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탐구유감

삼생아짐 2009. 10. 31. 19:47
728x90

영재넘, 학교에서 구입 희망 도서 신청하라며  

신청서를 가져왔네요.

 


삼생아짐 ; 너 읽고 싶은 책 없냐?? 탐구도서 같은거... 

영재넘 ; 없는데?? 아, 있다,그거, 월척 낚는 법, 붕어 대물 낚는법...

 

삼생아짐 ; 그게 탐구도서냐?? 낚시책이??

 

민재넘 ; 안돼, 엄마. 형 낚시책 사면 안돼. 지금도 형 낚시 방송만 보는데?? 

 

민재넘, 제가 사주기라도 하는 것마냥 펄쩍 뛰며 질색을 해요.

 

 

왜냐하면 평소에도 영재넘, 시간만 나면 텔레비젼을 보곤 하는데... 

저번에 민재가 밤 늦도록 안 자고 뒤척이니깐 

자기가 민재를 1분안에 재울 수 있대요.

 

 

그래서 해보라니깐 낚시 방송을 틀자마자  

민재넘 고개가 거짓말처럼 베개에 푸욱 떨어지면서  

코를 드르렁 골며 잠이 들어버려요.

 

그담부터 우리 민재 재우는데는 낚시 방송이 으뜸이란 걸 알았죠.

 

한넘은 낚시라면 거의 반 미치고... 

다른 한 넘은 낚시라면 기냥 곯아떨어지고...

 

근데 두넘의 공통 관심사도 있긴 있더라구요. 

 

 

 수향넘, 갑자기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 엄마, 탐구에 관한 책도 있는데... 

얘네들 좋아할 만한거.

 

삼생아짐 ; ??

 

수향넘 : 젖소부인이 왜 바람불면 좋아할까??

 

하며 씨익 웃어요.

 

뭔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린가 싶어 쳐다보니... 

 영재 전자사전을 가리키더라구요.

 

아~~

 

감잡았죠.

 

삼생아짐 ; 김밥부인 옆구리는 왜 터졌을까?? 

수향넘 ; 은행나무 침대는 왜 흔들리지?? 

삼생아짐 ; 만두부인 속은 왜 터졌을까??

 

 

그랬더니 영재넘, 기겁을 하며  

 엄마랑 누나 변태같다고...

 

 

삼생아짐 ; 이넘아, 네가 이상한 거 전자사전에 다운받아 놓고

공부 안하니깐 그렇지, 임마!!!

 

그랬더니 영재넘, 이젠 안 본다고... 

이젠 그딴거 한물갔다나요...다 졸업했고...

 

알고보니 뭐, 별거아니래요.

(지까짓게 알긴 뭘 알아요...내 참...)

 

애들이 궁금해해서 자기가 잠시 성교육 강사하느라 보여준거 뿐이라네요.  

삼생아짐 ; 그래서 이넘아, 민재가 엄마한테 그딴 소리하게 해??

 

 

그랬더니 수향넘 무슨일이냐고...

 

저번날 아침에 밥을 먹는데 민재넘 뜬금없이 저더러 첫키스 언제 해 봤냐고 묻더라구요. 

뽀뽀가 아닌 키스래요. 

(이넘이 그 차이를 어찌 아는지...)

 

제가 대답을 안 하니깐 자꾸자꾸 묻는데... 

나원, 기가 막혀서... 

 

삼생아짐 ; 내가 지금 아침 밥상에서 너한테 그딴거 얘기해야 하냐??

 

그랬더니 민재넘, 거듭거듭 얘기좀 해 보래요. 

 

제가 하두 기가 막혀서, 아빠두 안 물어보는 걸 왜 네가 묻냐고 하니깐 

아빤 제가 헤어지자 그럴까봐 못 물어본거래요.

 

그러더니 자기한테두 물어봐 달래요.

 

그랬더니 영재넘, 화장실에서 세수하다가 그 소리 듣고 

영재넘 ; 김민재, 너 엄마랑 키스했다 그럼 죽여버린다???

 

하더라구요.

 

그러면서 영재넘, 민재 여자친구 이름을 대며, 걔랑 했지? 하니깐... 민재넘, 펄쩍 뛰네요. 

 

어쨌든... 

초등학교 4학년 넘이 첫키스가 뭐예요, 첫키스가...

 

그게 다 영재넘 영향을 받아서  

민재넘꺼정 은근히 징그러워지는 거잖아요.

 

 

수향넘, 사내놈 두 넘이 점점 뻔뻔해져 간다며 혀를 차면서도... 

내심 놀리는게 재밌는 눈치...

  

 

 

근데 영재넘, 문득 그러더라구요.

 

자긴 이미 졸업했는데 아직도 철이 덜 든 친구가 있다나... 

 

자기가 예전에 친구한테 EBS방송 보고 공부 좀 하라고 문자 넣었더니...

 

(자기도 안하는 주제에...친구한테 충고는...)

 

자기 친구넘이 답장을 보내왔는데...

 


 

 이그...... 

하여튼 똑같은 넘들이예요. 

 

 

이제 한창 소년에서 청소년으로 성장해가는 녀석들... 

호기심도 왕성하고 궁금한 것도 많겠지만... 

 

어쨌든 녀석들의 성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져서 

어른이 되어서도 올바른 가치관을 가질 수 있도록

 

제발

 

어른들이 이상한 동영상물이나  

그릇된 생각을 가질 수 있는 그런 것들은 안 만들었음 좋겠어요. 

 

아무리 '돈'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거라지만... 

돈을 벌기 위해서  

자식같은 청소년들이 그걸 접하고 어떤 생각을 갖게 될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좀 생각하고 살았으면...싶네요. 

 

(자식 가진 부모의 안타까운 바램이네요...)

 

 

'세상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건망증의 최대장점  (0) 2009.11.02
시어머니의 생일선물  (0) 2009.11.01
부부  (0) 2009.10.15
세상을 살아가는 힘  (0) 2009.10.10
오래가면 좋으련만......  (0) 2009.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