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공짜가 없네요...

삼생아짐 2009. 11. 24.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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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생마을 절임배추가 인빌쇼핑 주간베스트에 2주연속 판매 베스트로 올랐네요!!

 

여름에 판매하던 찰옥수수 그리고 사계절 내내 판매되는

 

간식부문 옥수수찐빵 이후 처음(!)이네요.

 

 

 

 

고객들로부터 맛나다는 전화가 많이 오네요.

제가 생산한 건 아니지만 이런땐 매우 보람을 느껴요.

 

음......

 

마을관리자일을 3년동안 해오면서

 

돌아보면...시행착오도 참 많았네요.

 

(참, 이상하죠.  

 

예전에 어떤 생산자분이 매우 엉망인 물건 보내고 좋은 거 보냈다고 빡빡 우겨서

 

한동안 넘 어이없고 기가 막혔던 적이 있는데...

 

제가 제물건 장사하는 거 아니고,

 

(물론 저희집에서 생산한 물품도 있지만요...)

 

전 단지 물건 주문 들어오면 생산자와 연결하고

 

마을 상품 이미지짜서 상품 등록하고, 배송 및 포장 관리하고...  

 

그러면서 거기에서 최소한의 마을 운영비(6.5%)를 적립하여 마을 센터를 꾸려가는데...

 

판매비용 속에 최소한의 리콜비용을 정산했던 터라

 

15~30 프로까지는 마을에서 리콜비용을 책정하여 어느정도는

 

마을운영비에서 배상하곤 하는데

 

당연하다는 듯 정보화마을에서 그 물건값 전부다 물어주는 거 아니냐고

 

(일부가 아니라 전부다래요...)

 

너무도 당당하게 말씀하셔서 한동안 무지 열받았지요.

 

 

 

생산자도 최소한 자기 물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먹거리를 생산하는 농민으로서 생산자의식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생물인 경우 고객에게 상한 물건 택배불러 도로 배송하라 그럴 수도 없고

 

(게다가 반송료도 물어야하죠...)

 

그래서 고객분께 그냥 폐기처분 부탁드리곤 하는데 

 

나중엔 자기는 최고좋은 물건 보냈으니깐

 

 도로 자기 앞에 갖다 놓으라는데 정말 기가막혀 말도 안나오더라구요.

 

 

어떤 할머님은 아들이 겨우내 맛나게 먹으라고 선물해준건데

 

하나도 못 먹고 전부다 버렸다고...

 

너무 속상하시다고 30분가량을 전화로 말씀하셔서

 

정말 죽을 죄인이 되어버린 기분이었어요.

 

얼마나 속상하시면 전화로 30분을 말씀하시겠나 싶은게...

 

울친정 할머니 생각도 나고...

 

생각할수록 그런 물건 보낸 생산자분이 야속하고, 원망스럽고 그랬네요.

 

단 한 번만이라도 미안하다고,

 

작물의 특성을 잘 몰라서 그랬다고 그러셨다면

 

그토록 원망스럽진 않았을텐데...

 

나중에 들으니 마을의 다른분들께는 전화로 그 물건 다 팔았다고,

 

팔아먹을 데가 다아 있으니 걱정말라고 그랬다네요.

 

 

저는 항의하시는 고객들 한분한분께 모두 전화해서 사죄하고, 다른 물건으로 배상하고...

 

그때는 정말정말 억울하고 속상하고...

 

울 신랑은 제가 물건 검수를 안하고 보냈으니까 제 책임이 크다고

 

저보고 다 물어주라고...

 

(그때 넘어져서 다리 인대 다치는 바람에 

 

하나하나 열어보고 검수를 못한게 잘못이었지요.)

 

사람을 믿는 것도 잘못인가 싶은게 정말 '사람의 욕심'이 싫어지더라구요.

 

물론 저도 농민이기에 내 물건이 아무리 나빠도 다 좋아보일 수도 있다는 걸 알지만

 

정말 정말 가슴 쓰린 기억중의 하나였죠.

 

 

하지만...

 

그런데 이렇게 고객분들이 물건 좋다고 전화주실 때는

 

괜히 제가  생산한 것마냥 기분이 좋으니 사람이란 얼마나 단순한지요.

 

(저만 단순한건가요... 울 최후의 보루, 가끔 저보고 연구대상이래요.

 

사람 말을 잘 듣고, 또 고대로 믿어버린다고...

 

뭐, 그러니깐 저도 평생 아껴준다는 감언이설에 속아 농사꾼인 자기한테 시집온거지   

 

의심하고 약게 굴었다면 결혼했겠어요.칫...)

 

어쨌든 그래서...이렇게 농산물 전자상거래를 할 땐

 

무조건 생산자만을 믿지말고,

 

관리자로서 철저한 품질 관리를 해야한다는 뼈아픈 교훈을 얻었죠. 

 

(그리고 생산자의 마음 또한 헤아리라고 하더군요.

 

농사지으면서 힘든 것도 생각하라고...그게 관리자의 역할이라네요.)

 

 

 

절임배추 얘기하다가 딴데로 샜네요.

 

 

절임배추는 배추 품종도 중요하고(저희 마을은 속고갱이 노란 고냉지배추 품종이예요.

 

고냉지 배추여야 일년이상 김장김치를 두어도 무르지않고 아삭아삭하죠.)

 

게다가 절이는 소금또한 매우 중요하죠.

 

값싼 중국산 소금이거나 간기(염분)를 빼지않은 소금을 쓸 경우 배추가 짜거나 쓰고 맛이 없죠.

 

삼생마을 절임배추는 2년 이상 간수를 뺀 소금을 사용하고 있구요

 

물또한 매우 중요하답니다.

 

삼생마을 절임배추를 헹구는 물은 바로 지하 90미터 이하에서

 

솟아나는 천연 암반수를 사용하지요.

 

잘 절여진 배추는 다시 되살아나지 않으면서도 짜거나 쓰지않고

 

달고 고소하고 감칠맛이 있죠.

 

(뭐, 저두 김장하려다가 쌈으로 자꾸자꾸 싸먹은 기억도 있어요.

 

덕분에 변비도 고쳤지만요. 

 

 

피땀 흘려 농산물 생산하신 농민들은 제 값 받고 농산물 판매하고

 

또 도시의 소비자들은 시중가보다 비싸지 않게

 

가장 좋은 농산물을 안심하고 편안하게 구입할 수 있고

 

그런게 바로 전자상거래의 장점이라 생각해요.

 

그리고 그렇게 연결된 농민과 소비자는 또 하나의 보이지 않는 '정과 신뢰'로

 

맺어지는 거구요.

 

이제는 생산자분들도 나름대로 중복주문해주시는 고객들이 있어서

 

각자 물건을 판매하기에

 

나름대로 고객관리도 하고

 

또 품질관리에 최선을 다하시는데...

 

마을이름으로 나가는 물건또한 그렇게 최선을 다하고 계시죠.

 

 

관리자로서의 속내 이야기를 하다 보니

 

결국 마을의 허물을 들쳐낸 게 되어버린건가요...

 

혼자서 덮어버렸어야 하는 이야긴데 너무 직설적으로 얘기했나요...

 

하지만 이제는 인터넷 시대

 

농민들도 깨어서 노력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인식이 앞서기에

 

속상했던 이야기를 털어놓아 보네요.

 

 

그러고보면...우리들 인생에 있어

 

소중한 교훈은 정말로 공짜(!)가 없어요, 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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