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요...
사실 평소에 소가 조금 멍청하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덩치에 비해 사납지도 않구요...
윗니가 없어 깨물지도 않고...
(울 민재가 빗자루 한 번만 휘익 스쳐도 도망가고...)
"야!!" 소리 한 번 지르면 눈치 실실 보고...
어찌 보면 온순한 동물인데...왜 멍청하다고 생각했는지...
사람도 넘 온순하면 가끔 다른 사람들한테 무시당하고...
멍청하다고 놀림 받을 때 있잖아요...
근데요...
제가 우리 집 소들 보고 그딴 생각 싸악 버렸잖아요.
점심시간에 잠시 다니러왔는데..우사쪽이 시끌시끌...
소 한 마리가 강아지마냥 껑충 뛰어
내가 아끼고 아끼던 복숭아를 홀랑 따버리고...
복숭아 이파리를 몽창 뜯어 먹어버렸잖아요.
다른 한 넘은 따라하다 목이 걸려서 캑캑거리고 있구요...
바닥에 떨어진 복숭아 좀 보세요!!!
제가 화가 나서 마악 쫓아가 방방거리니깐...
딴짓 하는 넘에...
눈치 실실 보며...
도망가는 넘에...
아닌 척 시치미 떼는 넘...
하지만 제가 누굽니까요...
기어이 범인(?)을 색출했지요.
귀 왼쪽에 팻찰 붙은 넘...
제가 쫘악~~~ 노려보자...발 등 저린 이넘...눈치보더니 결국 숨네요.
몇 년 동안 공들여 키워서 이제 올해 처음 복숭아 먹어볼까나 했는데...
세상에나...
그 와중에 떨어진 복숭아 훔쳐 먹으려고 들이대는 이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는 넘들...
......
단단히 주의를 줬지요.
작년까진 이파리와 가지만 무성하더니...
올해 울 최후의 보루가 소똥 거름을 줘서... 다섯개 정도 달려서 잘 크고 있었는데...
이넘들 때문에 이게 따악 두 개 남았어요.
그럼 뭐합니까요...
돌아서자마자 아까 그 떨어진 복숭아 어떻게든 주워 먹으려고 다시 시도하는 넘들...
.....
소도 오래 길러보니깐 개 못지 않아요.
주인의 차소리를 알아듣고 우리가 들어가면 울음으로 반기구요...
밥 늦게 주면 온 동네 떠나가라 신경질 내며 울구요...
새끼 낳을때랑 새끼 팔아버렸을때...번식기랑...
낯선 사람 오면 마악 울어대는데...
그때마다 울음소리 억양이랑 횟수가 달라요.
가만히 듣고 있던 수향넘 ; 엄마, 우리 집 소들은 소가 아니라 멍멍이같어...
하긴 오늘 하는 짓 보니깐...
저걸 멍멍개라 그러지 누가 소라 그러겠어요...
어쨌든 앞으로 우리가 쓰는 말 중에 그런 말은 좀 고쳐야 할 듯 싶어요.
"소처럼 미련한 넘..." 이 아니라..."소처럼 영리한 넘!!!"
그럼 소가 개처럼 하는 행동은 뭐라 그래야 하나...
음...
"개 같은 넘???"
이건 안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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