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핸폰유감 ㅡㅡ;;

삼생아짐 2008. 10. 31.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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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도 예외없는 고3 수험생을 둔 엄마라...

 

딸이 먼 곳까지 시험 치러 가는데

 

돌아오는 막차가 일곱시반이면 끊어져서...

 

어쩔 수 없이 녀석과 시험장에 동행했어요.

 

그동안 쭈욱 남편과 남편의 후배가 함께 다녔는데...

 

녀석의 시험장에 한 번도 함께 못 가준게 미안하던 참이라

 

마침 시험일이 일요일이고 해서 함께 갔었지요.

 


시험끝나고 다들 아이들이 나오기를 기다리는데...

 

어둑해지도록 녀석이 안 나와요.

 

모두들 핸폰으로 전화해서 통화를 하는데...

 

전 울 애들 자기가 돈 벌어서 요금내기 전까진

 

절대로 안 사주겠다고 해왔던 터라..

 

녀석에게 연락할 길이 없어...

 

전화도 한 통 못하고...

 

막차 시간은 다가오고...

 

조바심이 나서 죽을 지경인데...

 

드뎌 녀석이 엉뚱한 데서 파김치처럼 추욱 지쳐서 나오더라구요.

 

 

아이들이 모두 한꺼번에 나와서

 

입구로 몰리니깐 나올 길이 없었대요.

 

그래서 들어갈 때 지하로 나오는 길을 본 거 같아

 

돌아서 나왔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면서 엄마, 많이 기다렸지...오히려 제 걱정을...

 

 

조금 미안하기도하고...

 

전화로 목소리라도 들었으면 좀 안심이 되었을텐데 싶은 생각도 들고,,,

 

그러던 차에 울 최후의 보루가

 

송아지 판 돈의 일부를 떼어 녀석의 폰을 사주었어요.

 

이제 대학생이 되니 사줄 때도 되었다고...

 

판매하던 분이 요즘 세상에 이 나이되도록

 

 아직꺼정 핸드폰 없는 애들도 있냐고 기가막히다는듯....

 

삼생아짐 ; 없는 애들이 더 많걸랑요...하려다가...

 

울 최후의 보루 눈치보고...기냥 꾸욱 참았어요.

 

 

 

 

 

그나저나, 울 수향녀석 얼마나 좋아하는지...

 

새벽 두시꺼정 기능 익히고, 벨소리 다운받고,

 

하여튼 자기 폰의 기능을 완벽히 파악...

 

그거 옆에서 보는 울 영재랑 민재, 부러워서 죽죠.

 

 

갑자기 민재녀석, 밤 열한시에

 

책을 마악 꺼내들더니 열심히 공부한대요.

 

그래서 왜그러냐고 했더니...

 

이번 시험에서

올백 맞으면 사 줄 수 있겠냐고...

 

삼생아짐 ; 아니!!

 

딱 잘라 말해버렸죠.

 

 

영재넘 ; 어휴, 꿈도 꾸지마. 중딩인 나도 있는데

 

초딩인 네가 무슨...

 

수향넘 ; 고3인 나도 이제서야 받았걸랑요, 꿈 깨셔!!

 

 

형과 누나한테 쌍으로 당하는거 보니깐 좀 안됐기도 한데...

 

근데 좀있다 보니깐...녀석, 공부는 무슨...

 

스폰지밥 그림만 잔뜩...

 



잔뜩 고개숙이고 공부하는 척하길래 열심히 하는 줄 알았더니...

 

여기도 스폰지밥



저기도 스폰지밥...

 

책페이지마다 스폰지밥 그림만 잔뜩...

 

 

민재넘, 자기 친구 아빠는 민재인 자기를 따라잡으면 컴사준다 그랬다고

 

했다는데, 왜 우리집은 자기한테 그딴 거 없냐고...

 

책 집어던지고, 있는대로 심통을...

 

 

수향넘 ; 이게 어디서 엄마한테 대들어, 대들기를...

 

공부하기 싫어?? 그럼, 공부하지마.

 

누가 너한테 억지로 공부하라고 시켰어, 앙?

 

쬐끄만게 어디서 엄마한테 협박을 해??

 

 

 

결국 눈물 줄줄 흘리며 누나한테 된통 당하고...

 

저한테도 잘못했다고 싹싹 빌대요.

 

도대체 누가 엄마인지 참...

 

 

 

 

수향녀석, 고3되자마자 수험생 유세하려 해서

 

제가 공부하기 싫음 집에서 파출부 하든지

 

아빠도와 농사일 하라 그랬더니

 

일년내내 끽소리 안하고 열심히 하더니...

 

지가 당한대로 동생한테 고스란히...

 

하여튼 큰넘을 잘 다스려놔야

 

아래넘들은 줄줄이 편하다는 걸 실감하는 순간이네요.

 

 

민재 당하는 거보니깐...영재녀석

 

말도 못 꺼내고...슬그머니 제 핸드폰 가져가서 제 누나랑

 

이불속에서 문자질...

 

그래두 그냥 놔뒀어요.

 

얼마나 하고 싶음 저럴까 싶어서요....

 

 

 

하긴 요즘 영재나이에도 핸폰없는 애들, 별로 없죠.

 

모두들 핸폰 가지고 별의 별 장난을 다해요.

 

며칠전만 해도...

 

장난꾸러기, 윤수녀석...

 

저보고 자기 폰 내밀면서 굳이굳이 열어보라고...

 

할 수 없이 열었더니..

 

헐~~~

 


 삼생아짐 ; 헉~~~

 

이 나쁜...

 

 

그래서 저도 제 핸폰에 한마디 적어서 너두 봐...해줄까 하다가, 꾸욱 참았어요.

 

어른 체면이 있지, 어떻게 애하고 같은 수준으로 놀아요, 그죠??

 

 

근데...

 

제가 무슨 말을 적으려했냐면요...

 

바로 이말이예요.

 

 

'장, 난, 까, 냐??"

 

http://samsaeng.invil.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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