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겨울을 나면서
지난해 새로난 풀들이 하천에서 엄청 커 있네요.
이 풀들은 이름만 풀이지
한 해 묵은 것들은 나무줄기처럼 굵고 억셉니다.
어떤 것들은 사람키보다 더 크고요.
그래서 여름에 비가 많이 와서 큰물이 내려갈 때
물의 흐름을 원활히 하지 않고
둑방에 걸려서 논 밭을 쓸어버리기에
해마다 봄이면 하천깎기를 해 줍니다.
봄이 되면 날을 잡아 하천을 정비하는데
오늘은 저희 마을 부녀회에서 '하천'정비 작업을 했습니다.
사람들 손으로만 하면 이틀이 걸려도 다 못하기에
마침 동네에서 포크레인 하시는 분이 계셔서 그분의 도움을 받아 작업을 했습니다.
못 나오시는 부녀회원들 대신에 서방님들도
예치기 들고 오셔서 몇배나 도움 됐어요.
원래는 풀을 깎아 한쪽에서 태워버리는데
워낙 산불이 많이 나는 철이라
한쪽으로 걷어 모아 흘러가게 두었습니다.
정말 열심히 낫질 했습니다.
땀 뻘뻘 흘리며 그래도 재밌다니까 형님들이 웃어요.ㅎ
새순은 쉽대요.
(울 서방님, 저 낫질 못하는줄 아는데...ㅋ)
작업전과 후를 보니 차이가 확 나요.
마음이 다 시원합니다.
엊그제 함박눈이 펑펑 왔는데
그래도 계절을 알리는 버들강아지는 꽃을 피웠네요.
그래도 이녀석들도 모두 잘라버려야 해요.
그냥 봄이 왔구나 눈인사만 하고.......
아침 일찍 나오느라 잔뜩 껴입었던 옷들도
슬금슬금 벗어놓기 시작...ㅎ
새벽부터 일어나 두부찌개도 끓이고
순대와 컵라면으로 새참도 준비하고...
힘든 작업 후,
간단한 새참으로 작업을 마쳤습니다.
모두들 힘 모아 공동 작업을 하고 나니
얼마나 개운한지요.
올여름, 장마 피해 없이
우리 지역 하천도 깨끗하게...
그렇게 봄 맞이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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