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란 그래요.
둘 중의 하나가 좋아하면, 다른 하나는 삼가하고
또 다른 한사람이 꺼려하면 나머지 한 사람은 챙기려 하죠.
부부가 같은 취미를 갖고
같은 것을 좋아하면 이상적이라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전 반대로 서로 다른 성향의 사람들이 만나
자신에게 없는 점, 부족한 점, 다른 점을 상대방에게 찾고
참고 배려하고 이해하고 맞추며 살아가는 것이
지루하지 않은 삶이라 생각했고
서로 다름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 노력하며 살아왔어요.
그래서...
이렇게 장황하게 늘어놓았지만
결론은......
서방님이 술을 참(!) 좋아해서 전 정말 안 좋아했다는 거예요.ㅋ
그런데......
이 수제맥주를 처음으로 맛보면서
아,
술도 이렇게 맛있을 수 있구나, 감탄했어요.
특히 흑맥주요.ㅎ
(이태리 사는 동생네가 자주 챙겨주는 그 비싼 와인도 전 시큰둥했었거든요.ㅡㅡ;;)
오늘은 제가 그 맛에 반했던 브라운 포터(Brown porter)를 드디어 만들었는데요,
브라운 포터 레시피, 40L 분량입니다.
Malt
- Pale 2-Row 8Kg
- Blackprinz Malt 400g
- Caramel / Crystal 60L 500g
- Chocolate(US) 400g
분쇄한 몰트를 통에 넣고 당화시킵니다.
맥주의 종류는 몰트와 홉에 의해 달라지지만
맥즙을 추출하는 과정은 거의 비슷합니다.
파쇄된 곡물들을 65도의 물에 넣고 약 90분간 끓여주기.
65도에서 60분, 75도에서 30분 끓여요.
(브라운 포터는 산도조절제를 넣어주지 않네요.)
기존에 만들었던 American Pale Ale이나 Golden Ale보다색이 엄청 검죠?
그래서 흑맥주.ㅋ
전 흑맥주에 흑설탕 들어가는 줄 알았어요.ㅋ
초코렛 몰트, 카라멜 몰트는 초코렛이나 카라멜 넣는 건줄 알았죠.
(저도 알아요, 무식했다는거!ㅠㅠ)
초코렛몰트나 카라멜몰트가 보리의 태운 정도, 말린 정도, 건조 시간 등에 의해 이름붙여진다는걸 몰랐죠.ㅎ
90분간 당화시킨 후 매시아웃
즉 통을 분리시켜서 맥즙만 받아내는 거예요.
어느정도 물이 떨어지면
75도의 물로 46리터가 되도록 스파징
(남아있는 당분을 마저 추출해서 약 1시간 동안 끓였을 경우 최종 맥즙의 양이 40리터가 되도록 물을 잡아주죠.)
그리고 130도의 온도를 설정한 후
맥즙을 끓여주는데
약 90도의 온도가 되면
(끓어오르기 시작할 때)
시간설정을 한시간으로 하고
이때부터 60분 홉이 들어갑니다.
(브라운포터는 거품을 걷어내지 않습니다.)
브라운포터의 홉은 East Kent Golding 한가지만 씁니다.
- East Kent Golding 84g 60분 호핑
- East Kent Golding 28g 10분 호핑
- East Kent Golding 28g 0분 호핑
그리고 45분 끓인 후
15분 정도 남았을때
단백질 응고제& 효모영양제 각 10g씩을 넣어주는데
이렇게 물에 개어놓았다가 넣어줍니다.
단백질응고제를 넣어줄때
칠러도 미리 소독하는 의미에서 셋팅해 줍니다.
칠러를 셋팅한 후 약 5분 정도 지나면
10분 홉이 들어가고
냉각펌프와 칠러를 작동해서 85도까지 온도를 내린 후
0분 홉을 넣어줍니다.
그리고 계속 식히는 거죠.
30도가 될 때까지.
언제 식나 틈틈이 온도 쳐다보며 기다리는 중...
(그래요,
전 이걸 기다림의 미학이라 불러요.
분쇄에서 당화, 끓이고 식히고, 통에 담아주기까지 자그마치 6시간.
