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는 좋아해도...
사실 고양이는 별로 좋아하질 않았어요.
넘 냉정하거든요.
게다가 의리도 없고...
약삭빠르고...
그리고 늘 새침한 표정...이뻐해줘도 할퀴기만...
아쉬울때만 애교떨고...
근데 이 아기고양인 넘 귀엽네요.
차고치러 갔다가...어디선가 울음소리가 들려 소리를 따라가보니
이 아기고양이가 고무 함지에서 나오질 못하고...
맘 약한 영재녀석, 꺼내주자고...
근데 주인이 가둬 놓은걸 어째요...
손 못대게 했죠...
알고보니 배가 고파 그런거였네요.
주인아줌마가 아기처럼 살포시 안고 우유를 먹이는데...
정말 엄마한테 안긴 아기같아요.
조금씩 조금씩
우유를 빨아들이는데...좀 가엽기도 하고...이쁘기도 하고...
주인아줌마가 ... 이녀석...체할까봐 쉬어가면서 먹이려 하니깐...
녀석, 아기처럼 꼬옥 잡고 안 놓으려해요.
생존본능...
안 떨어지려는 영재녀석 손 붙들고 돌아서나오는데...
맑고 이쁜 초롱초롱한 눈동자
좀 여운이 남긴 하네요.
영재녀석 ; 엄마, 우리 고양이 기르자.
내가 하라는대로 다할께, 응??
삼생아짐 ; 네가 안 졸라도 이미 기르고 있어.
영재녀석; ??
삼생아짐 ; 텃밭에 생선대가리 가져다놔봐.
일분도 안돼서 고양이 다섯마리는 몰려온다.
어떤 고양이는 이렇게 아기처럼 사랑받으며 자라고
어떤 고양이는 먹이를 찾아 사방을 헤매고
주변에 고양이가 너무 많아졌네요.
운전할 때도 시도때도 없이 뛰어드는 이 넘들 때문에
사고도 여러번 날 뻔했죠...
게다가...
농촌으로 시집와서 산골짜기밑에 옛날 낡은 농가에 살때
울 최후의 보루 예비군 훈련가고 혼자 있는데...
밤새도록 천장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아니라 우당탕 쿵탕 집부수는 소리가 나서
무서워서 부들부들 떨며 밤새웠는데...
알고보니 쥐가 아니라 고양이가 새끼를 친거라더군요.
나중에 그녀석들 잡아내느라 엄청 고생...(울 최후의 보루가...)
게다가 상할까봐 현관앞에 내어놓은 찌개도 얌전히 뚜껑열고 훔쳐먹는 나쁜넘들...
이래저래 고양이에 대한 기억은 별로 좋지않은데...
그래도 엄마를 잃어버리고
카센터에서 자라는 이녀석...
아무 탈없이 무럭무럭 자랐으면 좋겠네요.
어찌됐든 녀석에게 하나밖에 없는 '생명'은 '생명'이니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