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면...
온 세상이 하얗게 내린 서리들로 을씨년스럽습니다.
걷어들였어야 할 볏짚들도 촉촉이 젖어있고...
배추도 하얗게 서리를 뒤집어쓰고 있다가
아침햇살 찬란히 비치면 하나둘씩 깨어나지요.
이녀석들은 우리집 음메소들 겨우내 먹이인데...
출장과 교육이 많아 제때 못 들여오니
걷어들일만 하면 비가와서 아무래도 조금씩 들어날라다 먹여야 할 판입니다.
(물론 울 최후의 보루가 하겠지만요, 요거 묶어놓은 무게는 자그마치 30킬로 이상인가봐요,
도저히 들수가 없어요..ㅠㅠ)
밭 가장자리 이곳 저곳에 뿌리를 내리고 잘 살아남은 고들빼기들
부러 재배한 것이 아닌데도 약을 치지 않으니
바람에 날려 무성하게 번식하여 고들빼기가 지천입니다.
요녀석들을 캐어다가
김장전에 삭혀 버무리면 겨우내 맛난 고들빼기 김치가 될 듯 싶습니다.
여름내 지겹게도 오던 비가
김장 배추를 심고 난 후에는
야속하게도 햇볕 짱짱한 날들만 계속되어 타들어가는 밭 만큼이나 마음도 타들어가곤 했지요.
밭에 스프링쿨러를 설치하여 물을 주시는 분들 배추는 그나마 통이 잘 앉았는데,
그냥 내버려둔 것들은 꽉차지가 않네요.
부지런한 농부의 손길따라 배추도 그 보답을 달리하는 것이지요.
작년보다 작황이 좋지않을거라던 초기 예상과는 달리
일찍 심은 배추들은 통이 꽉 차고 실합니다. 그래서 가격도 왕창 내렸지요.
삼생마을에는 절임배추를 하시는 농가들이 많이 있는데,
저희 지역은 추위가 일찍 오고, 낮과 밤의 기온차도 심하지요.
배추또한 더 고소하고 3년이 지나도 무르지 않고 싱싱한 맛이 고스란히 살아있습니다.
저희집 저온저장고에서 재작년에 담은 김치가 아직 고무함지로 반통이나 있어
요즘도 찌개를 끓이거나 물에 헹구어 쌈을 싸먹기도 하고,
들기름을 넣고 볶거나 감자탕에 넣기도 하고, 깔고서 고등어를 지지기도 하지요.
묵은 김치의 변신은 무궁무진하답니다.
고냉지배추의 장점은 약을 거의 안 쳐도 병을 안한다는 것,
그리고 3년이 지나도 무르지 않는다는 점을 들 수 있겠네요.
물론 고소한 감칠맛은 기본이구요.
올해에는 강원도청 정보화담당관실에서 지원을 해주셔서
선착순 5만원이상 주문고객(선착순 40명)께 고무장갑도 드린답니다.
그리고 인빌쇼핑에서 주문하실 경우 3천원 할인쿠폰과 5천원 할인쿠폰도 있고, 마일리지 적립도 있네요.
꼼꼼하게 따져보면 엄청 싼 가격이지요.
사실 배추를 절이는 소금가격도 많이 오르고,
절이고 씻는 그 품도 만만치 않거든요.
사실 저또한 재배를 하지 않는다면...좀 편하게...
기냥 절임배추를 받아서 김장을 하고픈 생각 간절하답니다.
농촌에서 살면서...그럴 수는 없구요...
오늘도 밭 가장자리에 나가 배추들에게 말을 건네봅니다.
"얘들아, 어서어서 통이 꽉꽉 잘 앉아서 나랑 김치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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