그나마도 식히는 과정이며 저어주는 과정 등을 기계로 대신해서 그렇다네요.)
약 30도가 되면 스위치를 끄고,
23~25도에서
소독한 통에 받기 시작합니다.
이때 초기비중을 재어서 기록
1.051 정도가 나왔네요.
두개의 통에 비슷하게 받아서 효모를 넣어줍니다.
English Ale Yeast S-04
(Liverty Bell Yeast M36이라는 효모로
한 통당 넣는 양은 약 10g 입니다.
한봉지가 10g 이예요.
한통당 한봉지가 들어가요.(그말이 그말..ㅋ)
두 통에 받고나니
통안에 남는건 홉 찌꺼기
흑맥주 색깔답게 시커먼 물이 보이죠? ㅎ
마개를 막고
발효정도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스타산을 반쯤 부어 마개를 닫고
조심조심 발효실로 직행
발효실내에 다른 팀들이 작업한 결과물들이 보이기 시작하네요.
작업하는 사이
지난주에 복습하는 의미에서 한번 더 만들었던
American Pale Ale에
Simcoe(US) 150g 과 Mosaic 150g을 넣어줍니다.
드라이 호핑이라 하죠.
홉향을 가장 잘 나타낼 수 있게 1차 발효가 완료된 맥즙에 홉을 투입하는 것
이 홉을 넣고 다시 1주일 정도 홉향을 추출하면
병입을 하게 되네요.
그리고 2주전에 만들었던 Pale Ale 병입작업
탄산을 발생시키기 위해 설탕을 7g 넣어줍니다.
설탕의 양이 많아지면 탄산가스 생성이 과해져서 폭발할 수도 있어요.
오미자 액기스 더운 곳에 놓았다가 개봉하면 끓어넘치는 것처럼
수제맥주도 탄산이 너무 많이 생기면 끓어넘칩니다.
커튼이며 싱크대며 이거 폭발해서 닦느라 엄청 고생.ㅠㅠ
토마토 주스도 실온에 두거나 냉장고에 오래 두면 탄산가스가 생겨서 개봉시에 폭발해요.
그래서 오미자 액기스 구입하시는 분들께 꼭 냉장고에 넣어서 차갑게 식힌 후 개봉하고
실온에서 움직인 후에 개봉하시지 말라 권하지요.
병입하기전에 최종 비중을 재어
초기비중과 계산하여 알콜 도수를 측정합니다.
초기 비중(OG) 1.060
최종 비중(FG) 1.010
(1.060-1.010)*131+0.3=6.85%
알콜도수 6.85네요.
거품이 생기지 않도록
약 45도 각도로 기울여서 병에 담아주는데
뚜껑을 닫기전에 병 허리를 살짝 눌러서
산소를 최대한 제거하고 마개를 닫아 줍니다.
40리터로 보았는데 홉찌꺼기 등을 제하고 나니
약 35병 정도가 나왔네요.
다시 일주일간 숙성...들어갑니다.
말랑말랑하던 병이 탄산이 들어가면 팽팽하고 단단해지죠.
오늘은 사모님이 과일 샐러드와 냉이피자를 만들어 주셨어요.
아보카도 싫어했었는데
예전에 사모님과 맥주안주 작업할 때
만들어 주셨던 샐러드의 아보카도는 맛나서
저도 그 담부터 아보카도 먹어요,ㅎㅎ
오늘의 냉이피자도 봄향이 상큼하게 느껴져서
참 좋았답니다.
오늘 시음하라고 주신 맥주는 다음 시간에 만들게 될
Belgian Dubbel
흑맥주가 입에 맞는다고 생각했었는데
얘도 엄청 입에 맞아요.ㅋ
세잔이나 마시고 금세 취해서 어질어질...
도수도 제법 되네요.
저도 이제 맥주 이름과 종류, 차이점 등에 조금씩 전문가(?)가 아닌 아마추어가 되어가는듯 싶어요.ㅋ
온도와 시간, 물의 양 등
예민하게,
집중을 요하지만,
맛의 차이를 집어내는것에 조금씩조금씩 익숙해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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