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생마을의 먹을거리 이야기

호박잎 쌈밥

삼생아짐 2012. 9. 14.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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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는 들판에 나는 푸른것들, 산에 오르면 보이는 것들이

 

긴 겨울을 지낸 시골의 요긴한 먹을거리였다면

 

 요맘때 농촌에서는 텃밭에 나가면 모든게 찬거리가 된답니다.

 

양배추를 따내고 난 자리에

 

다시 새순이 나와

 

잘 도려내어 데쳐서 쌈으로도 싸먹고 묵나물로 만들어 볶아먹기도 하지요.

 

 

찬바람 불기 시작하면서 맺힌 호박은 달고 맛나서 된장찌개를 끓이면

 

훌륭한 저녁 찬거리가 되지요.

 

 아삭이풋고추를 장에 찍어 곁들어 먹으면 그야말로 웰빙 밥상이 따로 없죠.

 

 

또 호박잎을 따서 잘 쪄서 쌈으로 먹기도 한답니다.

 

 

남편이 출장가고 혼자 있는 날이면

 

혼자서 이것저것 밥상 차려서 먹는게 익숙치않아 잘 건너뛰는데

 

그러다보니 위장병도 생기고 소화력도 떨어지더라구요.

 

 

그래서 간단한 도시락을 싸게 되었는데

 

보통때는 유부초밥을 쌌었는데

 

텃밭을 온통 덮고 있는 푸르고 신선한 호박잎 쌈을 싸 보니 그 또한 별미네요.

 

 

자랄 때, 어머니가 해 주실 때면 저걸 무슨 맛으로 먹나 했었는데

 

나이가 드는지 호박잎 쌈이 부드러운게 정말 맛나게 느껴지고

 

엄마가 해 주시던  국물 자작한 된장찌개와

 

실파, 열무 등의 푸성귀와 함께 비벼먹던 보리밥 등

 

소박한 음식들이 그리워집니다.

 

 

호박잎을 쌈으로 먹을때에는 마디끝에서 두,세장 정도

 

제 손바닥 크기 정도가 연하고 딱 맞습니다.

 

남자 손바닥 크기는 너무 커서 억세고 가시도 있답니다.

 

 

그냥 밥만 싸면 밋밋할 거 같아서

 

참치살에 양파, 파프리카, 오이피클 등을 다져넣고

 

양겨자소스로 간을 했어요.

 

 

흑미를 섞어 지은 밥에 깨소금, 참기름 등으로 간을 한 후

 

으깬 참치살을 넣고

 

쌈장을 반티스푼정도 얹은뒤

 

돌돌 말아줍니다. 

 

 

요렇게 말은 호박잎 쌈밥

 

다섯 덩어리면

 

간단한 점심 요기 끝.

 

 

한점은 벌써 먹고

 

요 사진은 학교 다니면서 거의 매식하다시피 하는 우리 딸래미

 

도시락 싸서 다니라고

 

본보기로 보여주려고 사진 찍었네요.

 

 

맛있어 보인다고...부러워하네요.

 

(이게 사실은 조금 많이 쪄서 색깔이 약간 노랗게 변했네요.

 

그래도 부드러운 그 맛은 변함없어요.)

 

 

 

밖에서 점심을 먹으려 하면 적어도 한끼에 오천원이상은 들어가니

 

요즘같이 어려운 때 이렇게 간단한 도시락으로

 

식사를 하면 가정경제도 절약되고,

 

조미료 들어가지 않은 건강한 음식을 먹게 되니 참 좋겠죠??

 

 

그나저나 우리딸, 저더러 동족상잔의 비극이라네요.

 

왜냐구요?

 

제 별명이 호박꽃이거든요.

 

어렸을 때 못생겼다고 집안의 할아버지 중 한분이 저더러 '순호박'이라 부르라 하셨다는 이야기를

 

친정어머니가 제 딸에게 해 주는 바람에 그만 이녀석이 제가 호박종류만 먹으면 그렇게 놀려요.

 

그러거나 말거나 정말 몸이 가벼워지는 호박잎쌈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