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군두리 마을과 자매결연을 맺은 농협 중앙회 농업금융부 여러분들이세요.
작년 초가을에 오셨다가 바쁘지 않은 철이라고
내년에 바쁜 철에 꼬옥 다시 와서 일손을 도와주시겠다고 하시더니...
정말 바쁜철에 일손돕기겸 농촌 체험활동을 오셨네요.
가을볕은 조심볕...이렇게 화창하다가도 비가 한번 오고 나면
금방 썰렁해지고 서리가 내려서...
다들 가을볕이 떠나가기 전에 거둠이와 정리하느라 정신없이 바쁘죠.
볏짚도 걷어주시고
고추대궁도 뽑아주시고...
센터 옆에 심어놓았던 호박고구마 추수꺼정...
마을 부녀회에서 장만한 먹거리들로
즐거운 점심시간을 가졌답니다.
재길네 할머님이 가을내 주워오신 도토리로 도토리묵을 한 쟁반 쑤어오셔서
대접했더니
다들 이런 도토리묵 맛은 처음이라고...
도토리묵은 울기는 정도에 따라 향이 달라지거든요.
넘 울기면 싱겁고 덜 울기면 쓰고...
알맞게 울궈야 시중에서 먹는 중국산 도토리묵 맛과는 확연한 차이가
나는 강원도 토종 도토리묵 맛이 나죠.
농업금융컨설팅 팀의 심상석 과장님이세요.
조금 더 바구니를 채우셔야 하는데...
제가 따라다니면서 잔소리를...죄송...
(근데 정말 고구마는 애인다루듯 살살 다뤄야지 상처가 나거나
집어던져 충격을 주면 금방 썩어버려요.)
여름날씨처럼 때아닌 무더운 가을날씨에 땡볕에서 호박고구마를 캐시느라
다들 땀을 뻘뻘...
근데요...
어딜가나 늘 양념내지는 활력소 되시는 분 꼭(!) 한분 계시지요.
남들은 열심히 호미질해서
딱딱한 땅속에서 호박고구마캐느라 힘쓰는데...
엉뚱한 잡풀 뽑아서 고구마 섶이냐구 물어보시질 않나...
호미질은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옆에서 눈치 슬슬...
사방에 묻힌게 고구만데 고구마가 없다고...
하시더니...
고구마밭 가에서 가만히 앉아 이쪽 저쪽 둘러 보시더니...
드뎌 적성에 딱 맞는 일을 하나 찾으셨대요.
호미질 하지 않고 밖으로 살며시 드러난 고구마 줍기요.
(새벽에 이웃 농원의 연충흠 사장님이 포크레인으로
딱딱한 땅을 대강 파주셨거든요. 감사 )
제가 이름을 여쭈어 보았더니 다른 분들이 동시에 '김뺀질'이라고...
삼생아짐 ; 아니 그래도 성함이...
여전히 한결같이 '김뺀질'이라시네요.
류상현과장님이신가요...
다들 고구마가 넘 작다고 하시길래
원래 호박고구마는 작은게 더 맛있는거라 했더니...
손가락 굵기만한 고구마를 가져가시겠다고...
그러시면서 다른 분들이 버리는 걸 알뜰하게 주워모으시니깐...
"여기 가져갈 거 많아요!!"
하시더니 다른 분들이 정말 손가락 굵기만한 아주 작은 고구마로만
모아다가 과장님께 전달~~
그래도 이렇게 캔 고구마가 제법 되네요.
다른 선물 드릴 건 마땅치 않고 해서
직접 캐내신 고구마를 조금씩 담아 가시게 했더니
아까 그 뺀질차장님의 고구마박스에
다른 과장님이 이름을 쓰시다가
"하품"이라고...
(농산물을 분류할 때 상, 중, 하로 하거든요.)
그것도 양에 안 차시는지
그 옆에 다시 "반품"이라 떡하니 기재...
최창윤과장님이신가요...
남자분이 나물 캐시는 건 정말...첨 봤어요.
센터 옆 모래밭에 고들빼기가 많이 났어요.
다들 풀인가 보다 하고 지나치기 일쑤인데...
앉아서 캐셔서 하나하나 모으시는 거예요.
삼생아짐 ; (깜짝 놀란척 하며) 어? 그거 제가 기르는건데요??
제가 마악 화난 척 했더니 순진하시게도 당황한 표정이 역력...
과장님 ; 저기 어떤 아저씨가 캐가도 된다 그랬는뎅..."
삼생아짐 ; 농담이예요,캐가셔도 되요.
너무 당혹해 하시길래 제가 정말 정말 더 미안해지고 말았잖아요.
근데...
짖궃기로 저못지 않은 울 채은네 형님 내다보시다가
"그거 남자들이 거름을 잘 줘서 아주 실할거예요~~"
하면서 한박자 더 보태니깐 정말로 당황한 기색이 역력...
센터에서 회의를 하고 식사를 하고 나면 술취한 남자분들이 밖에 나와서
가끔 실례를 하긴 하지만...
실은 여기다 하진 않거든요.
대개가 개울 쪽에 나가서 하지...
센터 담벼락에 하는 분 있으면...제가 가만 두나요.
영역 표시하는 멍멍이도 아니고...
(얼릉 사진 찍어서 만천하에 공개하죠...)
근데 정말인줄 알고 당황한 기색이 넘 역력하신데...
제가 이층에 행사가 있어 올라가느라 기껏 캐신 고들빼기 챙기셨는지 못 봤네요.
혹 이글 보시면 연락주셔요.
제가 이 고들빼기 캐서 김치 해 놓았다가 보내드릴께요.
알뜰하신 과장님 놀린 죄로...사과의 의미로...
이희덕 조합장님과 정공록 부장님 나란히 서셔서
석별의 정을 나누고 계시네요.
그 와중에 다른 과장님들과 차장님들...
열심히 기념 사진 찍으시구요...
아!!
아까의 그 유쾌한 김뺀질 차장님...
(죄송, 김종욱 차장님...)
마지막꺼정 이렇게 재밌는 포즈로 기념사진을...
일년만에 뵙지만...
그래도 잊지않고 해마다 찾아주시니 감사합니다.
정공록 부장님, 앞으로 자주 찾아오시겠다고...
우리 마을 부녀회장님인 이인숙 회장님이
초코렛과 책 선물 주셔서 음식 장만했던 부녀회원들과
넘 맛나게 먹었다고 하시네요.
제가 행사땜에 바빠서 확인 못 했지만
저도 형님한테 빌려서 읽어보고...
감상문 올릴께요.
먼 길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구요...
바쁜 농가 일손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우리 마을에서의 농촌 체험 활동, 즐거우셨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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