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도 엿드세요!!

우리 서석면 지역에서는 해마다 어르신들 체육대회를 개최하는데요...

 

올해에도 어김없이 서석면 공설운동장에서 열렸답니다.

 

새끼 길게 꼬기 시합이예요.

 

상군두리 마을에서는 김정식 어르신이 출전

 

해마다 일등이셨다는데

 

정말 길게 꼬셨더라구요.

 

각 리 출전 선수들이 꼬은 새끼를 모아놓고 길이를 재보는데...

 

어떤 어르신 왈 ; 기냥 새끼만 꼬움 뭘해? 나뭇단을 묶어봐야지

 

나뭇단 묶어서 끊어지는 새끼는 새끼도 아녀.

 

말씀하실 적마다 새끼를 강조...

 

길이재는 뒤에서 어떤 분이...한마디...

 

뉘집 새끼가 가장 긴 새끼여??

새끼끼리 놓고 재니 어느 새끼가 가장 긴지 단번에 나오넹...

 

예전에 저한테 컴배우시던 수하리 김종덕 어르신...

 

절 보실 때마다 꼬옥 선생님(!) 소리 하시고, 반갑게 웃어주시죠.

 

제기도 잘 차시네요.

 

3등 하셨죠??

 

삼생아짐 뒤에서 마악 박수!!

 

우리 마을 재길 할머님.

 

생각보다 훌라후프를 참 잘 돌리셔요.

 

요즘 자전거 타고 밭에 일나가시는데

 

운동신경이 짱(!)이세요.

 

 

뒷집 박도선 아저씨 ; 어이, 임자. 보나마나 일등이야.

 

미리 많이 연습하면 허리아퍼.

 

내생각 하지말구 열심히 돌려.

 

사탕물고 달리기...인데요...

 

뒷집아저씨 ; 사탕이 아니라 엿먹었구먼.

 

우리 동넨 누가 엿먹었어??

 

삼생아짐 ; 상도씨 어머님이랑 태형할머님이요.

뒷집 박도선 아저씨 ; 그래? 되부지게 빨리도 먹었네.

 

어이구, 저 할마신 걸어가서 엿을 먹네??

 

아줌마, 빨랑 뛰어가서 엿먹어야지.

 

남잔 엿먹는거 없어??

다들 실실 웃으시면서 아저씨를 쳐다보고 계시고...

 

 할머님들 ; 엿이 아니라 사탕이래두

 

봐 사탕이지.

 

확인!! 박하사탕이죠?

 

그래도 뒷집 아저씨, 자꾸 엿이라구 빡빡 우기시길래...

 

참다못해 제가 한마디 거들었죠, 뭐.

 

삼생아짐 ; 아저씨도 거기서 소리만 빡빡 질러대지 말구 가서 엿먹어요!!!

 

옆에 계시던 어르신들이 일제히 웃음을 터뜨리시네요.

 

 

잠시 잠잠하던 아저씨, 또 한마디...

 

뒷집 아저씨 ; 어이, 거기 영계랑 늙은이랑 같이 뛰게 함 안되지.

 

그래두 나이가 다른데...

 

나이별루 뛰어야지.

 

하긴 60세 할머니는 80세 할머니에 대면...완전 영계(?)죠.

 

 

제기차기 이등한 황정구 어르신

 

상품 받아서 당당하게 사진 찰칵!!

 

 

풍선 안고 달려서 함께 터뜨리기시합인데요...

 

어르신들이 서로 안 나가시려니깐

 

뒷집 아저씨 ; 어이, 임자. 나랑 나갈까??

 

그랬더니 할머니들이 모두 고개를 설레설레...

 

김정식씨 아주머님 나가시는데 아저씨가 딴짓하고 있으니깐

 

아저씨 ; 야, 너 안나가면 내가 너 마누라하고 나간다!!!

 

그랬더니 딴짓하시던 아저씨, 얼릉 나가시네요.

 

반환점을 만들기 위해 면사무소 양형준주사님이랑 지세구님들이

 

의자들고 배달의 기수 노릇을...

 

그래도 열심히 가져다 놓았는데...

 

 

서석면 제 1호 도지사 표창을 받았다던 이 어르신...

 

" 의자를 저렇게 막 삐뚤빼뚤 놓음 어떡해.

 

줄 자 딱 갖다 대구 줄 맞춰 놓아야지..."

 

그 말씀에 제가 고개를 설레설레...

 

꼼꼼하신 어르신들 보기에 대강하는 젊은 사람들은 맘에 안 차는 모양...

 

 

그나저나 모두들 한꺼번에 뛰시는 바람에 1,2등을 알아낼 수가 없었어요.

 

서로서로 일등이라구 우겨대시니깐...

 

김동혁 노인회장님 ; (에라 모르겠다.)

 

에..이번 경기는 모두 일등입니다!!

 

불만있는 사람은 내일아침에 우리집으로 오세요!!

 

그래서 결국 모두 일등이 되어버렸어요.

 

 

며칠전부터 음식 준비하랴, 당일 식사준비하랴

 

뒷바라지 하신 각 리 부녀회장님들과  새마을지도자님

 

그리고

 

이장님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각 리 부녀회회원들도요...

 

원주에서 이장연합회 체육대회가 같은 날 열렸지만

 

우리 지역 이장님들은 어르신들을 위해 모두 불참...

 

어르신들 체육대회에서 뒷수발을 들기로 마음을 모아서

 

김동혁 노인회장님, 고맙다는 말씀을 여러번...

 

 

어르신들 오늘 하루 모두모두 즐거운 하루가 되셨기를 바라구요...

 

오래오래 건강하게...만수무강 하세요.

 

오늘날의 우리가 이렇게 고향에서 서로서로 위하며 살아가는 것도

 

여지껏 고향을 지켜주신 어르신들 덕분인걸요.

 

 

사랑해요, 서석면 어르신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