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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두녀석이 벽에 줄을 그어가며 경쟁적으로 그렇게 열심히 키를 재더니
이젠 더이상 키를 재지 않네요.
제 가슴 높이쯤에부터 그어진 선들이
목높이쯤 가고
입 높이쯤 가고
귀높이쯤 가고
눈 높이쯤 가고
이젠 제 머리위로 훌쩍 올라가버렸네요......
바쁘다는 저를 수시로 붙들고
씨익 웃으며
눈을 맞추고 손으로 알짱알짱 키를 비교하던 짓들도
더이상 하질 않아요.
(이젠 쨉도 안된다이거죠......ㅡㅡ;;)
벽에는 녀석들이 그어놓은 흔적들이 여전히 남아있건만
이제 녀석들은 이곳을 돌아보질 않네요.
청소할 때마다 저 혼자서만 가끔가끔 들여다보고 녀석들의 키재던 모습을 떠올려보게 되네요.
저보다 훌쩍훌쩍 높이 솟아버린 키
탄탄하고 우람하게 넓어진 가슴
손발도 훨씬 커져서 저보다 큰 신발을 갖게 된건 일찌감치부터구요...
이젠 재롱동이 막내녀석마저 코밑에 거뭇거뭇 수염이 나려해요.
귀밑과 턱밑도 거칠거칠해지구요...
세월...... 참 빠르네요.
그런 녀석들의 모습을 보니 대견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믿음직스러워 보이기도 하고......
그치만 제 등은 조금씩 휘어지고
제 머리에는 세월을 속일 수 없는 하얀 눈송이들이 내려앉네요.
이젠 정말 나이듦을 실감합니다.
그나저나......
녀석들이 벽에 남겨놓은 이 날짜를 보니...
이젠 또 도배할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에궁, 어쩔 수 없는 이 삶의 흔적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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