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마을 이야기

벌떼들, 날다~~~

삼생아짐 2009. 6. 2.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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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에 벌이 한 두마리 날아오르기 시작했을 때...

 

어쩐지 심상찮은 기운이 슬금슬금...

 

근데 점점 늘어나 갑자기 엄청나게 많은 마릿수로 늘더니...

 

이넘들이 온 마당을 가득 채워요.

 


벌통밖으로 마구마구 기어 나오기 시작하자...

 

평소에 한마리의 벌만 봐도 조금 기겁했는데...

 

엄청나게 많은 벌들이 날파리처럼 날아다니니깐...엄청 겁도 나고...

 

저한테 달려들까봐 켕기기도 하고...

 

그치만...켕기는 거 감추려고....

 

다이어리로 휘익 저으면서...

삼생아짐 ; 음, 저넘들이 꽃을 알아보는군.

 

애써 대담한척...

 

수향넘, 절 보더니...씨익 웃구요...

 

수향넘 ; 아빠, 쟤네들 안 대들어요???

울 최후의 보루 ; 너같은 호박꽃한텐 안 대들어.

 

쟤네도 보는 눈이 있거든.

 

수향넘 ; 어휴.....아빤......

 

평소에 삼생아짐 = 호박꽃= 박호순. 이라고 놀리던 수향넘,

 

졸지에 여러 사람들 앞에서 호박꽃 되어버렸죠.

 

삼생아짐 ;(쌤통...고소...)

 


삼생아짐 ; 근데...쟤네 왜 저래요??? 배고파서 먹는 거 찾아요???

 

했더니

 

장인자회장님 ; 아냐, 분가하는거야.

 

삼생아짐 ; 분가요???

 

장인자회장님 ; 분봉한다그래. 저거 보기 쉽지 않은데...

 


삼생아짐 ; 왜 분가하는데요??

 

울 최후의 보루 ; 여왕벌이 알을 낳아서 일벌도 생기지만 여왕벌도 또 하나 생기잖아.

 

그럼 한집에서 여왕이 둘 일 수 없으니까

 

또하나의 여왕을 내보내면

 

일벌들이 자기 맘에 드는 여왕벌 따라서

 

남기도 하고 또 따라 나가기도 하는거야.

 

삼생아짐 ; 아~~~

 


장인자 회장님, 주인인 장상준님더러 ; 쟤네들 우리집으로 보내요.

 

쓸고 닦고 우리집 호텔처럼 잘 지어놨어.

 

장인자회장님 댁에도 벌통이 있대요.

 

피리골 지역이 재래 토종벌 보호지역이라

 

집집마다 한두 통씩은 다 있거든요.

 


장상준님 ; 주소 불러봐, 내가 적어서 보내줄께.

 

장인자회장님 ; 생곡2리 5XX번지.

 

얘들아, 우리집으로 가라~~~

 

(정말 주소를 또박또박 부르시더라구요.)

 


장인자 부녀회장님,주소꺼정 불러줘가며

 

 기껏 주인 아저씨 꼬셔놨는데 이넘들이

 

고작 지붕 하나 달랑 넘어가서

 

주인인 장상준님 뒷뜰 바위틈에 가서 몽조리 붙어 버렸어요.

 


이렇게 분봉하는 벌들을 잡아다가 받으면

 

약 10만원 가량을 줘야 한다는데...

 

이넘들이 주인집 근처에 알아서 자리잡네요.

 

 

혹은 이넘들이 멀리떠나가버리면

 

결국 놓치고 마는 경우도 허다하다네요.

 

(예전에 우리집 고추밭 지주대에도 어디선가 벌들이 날아와 우글우글 붙어서

 

기겁을 하고 동네 아저씨 불러서 잡아가라 그랬는뎅...

 

알고보니...우씨...10만원!!!)

 

삼생아짐 ; 아깝당......

 


장상준님, 손으로 기냥 마악 쓸어담아요.

 

아마도 여왕벌이 나무판자에 달라붙었는지...

 

마릿수로 천마리 가량 된다는 녀석들이

 

여왕벌 따라서 차례로 달라 붙네요.

 

보이시죠??

 

조게 바로 벌떼예요.

 

벌떼라는 말이 왜 생겨났는지 실감하는 순간이죠.

 

와글와글, 바글바글, 우글우글......

