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개야, 소야???

삼생아짐 2008. 8. 26.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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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요...

 

사실 평소에 소가 조금 멍청하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덩치에 비해 사납지도 않구요...

 

윗니가 없어 깨물지도 않고...

(울 민재가 빗자루 한 번만 휘익 스쳐도 도망가고...)

 

"야!!" 소리 한 번 지르면 눈치 실실 보고...

 

어찌 보면 온순한 동물인데...왜 멍청하다고 생각했는지...

 

사람도 넘 온순하면 가끔 다른 사람들한테 무시당하고...

 

멍청하다고 놀림 받을 때 있잖아요...

 

 



 


근데요...

 

제가 우리 집 소들 보고 그딴 생각 싸악 버렸잖아요.

 

점심시간에 잠시 다니러왔는데..우사쪽이 시끌시끌...

 

소 한 마리가 강아지마냥 껑충 뛰어

 

 

 


내가 아끼고 아끼던 복숭아를 홀랑 따버리고...

 

복숭아 이파리를 몽창 뜯어 먹어버렸잖아요.

 

다른 한 넘은 따라하다 목이 걸려서 캑캑거리고 있구요...

 

 

바닥에 떨어진 복숭아 좀 보세요!!!

 

 

 

제가 화가 나서 마악 쫓아가 방방거리니깐...

 

 

딴짓 하는 넘에...

 

 

눈치 실실 보며...

 

 

도망가는 넘에...

 

 

아닌 척 시치미 떼는 넘...

 

하지만 제가 누굽니까요...

 

기어이 범인(?)을 색출했지요.

 

 

귀 왼쪽에 팻찰 붙은 넘...

 

제가 쫘악~~~ 노려보자...발 등 저린 이넘...눈치보더니 결국 숨네요.

 

 

몇 년 동안 공들여 키워서 이제 올해 처음 복숭아 먹어볼까나 했는데...

 

 

세상에나...

 

 

그 와중에 떨어진 복숭아 훔쳐 먹으려고 들이대는 이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는 넘들...

 

 

......


 

단단히 주의를 줬지요.


 

작년까진 이파리와 가지만 무성하더니...

 

올해 울 최후의 보루가 소똥 거름을 줘서... 다섯개 정도 달려서 잘 크고 있었는데...

 

이넘들 때문에 이게 따악 두 개 남았어요.

 


그럼 뭐합니까요...

 

돌아서자마자 아까 그 떨어진 복숭아 어떻게든 주워 먹으려고 다시 시도하는 넘들...

 

.....

 

소도 오래 길러보니깐 개 못지 않아요.

 

주인의 차소리를 알아듣고 우리가 들어가면 울음으로 반기구요...

 

밥 늦게 주면 온 동네 떠나가라 신경질 내며 울구요...

 

새끼 낳을때랑 새끼 팔아버렸을때...번식기랑...

 

낯선 사람 오면 마악 울어대는데...

 

그때마다 울음소리 억양이랑 횟수가 달라요.

 

 

가만히 듣고 있던 수향넘 ; 엄마, 우리 집 소들은 소가 아니라 멍멍이같어...

 

하긴 오늘 하는 짓 보니깐...

 

저걸 멍멍개라 그러지 누가 소라 그러겠어요...

 

어쨌든 앞으로 우리가 쓰는 말 중에 그런 말은 좀 고쳐야 할 듯 싶어요.

 

"소처럼 미련한 넘..." 이 아니라..."소처럼 영리한 넘!!!"

 

그럼 소가 개처럼 하는 행동은 뭐라 그래야 하나...

 

음...

 

"개 같은 넘???"

 

이건 안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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