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때문에 방학중 활동도 모두 취소되고,친구들 집에 놀러도 못가고
집에서 맨날맨날 뒹굴뒹굴하길래 도시에 계신 할머님댁에 보냈더니
민재녀석, 집에 오고프다고 전화 할 때마다 조른다.
어머님 힘드신데 데려오자 해도, 설날때꺼정 데려올 생각 하지 말라며 눈도 하나 깜짝 않던 울 최후의 보루......
오늘은 뭐하고 놀았니...물었더니 민재녀석, 할머니랑 고스톱도 치고, 텔레비젼도 보고, 닌텐도 게임도 하고 그랬단다.
그러더니 드디어는 공부도 했단다.
이넘 아빠, 반가운 목소리로 : 너 정말 심심하구나. 이젠 데릴러가야겠다.
그러더니 얼릉 데릴러 가잔다.
뭔소리냐면...
평소에 울 아들넘들 공부 안 하고 개기면 울 최후의 보루, 실컷 놀다 심심하면 공부하라 소리 하는데...
결국 아들넘 입에서 공부했단 소리 나오니 정말 심심한것 같아 델구 와야겠다고......
아무리 생각해도 울 아들넘들은 아빠를 너무 잘 만난것 같다.
남들은 공부하라고 성화인데, 놀다가 심심하면 공부하란다. 그 말을 진심으로 듣고 실천(?)하는 녀석들도 대단한듯 싶다.
정말이지...... 놀다놀다 심심하면 문제지 한 두장 푸는 듯 싶어 보인다.
(그 꼴을 보는 내 속은 정말 바짝 타들어가건만......울 최후의 보루는 그저 건강하기만 하면 된단다.)
거의 두 달만에 외출해서 녀석을 델구
집으로 오는 길에 민재넘 종알거린다.
민재넘 ; 엄마, 저번에 텔레비젼에서 손주 안 봐주는 몇가지 비법 나왔는데, 거기에 보면 할머니들이 손자들이랑 맨날맨날 고스톱 치면 다시는 며느리들이 아이 안 맡긴다고 나오니깐 할머니가 열심히 보시는 것 같더라??
삼생아짐 ; 그래서 너, 할머니랑 맨날맨날 고스톱 쳤어??
민재넘 ; 응.
삼생아짐 ; ......푸하하핫!!!!!!!!!!!!!!!!!!!
나도모르게 큰소리로 웃고 말았는데, 울 아들넘 다른 사람들 본다고 창피하니깐 그렇게 큰소리로 웃지 말란다.
아, 역시 현명하신 우리 어머님^^;;;
(죄송해요, 그리고 감사드려요,어머님^^)
민재넘 데릴러 가기전에 울 최후의 보루, 어머님께 전화 드렸다.
최후의 보루 ; 어머니, 애들 봐 주시느라 귀찮죠??
울어머님 ; 그걸 꼭 말로 해야 아냐??
그 소리에 울 최후의 보루도 나도 빵(!!!!!!) 터져버렸다.
아, 역시 우리 어머님은 넘 솔직하시다.
작년에 대수술을 받으시고, 다행이 많이 회복되셔서 다시 병원에 봉사겸 일도 다니시는데, 추운 겨울, 얼마나 힘드실까 싶다. 그래도 집에서 가만히 노시면 병이 더 날 것 같다고 요즘도 일주일에 3일, 반나절씩 나가시는데, 민재녀석 가 있으니 매끼니를 신경써야 하고, 얼마나 번거로우셨을까 싶다. 그래도 방학때면 울 최후의 보루, 식구들은 자주 부딪혀야 정도 든다고 꼭 내보낸다. 며느리된 입장에서는 죄송한데, 아들입장에서는 아닌가보다. 어떤게 옳은지 모르겠다......
그치만 아무리 우리 민재넘 델구 고스톱을 치셔도, 역시 올 여름방학땐 또 내보낼 듯 싶다.
왜냐하면...고스톱 치자고 붙잡고 매달리는 건 우리 민재넘임을 잘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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