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의 생명은 배추...
배추맛에 따라 그 해 김치맛이 결정되지요.
상군두리 마을이 속한 삼생마을은...
준고냉지라 배추맛이 고소하고 아삭해요.
게다가 아침 저녁으로 일교차가 커서 약도 거의 안 치죠.
김치를 담아도 잘 무르지 않고요.
신한그룹에서 해마다 주최하고 있는
사랑의 김장 담그기 행사에
굿모닝신한증권사의 자매마을인 상군두리 마을이 절임배추를 맡았어요.
작업진행사항이 어찌되나 궁금해서
도저히 가만있을 수 없었어요.
상군두리 바지런한 새댁 원호엄마는 학교꺼정 조퇴하고
배추를 절이고 있구요...
올해 각 농가에서 배추를 심고...
판로가 마땅치 않아 다들 고민하던 차에
마침 자매결연사인 굿모닝 신한증권사에서 절임배추를 주문해 주셔서
마을에선 모처럼만에 활기가 돌아요.
김호중 대리님, 배추 몇 포기 되냐고...
만 포기든 이만 포기든 댈 수 있겠냐고 그러시길래...
숫자 파악 해 보지도 않고 무조건 된다 그랬거든요.
(안되면 되게하라...그 배짱으로 살았는데 제가 생각해도...참...)
근데 정말 많이들 심으셨더라구요.
우리 마을에 약 6천포기를 배정하고도...그래도 밭에 다들 많이 남았대요.
하지만 각각의 농가에서 하루에 절일 수 있는 양이 있어서
할 수 있는 만큼만 최상의 상품으로 골라서 하시라 그랬는데...
다들 잘 하시네요.
마침 울 수향이가 수능보러 간다고 후배랑 친구넘들이 사준 엿이
통으로 두 통이나 되어서...
우리 식구들이 한 반년은 먹을 만한 양이예요.
수향이녀석, 춘천에서 열심히 시험보고 있을 동안
엿 한보따리랑 제가 즐겨먹는 비타민씨 한봉지씩 들고 각 농가를 찾아가서 돌렸더니...
다들 우리 수향이 대학 합격을 빌어주신다네요.
녀석에게 한마디 허락없이 내맘대로 엿들고 나와서 돌린게 쬐끔 미안하던 참인데...
다들 맛나게 엿을 드시면서 합격을 기원해 주시니
오히려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녀석, 우리마을 억척 형님들의 기를 받아 시험 잘 봤으면 싶네요.
집집마다 남자들꺼정 동원되어서 배추 절이고 씻느라
정신이 없네요.
혹 벌레라도 들어갈까 꼼꼼한 준형할머님은
비닐 포장꺼정 덮어서 절이고 계시구요...
문영엄마가 씻어서 건져놓은 배추예요.
속노란 고갱이가 입맛을 당기네요.
한 개 뜯어 맛을 보았더니...
짜지도 않고 잘 절었네요.
마침 준형할머님네서는 식사들을 하고 계시길래
제가 : 엿드세요, 엿이요~~
하고 말았네요.
문영엄마한테처럼, 엿먹을래요?? ...소린 차마 못하겠더라구요.
나이차이가 까마득히 나는 어른들이라...
그랬더니 준형할머님, 식사 하시다 말고
밥 먹고 가라고 수저 놓고
돼지고기 수육 삶아 따끈한 거 새로 떠주시고...
게다가 이슬이꺼정...
옥희어머님은 절임배추에 고기싸서 안주대령꺼정...
정말 갈등 생기네요.
아직도 다녀할 할 곳이 몇 집 더 되는데...
게다가 오늘 직거래로 내보내기로 한 쌀 포장에
자매결연사 스티커도 붙여야하고...
주소랑 배송지랑 확인 작업도 해야하고...
(여름에 고객들께 선물하시는 지점장님 성함을 빼먹었더라구요,
배송사에 액셀 자료를 넘겼는데...
분명 신신당부를 했건만...늘 실수는 생겨나요.)
전자상거래 주문 받은 절임배추 확인 작업도 해야하고,
직거래 주문 받은 절임배추 배송 작업 확인이랑
역시 자매결연사 주문 받은 물건 체크도 해야 하는뎅...
