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봄에 동동주 만드는 법을 배우느라
팥방구리에 쥐 드나들듯 드나들었던
인옥순 할머님 댁이예요.
지난 봄에 찍어놓고
올리려다 보니 술 익는 동안 시간이 많이 흘러가버려서...
이제 동동주 만들어먹어도 좋은 철이 되었으니 올려볼래요^^
근데 어째요...
일년도 안 지났는데 거진 반이나 까먹어버렸으니...
이제부터 기억을 되살려야죠.
들기름을 멕여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무쇠 솥단지...
시골에서 이 무쇠솥은 어머니들에겐 신주단지나 마찬가지죠.
장담을때나
두부만들때
손님 많이 왔을 때
여름에 옥수수나 감자 찔 때
그리고
닭 삶을 때
두루두루 요긴하게 쓰이죠.
우선 솥을 잘 헹구기 위해 불을 지피죠.
나무토막도 넣고...
모아두었던 타는 쓰레기도 태우고요..
휴지통에서 100원을 주우시더니
횡재하셨대요..
아마도 할아버님이 모르고 넣으셨는지...
뜻밖의 부수입에 흐뭇해하셨죠.
연기가 잘 빠지네요.
아마도 이번 술은 정말 맛나게 될 예감이 드신다고...
모든 음식이 그렇지만 술은 특히 예민해요.
똑같은 재료로 술을 담아도 집집마다 술맛이 달라요.
(어쩔수 없이... 제가 온 동네 동동주는 다 마시고 다닌 티를...)
한편엔 밑밥으로 쓸 찹쌀을 씻어 놓구요...
그리고 엿물을 고아요.
원래 엿기름과 옥수수로 오래오래 고아야 하는데요...
우선 시범적으로 엿을 사다
엿물을 냈어요.
하시는 말씀 " 편하게 하는 벱만 배움 안 되는데 배우려는 정성이 기특해서
우선 시범을 보이는게야..."
성질급한 제가 이 동동주 만드는 법 배우느라 기다리고 기다린 시간 생각하면...
동동주만들기1....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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