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어느게 더 좋아요??

삼생아짐 2011. 2. 23. 21:00
728x90

같은 길을 가는 친구가 있습니다.

 

우연히 글쓰기 공모전에 당선되어

 

함께 베트남 여행을 다녀왔는데...

 

저랑 갑장이라 금새 마음이 통했지요. 

 

서로가 농사일과 가정일에 치이다 보니 자주 연락을 못하는데

 

지난 가을, 유기농으로 사과를 재배했다고 한박스를 보내 주어서

 

정말 맛나게 먹었답니다.

 

그 친구도 열심히 농사를 지으며 글을 쓰는데

 

친구의 블로그와 카페에서 접하는 글은 가끔 저를 울컥, 감동시키곤 합니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씀, 어머니로서 아내로서 며느리로서

 

농촌생활을 꾸려가는 친구의 삶은 고달픈 삶이지만

 

그래도 삶에 대한 진지함과 착한 시선이 느껴져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같은 길을 걷는 동지로서 든든하고, 또한 많은 위안이 되기도 하구요.

 

 

친구의 아들또한 집을 떠나 기숙사에서 생활을 하는데

 

친구의 생일 거의 한달 전부터 이렇게 이쁜 편지지에

 

엄마에게 바치는 연서를 썼답니다.

 

생일날 이 편지를 받고 한없이 울었다는 우리 친구...

 

얼마나 아들이 고맙고 이뻤을까요.

 

 

마침 우리 아들녀석, 봄방학중이라 집에 왔길래 이 사진을 보여주면서

 

어떻게 느끼냐 했더니 대뜸 그러더군요.

 

아들넘 ; 엄마, 이거 다 부질없는 짓이야.

 

삼생아짐 ; 왜 부질없는 짓이야? 엄마에 대한

 

아들의 지극한 정성과 사랑이 아니면

 

이런 편지가 어떻게 나올 수 있겠어??

 

했더니 아들넘, 연짱으로 묻더군요.

 

영재넘 ; 엄마, 이게 나아, '사랑한다'는 문자가 나아?

 

삼생아짐 ; 이거.

 

영재넘 ; 엄마, 이게 나아, 상품권이 나아?

 

삼생아짐 ; 이거.

 

영재넘 ; 엄마, 이게 나아, 현금이 나아?

 

삼생아짐 ; 이거.

 

영재넘 ; 엄마, 잘 생각해봐, 이 편지지 양으로 치면 5천원정도 되는데......

 

그 돈으로 말이야~~~

 

삼생아짐 ; 시꺼, 이넘아!!!

 

 

하두 기가 막혀서 아들넘을 옆에서 쫒아내 버렸지만......

 

사실 저도 반성이 되긴 되네요.

 

 

똑같이 외지로 학교를 내보내서 기숙사에서 다니게 하지만

 

친구는 아들을 위해 삼신상을 차리며 기원해 주는데,

 

저는 전화로  '니 인생이니깐 니가 알아서 잘 해!!'라고 말하고 말거든요.

 

뭐, 아들넘이 요렇게 나와도 할 말 없죠.

 

 

그치만...

 

부모가 자식 비교하듯 자식도 부모를 비교하면

 

세상 보람 없어서 어찌 살까...싶은게...

 

제가 정말 부모노릇을 제대로 하고 있는건가...

 

자신이 없어지기도 해요.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라는데...

 

아직도 이 거울은......

 

빛을 못내네요.

 

 

살아가면 살아갈수록......막막한게 세상살이로 느껴지니깐요.

 

아무래도......지난 겨울은 너무 길었나봐요.

 

'세상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이 오는가 싶더니......  (0) 2011.03.04
우렁우렁ㅡㅡ;;  (0) 2011.03.01
시사매거진2080  (0) 2011.01.31
이젠......  (0) 2011.01.31
손주 안 봐주는 법???  (0) 2011.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