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기나긴 겨울 방학이 끝나고
개학(!)이네요.~~~~
룰루랄라~~~♬
그동안 녀석들의 갖가지 장난과 싸움과 저지레와 컴퓨터 쟁탈전과
쉴 새 없는 간식과 식사준비, 기타 등등...그 모든 것에서 해방되는 날이 온거죠.
개학이 이렇게 즐거운 사람(삼생아짐)이 있는 반면에
개학날 다가오면 죽기보다 싫은 넘도 있죠.
바로바로 울 민재!!!
왜냐구요??
생각해 보세요, 한달 보름간 밀린 일기를 쓰려면 얼마나 곤혹스러울지...
그동안 미리미리 일기는 밀리지말고 다 써두라고 그만큼 얘기했건만
귓등으로 흘려듣던 녀석
핸폰에 호랭이로 저장해놓은 담임 선생님 얼굴이 이젠 오락가락 하겠죠??
근데, 이건 뭔 시츄에이션이냐구요??
민재넘 일기 안 쓰고 탱자탱자거리는데 일조한 영재녀석
그래도 형이랍시고...
무엇이든 지기 싫어하고 경쟁을 좋아하는 민재넘의 성격을 이용하여
나름대로 민재 일기 쓰기에 도움을 주고 있네요.
영재넘 ; 자,날짜 체크 하시구요, 수험번호 대신에 날씨 체크하세요.
날씨 생각 안나면 인터넷 뒤지면 됩니다.
자, 준비하시고, 정각에 시작합니다.
준비~~~ 시작!!!
영재넘, 계속해서 시험감독 하듯이 ; 시간 잽니다.
15분동안 여섯개를 써야 합니다.
글씨 똑바루 쓰시구요....
5분 지났습니다, 김민재어린이, 두 개 마무리지으세요.
그리고 지우기 안됩니다, 고쳐쓰기도 안됩니다. 집중해서 쓰세요.
삼생아짐(속으로) ; 뭐?? 5분동안 두개???
어떻게 5분동안 두 편씩 쓸 수 있나 했더니
민재넘, 옆에다 매일매일 한 일을 주제별로 적어놓고
이걸 보고 일기를 쓰는 거예요.
물론 일기가 아니라 소설에 가깝지만요.
삼생아짐 ; 지금 그러니깐 니네 합동으로 일기 쓰고 있냐??
민재넘 ; 엄마, 말 시키지마, 시간 간단 말이야.
하더니 마치 빨리쓰기 시합하는양 시계를 흘깃거리며 마구 휘갈겨 써대는 넘...
민재넘 ; 다썼다!!!!
하면서 시계를 쳐다보네요.
민재넘, 의기양양하게 ; 엄마, 내가 저번에 일기 쓸 때는 이틀동안 4개 썼는데
오늘은 10분동안 네개 쓰고
또 15분동안 여섯개 썼다??
나 잘했지?? 그치??
삼생아짐 ; 헐~~~
기가막힌 제 표정에는 아랑곳없이 녀석, 잔뜩 신나서 좋아죽네요.
일기점검하던 영재넘 ; 땡!! 반칙이예요.
동시를 두편이나 썼어요.
게다가 일기쓰기 싫어서 칸 채우려고 그림도 그렸네요.
김민재어린이, 반칙이예요.
인정할 수 없어요.
삼생아짐 (속으로) ; 놀고있네, 정말. 지는 일기쓰기 싫어서 지 누나꺼 베껴간주제에...
거기다 만화는 좀 많이 그렸나요,
이건 만화책인지 일기장인지, 초등학교 6학년 넘이
맨날맨날 유치원 그림일기 마냥 만화만 줄창 그려대던 넘이...
민재넘 ; 선생님이 동시도 써도 된다 그랬어. 반칙아냐.
열심히 항변하며 방방뜨길래
우째된 사연인가 했더니
정해진 시간안에 일기를 다 못 쓰면
민재넘이 이불깔고, 개고, 빨래도 널고 개서 치우기로 했다네요.
그러면 그렇지...
하여튼 머리쓰는 데는 영재넘, 못 쫓아가요.
근데요...
이런 영재넘도 민재처럼 똑같이 당하는 경우가 있죠.
어떤 경우냐구요??
바로 수향넘 올 때가 바로 그 때죠.
평상시에 공부하라면 뺀질거리고
요리조리 옮겨 다니며 딴짓하고
EBS방송 듣는다고 노트북 꺼내 열심히 공부하는 척 하면서 채팅질하던 영재넘
수향넘이 노트북이랑 핸폰이랑 MP3랑 몽땅 빼앗아 버렸죠.
저한테 영어단어를 찾아야한다며 영재넘 애절하게 제 핸폰 달라길래 줬더니
녀석이 그새를 이용해 또 장기를 뒀나봐요.
수향넘 방방거리면서 녀석을 혼내주니깐
녀석, 곧죽어도 자기는 단어찾았다고 빡빡 우겨요.
수향넘 ; 그래?? 그럼 마지막으로 찾은 단어가 뭐야??
영재넘 ; 그건.......
수향넘 ; 너 나한테 죽어볼래??? 니가 귀신을 속여, 임마!!!
영재넘 ; ......
수향넘 한테 또 깔렸죠.
짜식, 지 누나한테 쪽도 못 쓰면서...맨날 저한테 개기죠.
(수향넘, 자기도 예전에 다 해 본 짓이라 동생넘들 심리를 넘 잘알아요.)
역시 기는 놈 위에 걷는 놈, 걷는 놈위에 뛰는놈,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그리고 나는 놈 위에 올라타는 놈, 올라타는 넘 위에 이미 저질러본 넘(?) 있다더니...
(삼생아짐 어록..ㅋㅋ)
녀석들, 차례대로 군기가 잡히네요.
저녁먹으면서 영재녀석, 민재한테 형이랍시고 소곤소곤 한마디 하네요.
영재넘 ; 너 위에 나 있고, 나 위에 누나있어.
그리고 누나위에 엄마있어. 까불지마, 알간??
속으로 한창 웃었네요.
그걸 아는 넘이 그래... 맨날맨날 엄마인 저한테 개기는지...쯧...
삼생아짐 ; 김영재, 네 위에 누구누구 있다고???
영재넘, 머쓱한지 씨익 웃네요.
......
그나저나 제가 애들 개학해서 넘 신난다 그랬더니
우리마을 지용주 이장님 ; 금새 봄방학하잖아?? 봄방학 돌아오는거 아냐??
에휴...
기냥 잠시...그저 2,3 일 만이라도 해방감을 즐기게 놔두시지...
그걸 굳이 깨우쳐 주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