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그 자리에... 있었겠지요.
어느 봄 날 오후...
시나브로...
노을 질 때에도...
어둠이 내릴 때에도...
계절이 바뀌고...
하루일과를 마친
고단한 농부가...
집으로 돌아갈 때에도...
여름내 키운 곡식이 여물어갈 때에도...
그 자리에 있었겠지요...
하루종일 머뭇거리던 구름이...
잠시 물러나 주춤할 때에도...
그리하여...
그 빛이...
가끔 세상의 것이 아닌 것처럼 느껴질 때에도...
홀로 떨어져 흘러가는 구름 한 조각
노을 빛에 발목이 잡혀도...
늘 같은 자리에 떠서
같은 자리로 지지만..
가끔은
해가 아닌 달처럼 느껴지는...
그런 저녁무렵에도...
그 자리에 있었겠지요...
새로이 준비하는 봄...
딱딱한 땅을 갈아 엎고..
그리하여 묵은 그루터기
그 속으로 가두어버리고...
다시 썩어 거름이 되고...
잔뜩 헤집어 놓았던 땅을 다독여
숨을 고르고...
갈리우고 다져져서 부드러워진 질흙속에
새로운 생명의 뿌리를 내리고...
아기손처럼 여린 싹들이 심어지고
자라나서 무성한 생명이 될 때까지...
상류에서 자라난 어린 물고기 하나
흐르고 흘러 어디론가 떠나갈 때까지...
늘... 그 자리에... 있었겠지요.
누구일까요, 무심한 듯
지구위의 모든 일상들을 흘려보내는 존재 하나...
무엇일까요......
세상 모든 것이 태어나고, 자라고, 떠나가고
흘러가고, 사라져갈 때에도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존재
그저...
묵묵히 바라보고 있는 존재...
닿을 수 없는 존재......존재들......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모르지만...
그렇게...
세상 모든 것을 거두어 가는 존재...
우리들 모두 그 존재의 일부가 되어...
왔던 곳으로 돌아가리란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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