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애마유감

삼생아짐 2009. 11. 25.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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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날 운전하는데 앞창으로 비닐 덩어리가 마악 날아와서

 

누가 본네트에다 비닐입혔나 했더니... 

(아마도 영재넘이 거의 확실시...)라고 생각했는데

 

 

그전에도 이넘이 걸핏하면 제 차에 장난질을 쳤거든요.

 

눈 온날 아침이면 별별 장난을 다 쳐놓죠.

 

 

 

근데...

 

오래되어 차 광택이 벗겨나가는 거더라구요.

 

운전하니깐 바람에 벗겨져 날아온거죠.

 

 

전...차도 이렇게 허물이 마구 벗겨져나가는 줄 정말 몰랐어요.

 


겨울에 눈이 많이 오는 지역이라

 

염화칼슘을 뿌리는데...

 

눈길 운전한 후에는 씻어야 하는 걸 몰랐어요.

 

어느날 마구마구 녹이 슬기 시작하는거죠.

 

그래서 삭아서 떨어져나가버렸어요.

 


아이들이 꼬옥 가방을 제 차위에 올려놓았다가

 

휘익 끌어서 가져가면

 

이렇게 뒷부분이 금방 홀랑 까지지요

 

날개부분은 아예 칠이 벗겨져서 거칠거칠...

 


울 친정어머니  엄두릅 따드린다고 트랙터 들어올 자리 비우느라

 

후진하다가 정원석에 걸려 망가진 앞부분,,,

 

울 최후의 보루가 임시방편으로 망치로 두들겨서 붙여놨지만

 

그래도 늘 사이가 벌어져서 아슬아슬...

 


와이퍼를 갈아달았는데 아예 핀이 달아나서

 

애꾸눈 와이퍼가 되어버렸어요.

 

비가 많이 오는 날이면 한쪽 와이퍼로 다녀야하는데...

 

삼생아짐왈 ; 그래도 조수석 와이퍼가 나가서 다행이야.

 

운전석 와이퍼는 잘 되니깐 비올 때도 다닐 수 있잖아.

 

(언제나 긍정적인 사고방식!!)


 

창문이 아예 안 내려가서 여름내 막힌 창문으로 다녔는데

 

그나마 에어컨도 안돼요.

 

애꿏은 돈 5만원만 날렸죠.

 

시디롬이랑 카세트 테이프 플레이어 나간 지는 이미 오래구요...

 

(좋아하던 음악 테잎 꽂았다가 죄 씹어놓는 바람에...열받아서...죽는 줄 알았죠.)

 

다른 쪽 창문은 또 완전히 안 닫혀서 비가 오는 날이면 비 솔솔 들어와서

 

콩나물 물 주듯 머리에 빗물 뿌리죠.

 

시골길 다니다보니 흙먼지 고스란히 들어오고 하루만 지나도 먼지 뽀얗게 쌓이는데

 

그렇다고 매번 물세차 할 수도 없어

 

비오는 날이 세차하는 날...

 

 

것두 모르고 영재넘, 비오는 날은 낙동강 물이 늘어나서 좋고

 

울 엄마 차 자동세차되서 좋다네요.

 

(가득이나 비닐 솔솔 벗겨지는 차에 물 끼얹으면 아예 철판 드러날 판이라서 좀 생략했건만...

 

나쁜넘...)

 

 

이 불이 계속 들어오는데 이렇게 차를 오래 타도 도대체 왜 들어오는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다니는데 지장 없어서 몇 번 정비받다가 포기했죠.

 

사이드 브레이크 안 먹어서 내리막길, 오르막길엔 아예 주차할 생각을 못했구요

 

가끔 가다 시동이 꺼져서 아무데나 세워놓고 본넷트 열고

 

플러스마이너스 밧데리인지 뭔지 튀겨서 시동걸죠.

 

(예전에 산길 혼자 가다가 한밤중에 시동 꺼져서 무서워 죽는 줄 알았죠.)

 

게다가 시동걸때면 끼이익~~소리가 요란하게 퍼져서 도둑고양이들 놀래 도망가게 만들구요

 

달릴 때는 스포츠카 따로 없죠.

 

부와왕 소리가 제 출현을 미리 알려주죠.

 

게다가 타이어는 닳고 닳아서 울 최후의 보루, 절대로 이거 끌고 홍천이나 그 딴데 다니지 말라고

 

후배넘 경희, 타이어 바퀴 보더니 맨질맨질 미끄럼 타도 되겠다며 클난다고...

 

타이어 선이 미끄럼을 막아주는 거라네요.

 

근데 얘는 민무늬예요.

(청동기시대 토기도 아니고...)

 

 

 

자동차 검사를 맡아야하는데 전부 손 보려면

 

100만원도 넘게 들어야 한다며 차라리 새차를 구입하자네요.

 

순간 만감이 교차하대요.

 

이 차를 사서 탄 지 어언 12년...

 

 

처음 차를 계약하고 탔을 때 그런 선전 나왔었어요.

 

중형차 같은 소형차라고...

 

승차감이 좋아 커피도 안 엎질러지고

 

립스틱도 바를 수 있다 그래서

 

제가 립스틱 바르다가 완전 쥐잡아먹은 오리주둥이 되어버렸죠.

 

삼생아짐 ; 이거 선전, 순 뻥아냐?? 과대과장 광고로 신고해야해!!

 

하며 방방거렸던 기억이...

 

 

그래도 추억과 아픔이 많은 차였어요.

 

늘 친척이나 친구들에게서 중고차만 얻어타다가 처음으로 돈 주고 산 차였으니깐요.

 

물론 할부금 꼬박꼬박 물어줬지만요.

 

 

울 수향이 초등학교 졸업식때 술 엉망으로 취한 울 최후의 보루,

 

겁도없이 애들 노래방에 태워다주고

 

오다가 5톤트럭이랑 받아서 죽을 뻔한 차구요...

 

(도대체 시골에선 왜 음주운전이 근절되지 않는지...)

 

강릉 놀러갔다 오다가 앞에 가는 트럭 들이받아서 죽을 뻔한 차지요...

 

가끔 제가 그러죠.

 

얘는 갤로퍼급 세피아라고...

 

(차는 세피아인데 수리하는데 들어간 돈은 갤로퍼값...)

 

 

게다가 크리스마스 전날, 동네 아이들 열여섯명 태운 기록 가진 차구요...

 

장에 갈 때마다 만나는 동네 어르신들, 방과후 집에 가는 동네 아이들

 

부담없이 실어나른 차지요.

 

 

지난 가을엔 제가 마른 옥수수 따러 밭에 갈 때

 

갖가지 연장이랑 옥수수자루꺼정 트럭대용으로 부담없이 실어나르던 차인데...

 

정말 정이 많이 들은 차인데...

 

근데 어쩔수 없이 폐차시켜야만 할 운명이 되어버린거죠.

 

 

 

카딜러인 울 최후의 보루 오랜 친구로부터 새 차를 계약하고,

 

이 차를 몰고가던 울 최후의 보루 친구왈...

 

가다가 전화를 했더라구요.

 

"야, 도대체 이 차를 어떻게 몰고 다녔냐?? 신기하다, 신기해."

 

하면서 춘천가는 내내 혀를 차고 갔다는...

 

 

그래도 저한테 애마였는걸요.

 

정말 정말 정 많이 들은 차인데...

 

막상 폐차하러 보내는데...왜 이리 마음이 아픈지...

 

이 넘 보내고 나서 이넘 자리에 새로뽑은 차가 와 서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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