근데...준형 할머님 손을 꼭 붙들고 놓아주시지도 않으려니와
이 속 고갱이 노란 배추를 보니...
도저히 기냥 일어설 수가 없더라구요.
삼생아짐 ; 안되는데...운전해야 하는데...
준형할머님 ; 괜찮아, 집에 들어가서 한숨 자고 나옴 되지, 뭘.
쪼르륵....
삼생아짐 ; 안되는데...쌀 배송작업 해야하는뎅...
준형할머님 ; 괜찮아, 이따 함 되지, 뭘. 금방깨.
쪼르륵...
삼생아짐 ; 안되는데...다리 다쳐서 약먹는 중인뎅...
준형 할머님 ; 괜찮아, 밥 한술 더 뜨면 되지, 뭘.
쪼르륵...
어찌 됐냐구요??
옥희어머님, 보쌈 싸들고 대령하시고...
은하네 형님께서 새로 한 병 따시는 거 보믄...
뭐..
알아서 짐작하세요.
근데...그 순간에...울 최후의 보루, 전화했네요.
삼생아짐 ; (쬐끔...뜨끔...)
여보야~~ 나 준형네 할머님네서 밥 먹는다???
울 최후의 보루 ; 오늘 민재 학예 발표회 잊지 말고 가라.
삼생아짐 ; 헉!!!!!!!!
한달 전부터 우리 민재가 학예 발표회 한다고
엄마, 아빠 올 수 있냐, 없냐를 다짐, 또 다짐하곤 했는데...
이를 어째요.
핑게김에 얼릉 일어서서 나왔어요.
어차피 쬐끔 늦은거...
차좁쌀이랑 수수쌀 직거래로 내시는 김수경어르신댁 들러서 사진도 찍어드리고...
(그전에 동창마을 침술원까지 가셔서 팔곤 하셨다네요...)
연세가 85세신데 두 분 어르신이 참 정정하세요.
오늘도 콩 널어놓고 털고 계시네요.
이런저런 사는 얘기도 나누고...
절임배추 배송작업하는 거 스티커도 건네드리고...
(이번에도 굿모닝 신한증권사에서 스티커를 제작해 주셨어요.)
마을을 한바퀴 돌아보니
다들 자매결연사에 넘 넘 고마워하세요.
일년동안 굿모닝 신한증권사에서 우리 마을 분들을
얼마나 많이 바꾸어 놓았는지...
실감하겠더라구요.
정말 감사한 일이죠.
특히나 요즘은 내남없이 모두가 힘든 때...
늘 이웃사랑과 봉사활동에 앞장 서 오신 신한증권사에서
이렇게 강원도 산골짜기의 작은 마을에
큰 힘을 실어주고 계시니 얼마나 든든한지요.
얼마전에는 우리 상군두리 주민들이 한 해동안 쌀농사를 지어 납품한
쌀을 구매해 주셔서
남들이 벼농사 힘들다고 할 때 상군두리 주민들은
고품질 쌀을 생산해서 좋은 가격을 받고,
또한 판매까지 하고 있으니...
감사한 마음 이루 말할 길 없답니다.
지금도 직거래로 쌀과 장, 고구마, 감자, 도토리가루, 감자 가루 등을
배송 준비 중이구요...
그래요...
우리가 보답할 길은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해서
가장 좋은 상품으로 보답하는 것 밖에 없다고 누누이 말씀드려요.
아직까지도 몇 몇 분들은 직거래하면 무조건 시중보다 나은 값에 받는 거라고
생각하시는데
그게 결코 아님을 말씀 드리죠.
직거래란 조금 더 나은 값으로 받는 게 아니라
좋은 물건을 제값 받고 꾸준히 팔 수 있는 고정고객을 확보하는 거라구요.
그래서 소비자와 생산자인 농민이 신뢰할 수 있는 먹거리를 주고받는게
직거래의 진정한 의미라구요...
이제 다 절여진 배추는 흐르는 물에 여러번 씻어서 물기를 빼고
차곡차곡 포장해서 서울로 달려갈 거예요.
상군두리 주민들의 정성과
굿모닝 신한증권사의 이웃 사랑을 담고...
올 겨울 어려운 분들의 밥상에 정성스레 올려질 김장김치를 생각하면...
가슴이 흐뭇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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