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퇴원하시고 난 후
처음으로 다니러 오셨네요.
새로 태어난 송아지도 보실겸
그리고 모내기 한 논도 돌아보실겸 영재랑 함께 오셨어요.
어머니가 입원해 계실때
울 최후의 보루, 어머니 나으시면 함께 해수 사우나 가자고 약속드리더니
어머니가 오시니깐 그 약속을 지킨다면서...농사일로 피곤할 터인데도 일정을 잡고
부랴부랴 모내기를 마치고 함께 56번 국도를 달려
구룡령 정상에 닿았네요.
양양군과 홍천군을 구분하는 경계석위에
누군가가 던져 올린 작은 돌무더기들
저마다의 크고작은 소원들이 쌓여있겠지요.
민재랑 영재넘, 키가 모자라 돌을 던져 쌓으니
그만 다른 돌을 밀어내고 말았어요.
삼생아짐 ; 도로 올려놔!!!
낑낑대며 돌을 원상복구 시키는 녀석들...
이 돌을 던지며 소원을 빈 누군가는 그 소원을 이루었는지 모르겠네요.
아이들에게 어떤 일이든 그 일을 이루려면
특정한 대상에게 비는 것도 중요하지만 노력이 더 중요한거다 강조하는데...
우리집 녀석들도 가끔 그런 요행을 바라는 때가 있어 제가 나무라곤 하죠.
(사실 학교 다닐때, 공부는 안 하면서 교회가서 기도했다고 시험 잘 볼거라고 하는 아이들을 보면
제일 한심했거든요.)
구룡령 정상
질경이와 민들레가 지천이네요.
질경이씨는 차전자라고도 불리우는데 한약재의 재료로서 이뇨작용을 하고
어린 나물은 먹기도 하죠.
예전에 질경이를 삶아서 무쳐 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밟혀도 밟혀도 죽지 않고 되살아나므로 질기다는 뜻에서 질경이인가요...
아무곳에서나 참 잘 자라죠.
이곳은 바람이 세고 높은 고산지대라 그런지
민들레 이파리는 거의 자라지 못하고 땅에 깔리다시피 했어요.
그래도 그 꽃은 얼마나 이쁜지...
앙증맞은 노란 꽃들이 여기저기 피어 있어 눈을 즐겁게 하네요.
어쩌면 이렇게 우리처럼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 발길에 밟혀
키를 키우지 못한 건 아닌가 싶어 꽃을 피해 조심 걷게 되네요.
동생이 이태리에서 사서 보내준 휴고보스 선글라스를 낀 울 최후의 보루
며칠내 모내기 준비하고, 또 옥수수밭을 만들어 심고
이런저런 농사일들로 무척 바빴는데...
이 선글라스를 받고 얼마나 좋아하는지요.
가수 '비'가 끼는 선글라스랑 같은 거라는데...
울 최후의 보루가 끼면 왜 자꾸 버스기사 아저씨가 연상되는지...
제가 무늬만 최후의 보루라고 가끔 놀리곤 하는데
정말 선글라스 무늬만 '비'네요.
그래도 조금 멋있긴 해요.(제눈에 안경이란 말이 이래서 나왔는지...ㅎㅎ)
출발하던 때는 잔뜩 흐린 날이었는데
굳이 선글라스를 끼더니 저더러 이제 차안에 선글라스 넣는 곳에 있는 제 선글라스는 치워달래요.
자기자리라나요.
그러더니 결국 안경점에서 선글라스 끼우는 집게 같은 걸 구해다가 제거는 룸미러에 옮겨놓고
자기껀 선글라스 넣는 박스함에 모셔두네요.
내가 미쳐...정말...가끔 정말 울 최후의 보루는 유치할 때가 있어요.
초파일을 낀 황금 연휴라 낙산 비치에는 많은 차들과 사람들로 북적이네요.
해수사우나탕에는 더운 날씨라 그런지
사람들이 별로 없어 여유있게 씻고 나왔는데...
나오자 마자 울 최후의 보루, 제 팔을 당겨 만져보며 역시 해수가 다르긴 다르다고...
피부가 매끈하다나 어쨌다나......자기도 목욕해서 새거라고 자랑하면서 씽긋 웃네요.
영재랑 민재넘은 완전 독탕인양 점령해서
물끼얹고, 장난치고 놀았다고..
민재넘, 아빠가 형 밀어주고, 형이 자기 밀어주면 딱 되는 거라면서
머리 쓰더니...그럼 아빠는 어떡하냐니깐 목욕관리사님께 부탁하면 된다고...
아주 좋은 생각 해낸것마냥 천연덕스럽게...떠들어대더니
정말 깔끔해져서 나왔네요.
할머니와 함께 사진을 찍는데
안그래도 이제 할머니가 제일 작구만
녀석들, 양쪽에서 발을 올리고 더욱더 큰 척을...
다시 찍는다더니 이번엔 아예 돌 위로 올라서는 얌체 녀석들......
그래도 어머니, 빙그레 웃으시네요.
아이들이 만날 때마다 할머니보다 크다고 다가서서 손으로 키를 재보곤 하는데
그 모습이 오히려 기특하신가봐요.
점심을 먹고 돌아오는 길에 송천 떡마을에 들렀네요.
체험객들로 북적거리는 송천 떡마을이네요.
무당개구리를 잡아 갖고 놀면서 개구리라고 좋아하는 도시의 아이들...
무당개구리에 독이 있다니깐 안 믿으시는 아버님...
어머님들은 저의 말을 듣고, 얼릉 손을 씻으시라고 성화이신데 아버님은 괜찮다고...
사실 괜찮을 수도 안괜찮을 수도 있거든요.
무당개구리는 적을 만나면 피부에서 하얀 독을 뿜어낸다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괜찮다지만 극히 드물게 두드러기나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고
또 무당개구리를 만진 손으로 눈을 비비면 매우 따가울 수가 있기 때문에 조심하는게 좋죠.
어쨌든 아버님께 죄금 죄송하긴 하지만...앞으로 시골에 내려오셔서 개구리를 잡으실 땐
무당개구리는 아이들로 하여금 만지지 않게 하는게 안전하실듯......
부녀회원들이 상주하고 계시면서 떡체험을 진행하고 계시네요.
한 가족이 떡을 쳐서 먹고 가져가는 비용이 약 5만원...
아이들과 아빠 엄마가 번갈아 가면서 치는데 그 표정이 얼마나 즐거운지요.
한편에선 투호도 하고, 널뛰기도 하고, 그네도 타고...
이런 놀이거리들이 있어 아이들이 무척 즐거워해요.
햇쑥을 채취해 말리는 중...
향긋한 쑥내음이 진동하네요.
언제 어느때든 체험객들이 와서 항상 체험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잡혀 있어서
이제 양양 송천 떡마을은 농가소득이 짭짤하리란 생각이 드네요.
집으로 오는 ,길 구룡령 고개 밑에 치래마을이라는 곳에서
산나물 축제가 열리고 있어서 들러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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