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녀석 피아노학원에 데려다주려고...학교에 갔더니....
아이들이 웅성웅성, 시끌시끌...
여자아이들은 비명을 지르며 달아나구요...
남자녀석들은 신나게 �아다니고...
왜그런가 했더니 원우녀석...
우산끝에 말벌집을 꿰어차고...
여자아이들에게 들이대니...
기겁한 여자아이들이 놀라서 달아날 밖에요...
여자애들 ; 저 안에 벌레 되게 많아요.
정말 집속에는 애벌레가 우글우글...
재림이녀석 ; 그래두 벌은 한 마리두 없어요.
녀석들의 말대로...다행히도... 벌은 하나도 없더라구요.
하지만 좀 징그럽긴 하네요...
이녀석들이 주일날 교회앞에서 뱀 잡아서
작대기에 걸구서 여자아이들 놀렸다는 거 들어본 적 있었지만...
이런 짖궂은 현장을 직접 목격하니...
참...
기가 막히고, 어릴 적 생각도 나고...
저희 어렸을 때 운동장에 풀 뽑기 선생님들이 시키면...
남자아이들이 송충이 잡아서 여자아이들 신발에 올려놓거나
책상서랍에 넣어놓기도 했거든요.
그땐 송충이가 왜 그리 징그럽고 무섭던지...
선생님한테 가서 이르고, 엉엉 울고...
게다가 팔에 머리카락 한 올 떨어져도 송충이가 팔에 기어가는 것 마냥
화들짝 놀래서 자다가 깨어나고...
처음 시골로 시집와서 울 어머니가
김장배추에 약 안치고 먹는다고...
배추 벌레 일일이 손으로 잡아내시는 거 보고 여전히 소름 쫘악~~
게다가 벌레알인지 똥인지 파랗게 알알이 뭉쳐 있는 거 떠올리면
밥 먹다가도 김치가 안 넘어가고...
이웃집에서 고야랑 복숭아를 주셨는데 벌레가 반이상...
이미 먹은 고야 생각함 속이 울렁울렁...
쌀에 벌레 났다고 20킬로짜리 쌀 한푸대 몽땅 버렸다가
울 신랑 기막혀서 혀 끌끌 차고...
......
지금요??
솔직히 송충이보면...... 이쁘다는 생각 들긴 해요.
또 나방의 애벌레두요.
물론 온갖 기어다니는 벌레를 넘 넘 사랑하는 우리 후배의 딸 혜인이 덕분이기도 하고...
어제께도 아림이네 벌 잡으러 간다구 놀러간다니깐
울 후배 경희넘 ; 가서 쏘이든지 말든지 맘대로 해!!
해버렸다구...
(녀석의 서랍에는 가끔 벌레가 우글우글...)
지렁이만 보면 땅 살아있다고 의기양양한 울 최후의 보루와
낚시에 미쳐 구더기와 지렁이를 보물이라 생각하는 울 아들 덕분에
이제 웬만한 지렁이보면
"응, 밭에서 마실나왔네??"
정도는 돼요.
게다가 찰옥수작업하다 보니깐
옥수수끝에서 벌레 꼬물꼬물 기어나오는 것 쯤은 이제 아무것도 아니라서...
손가락으로 툭~~
벌레없는 농작물이 우리 몸에 더욱 해롭다는 거 정도는 아니깐요.
찰옥수수 전자상거래 배송작업 하면서
몇 년 전에 옥수수에서 벌레가 나왔다고 항의하신 고객 분 있었어요.
아이들이랑 온 식구가 놀랬다고...
벌레먹은거 다 빼내지만 간혹 들어가는 경우에는 도시에서는
난리가 나죠.
하지만...옥수수는 약을 치지 않기에 벌레도 살 수 있는거죠.
물론 약을 안 치면서도 진딧물이나 벌레가 생기지 않게 하는게 기술이긴 하지만요.
(이제 울 최후의 보루는 그 방법을 터득했더라구요.)
사실 수입농산물로 만든 빵이나 과자는 아무리 오래 놔두어도
벌레가 생기질 않아요.
심지어 일년이상 지난 밀가루에서도 나방알 하나 안 생기니깐요.
유통과정이 길고, 거리가 멀고, 상하지는 않게 해야하고...
그럼 그 처리과정을 어찌하는지는 안 봐도 뻔한 거 아니겠어요??
어떤게 정말 진정으로 우리 몸에 좋은 먹거리인지는
한 번 돌이켜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듯 싶어요.
왜 점점 더 암환자가 많아지고
왜 점점 더 질병이 많아지고...
왜 점점 더 심성이 삭막하고 거칠어지는지...
원인과 이유야 다양하겠지만...
어쩌면 가장 밑바탕이 되는 건 바로 먹거리가 아닐런지...
그래서 농업을 생명산업이라 하는 게 아닐까요??
우리 농업이 가야할 길도 진정한 생명을 살리는 농업이어야 하구요.
PS 이제 벌레를 무서워하지 않는 자신이 한없이 기특(?)한
삼생아짐이...농업의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나름대로 심각하게 고민하며 내린 결론이었답니다.
(이렇게 말하니깐...되게 거창해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