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마을 이야기

이끼

삼생아짐 2008. 10. 25.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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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그런 생각을 했을까요...

 

세상은 '행복' 아니면 '불행'이라고...

 

모든 것은 극과 극...

 

좋은 것 아니면 나쁜것...

 

'아름다운 것' 아니면 '미운 것'

 

그렇게 양극화 시켜놓고...혼자 힘들어하죠.

 

그런 이분법적인 생각이 얼마나 스스로를

 

작아지게 하고, 편협해지게 만들고, 그리고...어리석게 만드는지를 모르고...

 

 

그늘지고 습한 곳

 

 

더러운 곳...

 

 

햇빛이 잘 들지 않는 곳...

 

 

북쪽으로 향한 곳...

 

 

대부분의 사람들이 따뜻한 햇살을 좋아하고...

 

그래서 동남향으로 집을 짓고...

 

해뜨는 방향을 바라보며 소원을 빌 때...

 

 

이끼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곳과 정반대인 곳에 생겨나서...

 


그늘지고, 습하고, 우울하고...



생명이 살 수 없는 곳들에서

 

자신들만의 삶을 이어가요...



평생 꽃 한 번 피워보지 못한 채...

 


아름답다는 찬사나...

 

 따뜻한 미소나...

 

아니

 

조그만한 관심의 시선 한 번 받지 못한 채... 

 

 

그렇게 살아가요...

 


우산이끼예요.

 

우산 모양으로 생겼죠??

 

이끼란 모두 똑같다고 여기겠지만...

 

이렇게 조금만 더 확대해서 찍어보면...

 

이끼의 종류도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죠.



얘는 솔이끼구요.

 

가만히 보면

 

정말 소나무의 이파리처럼 생겼어요.

 

생김도 차이나고, 그리고 암그루와 수그루로 성별마저

 

구별할 수 있답니다.

 

즉, 이끼도 나름대로의 특성이 있다는 말이지요.

 

 

이끼는

 

햇볕이 들면 몸안의 수액을 빼앗겨

 

바위나 나무껍질에 말라붙어 생명을 다하죠.

 

모든 식물이 다 햇빛을 좋아하고

 

햇빛이 있어야만 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렇게 햇빛이 죽음이 되는 식물도 있네요.

 

 

 

찍다보니

 

이끼가 말라붙은 바위 틈 사이에

 

지난 봄에 정원의 과실수들에게 준 음메소 응가(?)가 고대로

 

찍혀버렸네요.

 

 

우리집에 농활왔던 학생들...

 

고등학생이나 대학생들은 처음에 밭에 풀 뽑아줄때

 

똥나왔다고 비명 지르고 뛰쳐나오더니...

 

소똥이 땅을 거름지게 하고 오염시키지 않은 최상의 거름이라 하면...

 

고개를 끄덕끄덕...

 

그러다가 한시간쯤 일하고 나면 손끝에 소똥이 잡혀도 휘익~~집어서

 

작물밑에 넣어주죠.

 

제가 그렇게 하면 고대로 따라서 그렇게 하더라구요.

 

 

사람들의 생각이나 인식이란...

 

이렇게 얼마나 상대적인지...

 

 

조금만 바꾸어서 생각하면 이렇게 사물이 달라보여요.

 

 

가장 더러운 것이 가장 유익한 것이 될 수도 있고

 

가장 아름다운 것이 가장 해로운 독이 될 수도 있으며

 

가장 가치있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가장 쓸모없는 것이 될 수도 있죠.

 

 

지금 내게 가장 가치있는 것들이

 

(그것이 사람이건 사물이건간에...)

 

얼마쯤 시간이 흐른 후에...

 

 

어떤 모습으로 내 곁에 남게 될런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