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봄
하우스 가장자리의 빈 틈이 보기 싫어서
그냥 놔두면 풀만 자꾸 올라오길래
대파모종을 사다가 쭈르륵 심었어요.
그랬더니 여전히 풀이 자꾸만 올라와서
맘 잡고 풀을 모두 뽑아주었죠.
그것도 여러번.
다른 하우스 가장자리에도 대파 모종을 사다 심었어요.
이 대파는 여름내 잘라먹고
겨울을 나면
이듬해 봄에 다시 또 파랗게 올라오길래
아예 이 하우스 가장자리를 대파 밭으로 만들기로 작정했지요.
일년이 지나는 동안
무럭무럭 잘 자라 주었네요.
기특하기도 하지요^^
이쪽 저쪽으로 심고
지난 여름내 방울토마토를 심어 따먹던 곳에
시금치 씨앗을 뿌렸더니 드문드문 났네요.
파란 나물이 그리워질때라
시금치를 도려내서 데쳤어요.
참기름과 맛소금을 넣고 조물조물 무치니 정말 맛나네요.
이 시금치도 겨울을 나면
내년 봄 일찍이 다시 파랗게 파랗게 돋아날 거예요.
중부 지방에는 밤새도록 폭설이
첫눈으로 내렸네요.
아침에 다시 보니 온 세상이 하얀게 너무 이쁘지만...
습설이라 그런지 여기저기 피해 소식도 들려오고
이제 모든 농작물이 끝났구나
아쉬우면서도 휴식의 계절이 돌아오는군...위안을 삼았지요.
내 파밭....
은근 걱정했는데
함박눈이 하얗게 내리고 난 후에도
이 하우스 가장자리에 심은 대파는 아직 얼지 않고 파랗게 살아 있어요.
그래서 더 얼기전에 노란 바구니에 비료 푸대를 깔고
대파를 한뭉텡이씩 흙째 뽑아
담았어요.
이렇게 뽑아들인 대파는 겨우내 먹고
또 12월부터 부녀회에서 손만두를 빚을 때
사용할 거예요.
대파 부자가 된 듯 싶어요.ㅎ
작년에 대파가 흉년이라
올 봄에 대파 파동이 나서 엄청 비쌌던 생각하면
이렇게 대파를 심어 먹으니 얼마나 든든하고 좋은지요^^
강원스테이 선생님들께도 반찬하실 때 쓰시라
드리기도 했지요.
사실 대파 가격이 올랐어도
정작 농민들은 별 재미 못 봤었고
그리 실감하지 못했어요.
농부들에게 있어 농산물이란
가격과 상관없이
그저 필요한 작물을 심고 가꾸어
언제든 마음대로 먹을 수 있다는 것
그것 하나만으로도 농촌생활이 참 좋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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