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산 2리 동네를 지나다보면...
늘 고만고만한 또래의 아이들이 모여있죠.
근데 지현이...
윤수동생...
(예전에 교회에서 소원쓰라니깐...
울 오빠가 레슬링 기술로 제발 자기 좀 때리지 않게 해달라고
소원썼던 녀석...)
민재 여자친구 였던 녀석인데...
이렇게 유라동생을 꼬옥 업고 다니네요.
놀러와있던 인지가 지현이 힘들다고 업어준다고 잠시 데려갔는데
유라동생녀석...
마치 지현이를 자기 엄마인양 안 떨어지려 해서...
결국 지현이가 다시 업고 말았어요.
부뚜막의 부지깽이도 덩달아 바쁘다는 가을철...
유라엄마가 평소에는 식당에 일을 다니는데...
아마 오늘은 미뤄둔 가을 거두미를 하는 듯 보여요.
어른들이 안 계신 집에서는
바쁜 농사철 아이 돌보는 일이 큰일인데...
지현이가 종종 이렇게 꼬마엄마 노릇을 대신 해 준대요.
우리 수향이 어릴 적 생각도 잠시 나네요.
수향이 어렸을 적에 아이 봐주는 사람이 없어...
집안 일 할 때에도 현관 문고리에 줄을 연결해서 매달아놓고 일하곤 했는데...
(녀석이 저지레가 워낙 심해서...
손 닿는 것은 모조리 빨아먹거나
부셔놓거나...
하여튼 저지레 대장이었지요.)
밭에 일 나갈때에는 보행기에 태워 나무에 줄 길게 묶어 놓고...
그럼 녀석... 강아지마냥 길 닿은 데꺼정 쫓아왔다가
안되면 양손 벌려 떼를 쓰기도 하고...
떼쓰다 지치면 혼자 놀다 고대로 고꾸라져 잠이 들어버리기도 하고...
하여튼 일 할 때마다 애 봐주는 사람 없는 게 가장 큰
안타까움 중의 하나였지요.
그래도 이렇게 유라동생은 지현이가 있어
꼬마 엄마처럼 아기를 봐주니...
유라엄마로서는 얼마나 고마운 일이겠어요...
돌아서 오면서도 이쁜 지현이의 모습이 기특해서
다시 돌아서서 사진 찍었지요.
그랬더니 녀석, 인터넷에 올릴까봐 겁난다고...
사진 찍음 인터넷에 올리는 거 당연한거죠...
모두가 함께 보는 우리마을 홈페이지인걸요, 안그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