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마을 이야기

호박이야기

삼생아짐 2008. 8. 3.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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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갓 태어났을 때 울 집안의 할아버님이

 

대흥백씨 가문의 '종녀'가 태어났다고 일부러 보러 오셨다가

 

제가 넘 조그맣고...못생겼다고

 

'박호순'이라 하셨대요.

 

 

 그 당시에 인큐베이터가 있었을리 만무하고...

 

넘 조그맣고 쪼글쪼글 배배틀려서

 

살아날것 같지 않다고...

 

고개를 설레설레 흔드셨다는데...

 

 

 

우리 친정어머니께선

 

먹고 살기 힘들고

 

 종가집 일이 많아 저를 뱃속에 품고도 일하느라 몸을 못 돌보셔서

 

그렇게 빈약하게 저를 낳았는데...

 

 

 

집안 어른이 기껏 오셔서 수고했단 한 마디 말없이

 

못생겼다고, 또 딸을 낳았다고

 

이름을 지어달래니깐

 

'호박'의 다른 이름...

 

 



박호순=순호박'이라 지으라 하셨다는 말씀에

 

너무너무 서운하셔서

 

미역국이 안 넘어가셨다고 하시대요.

 

 

근데...여기 홍천 찰옥수수장에

 


호박 터널이 생겼어요. 




이 호박 터널밑을 혼자 걸어보는데...

 

 



참...

 


 그 어른 말씀이 실감나네요.

 


정말정말 못생긴 호박들이 줄줄이...

 


근데요...

 

 

저도 이렇게 호박이 다양한 줄 몰랐어요.

 


 

 색깔도 다양,

 

 


모양도 다양...

 


신기하기도 하고...

 


사진으로 감상하는 것 보담은 직접 와서 보시고  

 

 


와~~

 


이렇게 이쁜 호박도 있네요. 

 

 

 

호박 터널밑을 걸어보는 것도

 

색다른 맛이예요.

 


 

중간에 넘 무거워서 부러진 호박 한 덩어리를 주워왔는데...

 

꼭 모양이 도깨비 방망이 모양이예요.

 


 

(주최측의 눈치를 실실 보면서...절대로 제가 딴거 아니걸랑요.)

 

 

제가 이 도깨비 방망이 호박 들고 오니깐

 

술먹던 울 최후의 보루랑 다른 분들의 눈이 휘둥그레...

 

삼생아짐 ; 이거 장사도 안하고 술만 먹는 사람 혼내줄려고 가지고 온거거든요.

 

그랬더니

 

다들 제 눈치를 슬금슬금...

 

 

찰옥수수 사러 오셨던 손님이 보시고 달라고 하셨나봐요.

 

얼릉 주어버리시네요.

 

그랬더니 그 분이 한번에 열박스를 사가셨어요.

 

 

아무리 봐도 역시 호박은 쓸모가 있어요, 그죠??

 

 

 

근데요...

 

무지 궁금한 것 한가지...

 

이 호박 먹어도 되는지, 안되는지??

 

(나중에 행사 끝나고...음..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