 

몽글몽글...(이건 아닌감?? )

 


이렇게 모은 벌들을...

 

빈 나무통안에 넣고 뚜껑을 닫아요.

 


그럼 이넘들이 차례대로 꿀을 모아오고

 

또 양초같은 밀랍을 만들어서

 

새로이 집을 완성시키는거죠.

 

삼생마을은 토종꿀 보호지정 지역이라

 

양봉업자들이 들어오질 못하고

 

이렇게 토종벌들이 분봉하여 차례차례

 

토종벌 사육 농가가 생겨나는거죠.

 


드디어 또 하나의 토종벌집 완성...

 

 

근데 장상준님이 젖은 헝겊을 위에 씌워버려서

 

옆에서 구경하던 수향넘이 묻네요.

 

수향넘 ; 아찌, 젖은 헝겊을 왜 씌워요??

 

장상준님 ; 위로 끼나오지말라구.

 

삼생아짐이랑 수향넘 ; 끼나오지말라구??????

 

아~~

 

기어나오지 말라구...

 

수향넘이랑 저랑 마악 웃으니깐 장상준님 머쓱하신지...고개를 갸웃...

 

장상준님 ; 왜 웃어??

 

수향넘이랑 삼생아짐 ; 아니요. 아무것도 아녜요.

 

수향넘 ; 밑에 구녕으로 끼나오면 어떡해요??

 

삼생아짐 ; 밑에 구녕으로 끼들어감 되징~~~

 

(강원도 홍천 사투리도 되게 재밌어요.)

 


 

근데, 또하나의 벌통을 가져다 놓으시네요.

 

왜 놓으시나 했더니...

 


오후에 또 한차례 다른 벌통에서 벌이 끼나와설라믄...

 

이번에는 장상준님 처마밑에 가서 제대로 붙었어요.

 

와~~

 

장상준님, 손으로 기냥 벌들을 마구 훑어내어서

 

이넘들을 또 나무판대기에 모두 붙이네요.

 

장상준님 손이랑 팔에 벌들이 와글와글......

 


보는것만도 기겁할 지경......

 

삼생아짐 ; 얘네들, 정말 안 깨물어요??

 

(아니지, 침 안 쏴요???)

 


장상준님 ; 많이 츠먹어서 안 쏴.

 

오죽하면 멀리 날지도 않잖어.

 

삼생아짐 ; 많이 츠먹어서???

 

아...많이 쳐(?) 먹어서!!!

 

수향넘이랑 저랑 역시나 배꼽쥐고 데굴데굴...

 

푸하하하하핫~~~~~~~~~~~

 

넘 많이 (츠!)먹어서 멀리 날아가지도 않는 둔탱이벌들......

 


이넘들이 멀리 날아가려면

 

양분을 많이 비축해둬야 해서

 

아마 벌집안에서 꿀을 실컷 먹고 나와서

 

분봉할 때는 손으로 마구 훑어대어도

 

이넘들이 쏘지를 않는거라네요.

 

그러고보면 벌의 생리를 알면 벌도 그리 무서운 곤충은 아닌것을......

 

 

오늘 하루, 두 차례의 분봉을 보고나니

 

이제 벌이 무섭지 않아요.

 

 

지나가던 어떤분, 벌떼를 보고 기겁을 하는데

 

삼생아짐 ; 괜찮아요, 많이 먹어서(츠먹어서) 안 쏴요.

 

벌떼들 가운데에서 태연히 동영상 촬영... 

 

 

 

오늘 하루, 졸지에 두 차례의 벌떼의 분봉을 성공시켜

 

일당 20만원 거뜬히 챙긴 장상준님

 

삼생아짐 ; 축하기념으로 촬영해 드릴께요, 손가락 브이~~~~~

 

 

어떠세요, 브이자 같은가요, 아님...

 

일당 20만원 거뜬~~~

 

같은가요.

 

보기 힘든 멋진 광경 보여주셔서 감사드려요, 장상준님.

 

 

 

 

벌 건강하게 무럭무럭 키워서

 

나중에 지나가다 들르면 토종꿀 따악 한숟가락만 맛보게 해 주셔요,

 

많이 주심 취해서 집에 못 오걸랑요.

 

(예전에 울 아들넘들, 토종꿀 먹고 취해서 파이터한다고 비틀비틀...)

 

그리구...벌 끼나오지 않도록 벌통 구녕관리도 잘 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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