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돌아와보니
목욕탕 세수대야에 다슬기가 반너머 담겨서 기어오르고 있네요.
아마도 뒷집 아저씨가 개울에 가셨다가 잡아오신 듯...
날씨도 쌀쌀하고 추운데 어찌 잡으셨을까요...
물 속에 들어가면 진저리 나셨을텐데...
아마 울 애들이랑 최후의 보루가 다슬기를 넘 좋아하니깐
눈에 보이는대로 건져오셨나봐요.
예전에 수족관에서 벽을 타고 오르는 다슬기를 보곤
다시는 못 먹을 거 같았는데...
울 최후의 보루가 깨끗이 손질해서 장을 풀고 끓여놓은 거 보니깐...
역시 먹게되더라구요.
역시 사람은 망각의 동물인게 따악(!) 맞아요, 그죠??
울 수향넘 ; 엄마, 다슬기는... 집이라 그래야 하나, 이 껍질 벗은 거 살 수 있나??
삼생아짐 ; (기가 막혀서 울 딸을 쳐다보며)
넌 홀라당 피부가죽 벗겨져봐라, 살겠냐??
수향넘 ; 아니, 그 뜻이 아니구...b.u.y...
영재넘 ; 엄마, 버이!!
삼생아짐 ; 버이??
수향넘 ; b,u,y...버이라 그러나??
삼생아짐 ; 에궁. 이 무식한 넘들.
buy가 버이냐, 바이지. 이날이때꺼정 영어공부 헛했네, 헛했어.
버이가 뭐냐, 버이가...내참 기가 막혀서...
그랬더니 영재녀석...: life, live, 삶보다 낫지, 뭘그래.
수향넘 ; 그러게.
삼생아짐 ;
제가 다슬기가 껍질이 없이도 살 수 있느냐, 없느냐의 의미로 받아들인걸
녀석들이 놀리는거더라구요.
즉 껍데기를 까서 파는 다슬기를 살 수 없겠느냐는 말을
전 다슬기가 집을 잃어버리고도 살 수 있느냐는 뜻으로 받아들여서
한심하게 생각했는데...
녀석들은 영어발음 제대로 못 읽는 무식보다
사람 말 귀 제대로 못 알아들은 저를 더 무식하다네요.
그런가요??
그치만... 아무리 시골이라지만...가끔 녀석들
영어발음 기가막히게 웃길 때 있어요.
saturday를 '사투데이'라 하질 않나...
principal을 '프린씨팔'이라 하질 않나...
기냥 마악 웃고 말지만...
그래요, 정말 가만 생각해보면
남의 나라 말 발음 제대로 못한다고 무식하다고 할 게 아니라
우리나라 말 뜻도 제대로 이해못하는 그런 무식이...
어쩜
더 문제가 아닐런지...
그보다 더 큰 문제는
내 맘에 안 든다고 무조건 남의 말에 트집잡고 심술부리는 거...
그리고 남 잘 되면 배아파 하는거...
남을 헐뜯으며 은근히 즐거워하는거...
그게 더 큰 문제가 아닐런지요.
내자신부터...반성 또 반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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