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런 생각을 했을까요...
세상은 '행복' 아니면 '불행'이라고...
모든 것은 극과 극...
좋은 것 아니면 나쁜것...
'아름다운 것' 아니면 '미운 것'
그렇게 양극화 시켜놓고...혼자 힘들어하죠.
그런 이분법적인 생각이 얼마나 스스로를
작아지게 하고, 편협해지게 만들고, 그리고...어리석게 만드는지를 모르고...
그늘지고 습한 곳
더러운 곳...
햇빛이 잘 들지 않는 곳...
북쪽으로 향한 곳...
대부분의 사람들이 따뜻한 햇살을 좋아하고...
그래서 동남향으로 집을 짓고...
해뜨는 방향을 바라보며 소원을 빌 때...
이끼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곳과 정반대인 곳에 생겨나서...
그늘지고, 습하고, 우울하고...
생명이 살 수 없는 곳들에서
자신들만의 삶을 이어가요...
평생 꽃 한 번 피워보지 못한 채...
아름답다는 찬사나...
따뜻한 미소나...
아니
조그만한 관심의 시선 한 번 받지 못한 채...
그렇게 살아가요...
우산이끼예요.
우산 모양으로 생겼죠??
이끼란 모두 똑같다고 여기겠지만...
이렇게 조금만 더 확대해서 찍어보면...
이끼의 종류도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죠.
얘는 솔이끼구요.
가만히 보면
정말 소나무의 이파리처럼 생겼어요.
생김도 차이나고, 그리고 암그루와 수그루로 성별마저
구별할 수 있답니다.
즉, 이끼도 나름대로의 특성이 있다는 말이지요.
이끼는
햇볕이 들면 몸안의 수액을 빼앗겨
바위나 나무껍질에 말라붙어 생명을 다하죠.
모든 식물이 다 햇빛을 좋아하고
햇빛이 있어야만 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렇게 햇빛이 죽음이 되는 식물도 있네요.
찍다보니
이끼가 말라붙은 바위 틈 사이에
지난 봄에 정원의 과실수들에게 준 음메소 응가(?)가 고대로
찍혀버렸네요.
우리집에 농활왔던 학생들...
고등학생이나 대학생들은 처음에 밭에 풀 뽑아줄때
똥나왔다고 비명 지르고 뛰쳐나오더니...
소똥이 땅을 거름지게 하고 오염시키지 않은 최상의 거름이라 하면...
고개를 끄덕끄덕...
그러다가 한시간쯤 일하고 나면 손끝에 소똥이 잡혀도 휘익~~집어서
작물밑에 넣어주죠.
제가 그렇게 하면 고대로 따라서 그렇게 하더라구요.
사람들의 생각이나 인식이란...
이렇게 얼마나 상대적인지...
조금만 바꾸어서 생각하면 이렇게 사물이 달라보여요.
가장 더러운 것이 가장 유익한 것이 될 수도 있고
가장 아름다운 것이 가장 해로운 독이 될 수도 있으며
가장 가치있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가장 쓸모없는 것이 될 수도 있죠.
지금 내게 가장 가치있는 것들이
(그것이 사람이건 사물이건간에...)
얼마쯤 시간이 흐른 후에...
또
어떤 모습으로 내 곁에 남게 될런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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