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꼭 그런것만은 아냐^^;;;

삼생아짐 2011. 3. 9.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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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잠이 많아 아침에 학교에 갈 때마다 늘 저랑 씨름하곤 하는 울 막내녀석

 

옷 갈아입고 차 데워질 동안 잠시 멍하니 있더니,

 

다짜고짜 말하네요.

 

 

민재넘 ; 엄마, 옛날말이 다 맞는건 아냐.

 

삼생아짐 : ??

 

민재넘 ; 있잖아, 옛말에 사람은 낳으면 서울로 보내고

 

말은 낳으면 제주도로 보내라 그랬잖아.

 

근데 내가 제주도 갔다와 보니깐 그 말이 하나도 안맞아.

 

삼생아짐 : ???

 

 

민재넘 ; 입에 뭐 물어서 먹지도 못하지~~

 

공연하지~~~

 

엉덩이 채찍으로 맞지~~~

 

사람 태우지~~~

 

무거워도 찍소리 못하지~~~

 

개고생하지~~~

 

죽은 다음에 뼉다귀꺼정 팔리지......

 

말은 제주도로 가면 안되겠어, 엄마.

 

삼생아짐 ;

 

 

그러게요.

 

 

제주도에서의 말은 정말 여러모로 요긴한 자원이었습니다.

 

근데 울 아들넘이 보기에 좀 불쌍해 보였나봅니다.

 

자기가 말로 안 태어난게 정말 다행이라고 하네요.

 

 

민재넘, 잠시 또 곰곰이 생각하더니

 

민재넘 ; 근데 엄마, 사람은 낳으면 서울로 가라는 말이 맞는건가??

 

삼생아짐 ; 글쎄, 그 말은 맞을 수도 있고, 안 맞을 수도 있지. 

 

 

그치만 살아가면서 네가 사람을 사귀는데 알아야 할 꼭 한가지가 있어.

 

민재넘 ; 뭔데?? 

 

 

남의 말 하기 좋아하는 사람과는 어울리지 말란 말은 맞는 거 같아.

 

네 앞에서 친한척하며 누군가의 험담을 주로 하는 사람은

 

다른사람에게도 가서 네 흉을 보는 사람이거든.

 

그런 사람은 어디에가나 분란을 일으키는 사람이야.

 

무슨 일이든 잘 되게 만들기보다 망가뜨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살면서 그런 사람은 꼭 경계해야해.

 

민재 ; 으응...그럼 친구들 흉보지 말아야겠네? 

 

아, 그럼 그 말이 그 뜻인가??

 

향을 싼 종이에서는 향내가 나고,

 

생선을 싼 종이에서는 비린내가 난다.

 

5학년때 배웠어.엄마, 그 말은 맞는 말이지??

 

 

삼생아짐 ; 그렇다고 할 수 있지. 꼭 그런것만은 아닐수도 있지만......

 

 

아이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늘 저로 하여금 무언가 되돌아보고 생각하게 합니다.

 

그리고 제 자신의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음을 발견할 때

 

스스로 부끄럽게 여겨지기도 합니다.

 

 

제나이쯤 되어 곰곰 생각해보면...

 

세상 살아나가는 건 참 간단하고도 쉬운건데

 

사람과 사람이 만나 얽히고 설키면서 복잡해지고 망가지고

 

자신의 의도와는 완전히 달라져버리는 결과를 보곤 하지요.

 

 

우리 어린 아들녀석에게 어떻게 살아야 현명하고 지혜롭게 살 수 있는건지

 

아직도 저는 그 방법을 한마디로 설명하지 못합니다.

 

이렇게 늘 녀석에게 '꼭 그렇지만은 않아......'라고 설명해야만 할때...

 

정말 곤혹스럽거든요.

 

 

"꼭, 반드시, 그래......"라는 확신의 말은

 

도대체, 언제, 어디쯤에서나 가능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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