬더니
남자애들이 안 시켜 주더래요.
그래서 포기했나보다 했더니...
올해 수능 끝나자마자 떠억하니 반 친구넘들과 여자 밴드를 조직해 버렸어요.
단짝친구들인 정현이와 윤희가 보컬을 맡고...
경진이가 드럼을...
선영이가 신디를 맡고...
녀석은 베이스를...
피아노도 좀 치고...
드럼은 수준급...
(요즘은 민재 드럼 가르쳐요, 민재녀석, 하루만에 제법 박자도 딱딱...)
초등학교때 사물놀이도 했던 터라...
악기를 이것저것 다루는데 능숙한 편이네요.
그동안 축제때 할 공연 연습한다고
친구들과 좀 늦길래 저한테도 울 최후의 보루한테도 마악 혼나고...
그러면서도 기타는 손에서 놓지 않길래 얼마나 치려나 했더니..
제법 좀 하네요.
아침에 공연 구경 올 수 있겠냐고 하길래
시간봐서 갈게...했더니 얼굴이 활짝 펴져요.
갑자기 장난기 발동
삼생아짐 ; 만원주면 갈께.
수향녀석 ; (황당한 듯 잠시 멈칫했다가) 오지마!
하더니 깔깔 웃고 가대요.
녀석의 고등학교 3년동안 학교에 한 번도 안갔던 터라...
녀석, 그래도 속으로 서운했던가 봐요.
간다니깐 엄청 좋아하더라구요.
근데...
갑자기 택배물건 내보내야 해서 엄청 바빠 못 갈 듯 싶어
마음이 조마조마했는데
그래도 이인숙 부녀회장님이 오셔서 도와주시고
우체국에서도 스티커랑 배송 작업을 도와주셔서
공연 시작 일분전에 도착...
첫 공연으로 남학생 밴드 연주
그리고 두번째로 여학생 밴드 공연순서라
녀석이 출연하는 밴드공연만 다 보고 왔네요.
아빠가 함께 왔더라면 좋았을것을...
회의하느라 참석 못하고...
고종사촌 큰 아빠랑 우리동네 시영아빠랑 찍었어요...
좀 아쉬움이 남네요.
아마 저마저 안 왔더라면 얼마나 서운했을까요...
작년에 영재 노래자랑 나갔을 때 절임배추 배송사고나서
전화에 매달리다 공연 못 보는 바람에
영재녀석, 노래 부르고 나와 혼자 쓸쓸하게 눈물 훔치는 모습 보고
참 마음 많이 아팠었는데...
그리고 올해에는 상도 탔는데 여행중이라 또 못보고...
그래도 울 딸, 졸업전에 하는 마지막 공연은 그나마 볼 수 있어 다행이네요.
남학생들도 여학생들도...
나름대로 녀석들 밴드를 조직해서 연습하고, 공연하고...
아이들에게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네요.
특히 여학생 밴드가 등장해서
웅녀녀석, 베이스의 독주로 공연 시작...
아이들은 비명 지르고 환호하고...
며칠동안 밤 늦게꺼정 부모들한테 혼나가며 연습한 보람 있겠어요.
무엇을 하든 열심히 땀흘리며 노력한 녀석들의 모습...
참 보기 좋고 가슴 흐뭇하네요.
그리고 아름다운 한때로 느껴지기도 하구요.
무대에 서 보는 경험
아무나 못 해보는 건데...
녀석, 두고두고 추억으로 남겠지요??
'우리 아이들(성장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잘가라, 시간아~~ (0) | 2008.12.06 |
---|---|
이정도쯤이야... (0) | 2008.12.05 |
가내미용실 (0) | 2008.11.27 |
약간의 질투 (0) | 2008.11.24 |
예약석 (0) | 2008.11.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