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성장일기)

고생문

삼생아짐 2010. 2. 16.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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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뎌 울 아들이 중학교를 졸업했네요.

 

에휴... 

(웬 한숨이냐구요?? )

 

그러게요...이넘땜에 3년동안 맘 졸인거 생각하믄... 

저도 모르게 한숨이 절로 푸욱......

 

 

그 얌전하던 넘이 학교 입학하자 마자 딴애들한테 눌리킴 안된다고 걸핏하면 쌈질해서  

남의 집 귀한 3대독자 얼굴에 흠집내서  

불려가 반성문 썼지요...

 

성적은 '양'도 모자라서 수학영재라던 넘이 3학년말 수학과목에서 기어이 '가'받아왔지요... 

(하두 쇼크를 먹어서 성적표에 '양'만 없어도 좋더니...나중에 '가'보니깐 놀랍지도 않아요.

 

야자한다고 남았다가 딴데가서 놀다가 저한테 들켜서 얻어맞았지요... 

세뱃돈이랑 용돈 꼬박꼬박 모아 녀석이름으로 저금통장 만들어줬더니  

그거 몽땅 꺼내서 게임 아템 샀지요...


일년내내 책가방엔 장기판 하나와 장기알 두통만 달랑 넣어갖고 다녔지요...

시험전날 밤 열한시에 기타 양쪽 어깨에 메고 들어와

친구 기타 조율해 주고,

저한테 노래 불러준다고 듣고 싶은 노래 신청곡 받았지요...

시험보는 날 무슨 과목 보는 지도 모르고 가고...

 

평소에 공부한다고 들어앉아서 낚시질 하지요... 

자존심 세운다고 덥수룩한 아저씨 머리에 귀밑 꽁지머리 기르다가 혼나고

 반삭으로 깎아서 속 뒤집어놓지요...

 

하여튼 갖가지 미운짓이란 미운짓은 골라가며 해대더니 ㅠㅠ

그래도 무사히 중학교를 졸업하네요.

 

 

 상장 하나도 못 타면 창피해서 졸업식 안간다고 협박했더니 

엄마 치사하다는 둥, 오지말라는 둥, 장학금 타면 안 준다고 협박하더니... 

(삼생아짐 ; 그렇게 뺀질거리고 놀아댄 놈이 무슨 장학금??) 

했는데...

 

제가 아들인 자기를 넘 무시한대나 어쩐대나 하더니... 

정말 탔네요.

 

장학금도 타고, 과목 우등상도 타고,3년 정근상에 

(이것도 저희 출장가는 날이면  

배아프다고 조퇴해서 개근이 아닌 정근이 되어버렸어요.) 

 

하여튼...졸업식장에서 자기 아빠랑 엄마 체면은 세워주네요. 

 

사실은 이런저런 속을 많이 썩이긴 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건강하게 무사히 마쳐준게 얼마나 다행인지...

 

 

졸업식날 아침, 민재넘 갑자기 배가 아프다는 둥 기침이 난다는 둥 엄살 떨더니 

(안 나오는 기침도 억지로...) 

결국은 조퇴하고 형 졸업식에 따라왔어요.

 

 

아프다던 넘이 얼마나 멀쩡한지...

 

 

덕분에 녀석들 삼남매, 나란히 기념사진도 찍었지요.

 

 

붕어빵 세마리~~ 했더니

 

 

잠시 후 붕어빵 네마리가 되어버렸네요. ㅋ

 

 

수향넘, 얇은 타이쓰 신고 짧은 미니스커트 입었다가 저한테 혼나고 바지로 갈아입었는데 

추운 날씨에 미니스커트 입었더라면 

얼마나 망신을 떨었을런지...

 

아직도 도시에서와 시골에서의 패션은 많은 차이가 있건만... 

(녀석, 도시로 나간 지 얼마됐다고...쯧쯧...뭐 자기는 100년만에 입은 스커트라지만..... 

하긴 20여년전에 남편의 고향에 인사드리러 온다고 미니스커트에 하이힐 신고 

남편한테 속아 엉망진창으로 빠지는 논두렁길 따라 10리를 걸은 저도 있긴하지만요......) 

어쨌든 동생 졸업 축하해주겠다고 새벽에 달려온 수향넘 마음씀이 넘 이쁘네요.

 

 

미니홈피에 동생 졸업축하한다고 사진 올려놓고 태그에 

 

돼지영재  졸업 ㅊㅋㅊㅋ  ㅋㅋㅋㅋ이제고생문^^    

 

 

게다가 김태철 전 위원장님네 외동딸 채은이 졸업사진 올려놓고 그 밑에는

 

'너도 고생문 아잉 ㅋㅋㅋㅋㅋ

 

 

경태 사진 밑에는 너도 ...또한...고생문...ㅋㅋㅋㅋ 

  

 

녀석, 후배들 졸업축하한다면서 고생문 시리즈로...줄 태그를......

 

사실 어찌보면 세상에 태어나서 고등학교 3년 동안 한만큼 공부하면 

이세상 어떤 시험도 통과할 수 있을만큼  

힘들고 어렵고 고생스런 공부기간이 바로 기 이간이지만...... 

그래도 돌아보건대 가장 뜻깊은 시간이 바로 이 시간들이기도 해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희망과  

무엇이든 또 하면 이룰수 있는 가능성의 시간들이기도 하니깐요. 

 

새로운 고생문이 될지 보람있는 기간이 될지 알 수 없지만 

울 아들녀석...이 말 만큼은 기억해줬으면 해요.

 

 

내가 무슨 일이든 했을 때 그 일이 죽을만큼 힘들지 않았다면  

그 일을 제대로 한 것이 아니라고....

  

살아오면서 어떤 일이든 정말로 힘들고 어렵고, 포기하고 싶어지면 

이 말을 생각하라고......

 

바로 엄마가 이 말로 세상 살아갈 힘을 얻었듯이...... 

또한 바라던 뜻을 이룬 그 많은 사람들의 그러했듯이......

  

사랑한다, 울 장남!!!  

(고로 엄마가 그동안 너를 기르면서 야단 쳤던 많은 시간들, 

그리고 화내고 나무래며 가끔은 등짝을 후려치기도 했던 그 시간들, 잊어버리렴.  

그건 모두 너를 위한 사랑이었어, 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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