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봄이 오는가 싶더니......

삼생아짐 2011. 3. 4.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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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울가 버들강아지를 보고 봄이 오는가 했더니

 

 

다시 눈 내리고 진눈깨비 내리고

 

우박 내리고, 바닥마저 꽁꽁 얼어

 

살며시 다가오던 봄이 저만치 달아나버렸습니다.

 

버들강아지의 성급함이었을까요

 

봄을 시샘하는 겨울의 마지막 심술일까요

 

강원도 산골짜기는 다시

 

한겨울로 회귀하네요...... 

 

 

아침에 나가보니 차 앞유리가 꽁꽁 얼어 얼음판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런 때아닌 난관(?)에 신난 녀석은 딱 한명있지요.

 

우리 민재녀석...

 

얼음 긁는 재미에 학교 늦는 줄도 모릅니다.

 

 

녀석을 데려다주고 출근하는 길

 

차 앞창으로 보이는 길은 얼음을 긁어낸 딱 고만큼입니다.

 

이럴때면 보이는 것의 한계를 느끼곤 하지요.

 

 

가끔...

 

마을일을 하다보면 그런 생각이 듭니다.

 

내가 달리는 말이 된 듯한 느낌이요...

 

옆도 뒤도 안 돌아보고, 오로지 앞만 보고 달리는 말은...

 

목표를 향해 빨리 달려나갈 수는 있지만

 

중요한 무언가를 놓치고 갈 수도 있다는걸요.

 

 

빠르게 먼저가는 것보담은

 

느리더라도 함께 가는 것이 낫다는 누군가의 조언을 떠올리며

 

농촌마을 일이란...

 

새삼 어렵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가끔은...정말

 

이런 공동체의 삶이 아닌

 

우리 가족, 내 자신만의 삶만을 생각하고 싶을 때도 많습니다.

 

 

고향마을에서 함께 잘 살아보겠다고 거의 반 평생을 농촌마을 일에 매달리는 남편의 모습을 보면서

 

나라도 이해해야지...싶다가도

 

이따금씩 투정을 부리곤 합니다. 

 

 

밖으로 외출이 많은 남편대신 도맡아야 하는 집안일이며

 

경제적인 난관들

 

그리고 마을일을 하면서 의견차이로 부딪히거나 하면

 

정말...심하게 성질을 부리곤하죠.

 

그래놓고 돌아서서 미안해하면서두요.

 

 

또 학기가 바뀌는 철이 되면 학교로 돌아가고 싶은 열망에

 

몸살을 앓기도 하지요.

 

그나마 지금 컴퓨터 교육이라도 하지 않으면 어찌 버티나 싶기도 해요.

 

저는 정말 가르치고 배우는 일들이 너무너무 좋거든요.

 

모르는 것을 깨닫는 기쁨,

 

그 대상이 남이건 제자신이건간에 정말정말 그 순간이 너무 좋아요. 

 

 

농촌사랑 연수원 부원장님이신 박영일님이 쓰신 칼럼중에

 

농촌마을 리더가 부딪히는 난관중의 하나가

 

바로 안사람의 반대라고 하던데...

 

그러지말아야지 하면서도 이렇게 마을일에 쏟는 열정을

 

우리 가족을 위해 쏟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하지요.

 

물론 남편이야 이렇게 농촌마을 일을 하면서 우리 가족이 살 길도 더불어 찾는거라고 하지만

 

아직까지는 보람보다 희생이 많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제가 이 농촌마을 일을 하면서 만난 여러 사람들의 얼굴도 떠올려봅니다.

 

그리고 농촌에서 살면서 접하는 많은 사람들

 

농촌으로 들어오기 전에 만났던 많은 사람들...

 

요즘은 이렇게 다른 사람들의 삶도 많이 돌아보게 됩니다.

 

그리고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이 일도요.

 

 

정보화마을 프로그램관리자일이란 정말 많습니다.

 

주민들 컴퓨터 교육에서부터 컴퓨터 고쳐주기, 전자상거래 상품짜기, 사진찍어 올리기,

 

인빌뉴스 기사 써서 올리기, 마을 홈페이지 관리하기, 체험하기,

 

체험상품짜기, 회의록 정리, 마을 관리시스템 평가부분 입력, 손님접대,

 

센터 청소, 전자상거래 배송작업, 상품개발, 고객관리, 홍보 등등...

 

보람도 있고, 재미도 있지만 가끔은 힘들때도 정말 많습니다.

 

무슨 일인들 안그렇겠어요, 세상에 쉬운 일은 하나도 없겠지만요.

 

 

가끔 회의가 느껴질때면 이런 생각을 하곤 합니다.

 

 

일을 할 때에는 99%의 칭찬보다 1%의 비난을 명심하고

 

힘들때는 99%의 비난하는 사람들 말보다 1%의 

 

나를 믿어주는 사람들 미소를 떠올리자고......

 

그게 바로 농촌마을 일을 하는 사람의 자세인듯 싶습니다. 

 

농촌마을 일을 하기전까지는 그저 내 삶에 최선을 다해 살자였는데...

 

이렇게 바뀌었네요.

 

 

살아가면서 또다시 저의 좌우명은 바뀌겠지만...

 

어떻게 사는 것이 가장 제대로 잘 사는 것인지 아직도 헤매이지만

 

단 한가지...

 

제자식들에게 부끄러운 부모는 되지말자는 것이 변함없는 좌우명인데...

 

아마도 이것은 죽을때꺼정 변치않을 듯 싶습니다.

 

 

 

PS ; 고로...

 

내가 얼마나 너희들을 사랑하는지 알지???

 

김수향, 김영재, 김민재!!!

 

화이트데이 다가온데이~~~~~~ 

 

(참고로 대학교 2학년때 과선배한테 사탕 받아본 이후로

 

아무도 안 주더라??

 

아빠랑 만나기 시작한때는 대학교 3학년이니깐 너네 아빠는 엄마한테 한 번도 준 적이 없다는

 

사실......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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