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들어와 산 지 어언 20년만에
처음 부녀회 총무를 맡고서 살림을 넘겨받았어요...
근데 회의록이란 게 있어 무심코 넘겨봤더니...
간인도 찍고요...
모든 모임날짜마다 회의발언이 기재되어 있는데...
혼자서 들여다보고 한참 웃었어요...
그리고 감동도 먹구요...
봄가을로 폐품 수집해서 번 기금도 하나하나 다 첨부되어 있구요...
제가 했는지도 기억 안 나는 발언도 기재되어 있구요..
(그러구 보니까 그런 말을 한 듯도 싶어요...)
폐품 판 돈으로 마련한 마을그릇 뿌듯했지요...
회장 : 우리 그릇을 사랑합시다
일동 : 즐겁게 웃다...
(이 대목에 정말 저도 다시 한 번 즐겁게 웃었어요...ㅎㅎㅎ)
다같이 화이팅도 외쳤구요...
아이들을 인사 잘 하는 바른 아이들로 키우자는 의견도 있었네요..
(누가 한 말인지 아시겠죠?? )
1997년 외환위기(IMF)때 금모으기에 동참했던 기록도 있고요...
(저도 그 때 울애들 돌반지, 백일반지, 결혼반지꺼정 몽땅 팔아서
금모우기에 동참했었지요...뿌듯...)
근데 지금 금값이 장난이 아냐...(조금 아깝긴 하네...)
이러면 안되겠죠??
나라살리기에 동참해놓고...
마을 경로잔치 음식도 의논하고...
음료수 대신 식혜를 만들자는 의견도 내놓아서 그렇게 했고요...
지금도 탄산음료보다는 식혜를 직접 만들지요.
손이야 많이 가지만 우리 몸에 좋은 먹거리로 노인 공경하는거잖아요^^
부녀회장 일 맡아 하다보면 집안 일 손해가 넘 많이 가서
활동비를 좀 마련해 드리자고 제가 제안 했다가
부결당한 아픈 기억이......
(봉사는 어디까지나 순수한 봉사여야만 한다고...)
가장 압권인 이말...
"이제 배도 고프니 국수나 삶아 먹읍시다."
이것 말고도 제 기억을 새롭게 되살리는 재미난 의견들과
회의내용이 참 많았어요.
이 회의록을 하나하나 기록한 전임 총무님들이 얼마나위대해 보이는지...
에휴~~~~~
덜렁거리는거라면 이 세상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저는
어찌하면 좋나요???
앞으로 2년동안 정말 죽어났네요......
이 형님들 반만이라도 쫓아갔으면 소원이 없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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