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성장일기)

파워상자

삼생아짐 2008. 7. 18.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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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로 책꽂이를 만들겠다고 싸우던 녀석들...

 

열한시가 넘어가자 슬슬 포기하는 기색이 역력...

 

 

그나마 큰 녀석이 자기가 만든책꽂이에다 인형을 집어넣고...

 

 

자랑을 하자...

 

갑자기 작은 넘이 벌떡 일어나더니...

 

제형 나간 새 인형을 주섬주섬 끄집어내요.

 

그러더니 결국 졸린 눈을 비벼가며...

 

열심히 책꽂이를 만들기 시작...

 

 

제 형이 만든거 옆에 놓고 다시 만들어서 완성시킨담에 자기가 만든 상자에다

 

인형을 담네요...

 

그래서 그럭저럭 거의 날밤새다시피 해서 아홉개를 완성시켰는데...

 

넘 시간이 많이 걸려요...

 

게다가 한박스를 추가로 더 주문했는데...

 

이렇게 만들다간...

 

며칠동안 이거만 붙들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에 한숨이 절로 풀풀...

 

아!!!

 

 

근데 갑자기 제가 미련하단 생각이 들더라구요.

 

전동드릴 생각이 퍼뜩 나는거예요.

 

그래서 며칠 뒤 추가로 온 공간활용박스는...

 

이렇게 전동드릴을 이용해서 만들었죠.

 

왜 도구의 인간이란 말이 나왔는지...이해가 가더라구요.

 

십자드라이버로 일일이 돌려서 박던 것을

 

못 끼우고 버튼 한 번 누르면 저절로 쏘옥 박히는 것을...




게다가 요령도 늘어서...

 

한개 한개 완성시켜서 만들던 것을

 

분업의 원리를 이용...

 

같은 종류의 작업들은 모아서 한번에 같이...


줄을 맞춰 쪼로록 박아버리고...


한번에 나란히 조립..

 

처음에 밤새워 만들었던 것을...

 

단 한시간 만에 모두 완성...

 

민재녀석, 넘 넘 좋아하네요...

 

제 손으로 완성시킨 책꽂이...

 

 

 

남아도는 책도 꽂고...

 

문을 달은 것은 사물함으로 쓰라고...

 

녀석들 필요한 거 넣으라고 각각 나누어주었어요.

 

민재녀석 ; 아!!!  엄마, 우리 이거 장사할래??

 

엄마랑 나랑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만들어서 사람들한테 더 비싼 값에 파는거야.

 

삼생아짐 ; 그럴까??

 

그럼, 우리 가게 이름을 뭘로 할까??

 

민재녀석 ; 파워상자!!!

 

물건을 담을 수 있는 파워가 들어있는 상자를 만들어주니깐...

 

한 개 만들때마다...음...얼마 받을까??

 

십오만원 받을까?? 우리 금방 부자될거야, 그치, 엄마??

 

삼생아짐 ; 십오만원은 좀 비싼거 같은데...음...조금 깎아줄까??

 

 

 

옆에서 가만히 듣고있던 영재녀석 ; 엄마, 그거 안돼. 엄마, 자석도 잘 못 붙이잖아.

 

내가 일일이 다시 붙이느라 얼마나 고생했는데...

 

 

수향이 ; 택배비가 더 들겠다.

 

삼생아짐 ; 저 넘들이...

 

 

문 달을 때 자석의 위치가 어긋나서 일일이 떼어서 다시 붙였다고..

 

영재 녀석 찬물을 파악~~~

 

 

 

 

어쨌든 파워상자 만들어서 부자되는 꿈은 애시당초 깨졌지만...

 

아쉬운대로 책이랑 가방이랑 온갖 잡동사니들은 정리가 되네요.

 

 

 

 

근데 센터에 기증받은 책들도 이거 주문해서 만들까 하다가...

 

기존에 있던 책장 정리해서 집어넣고...


조금 남는 것들은 A4용지 박스를 활용하니깐

 

또 그런대로 괜찮은 책꽂이가 되네요.

 

......



넘쳐나는 책...예전에 울 무늬만 최후의 보루가 몽땅 치우라 그래서...

 

상자에 넣어서 지하실에 보관하고

 

창고에 보관했더니 곰팡이 슬고...먼지 앉아서 결국

 

눈물을 머금고 버리고 말았는데...

 

지금까지도 가슴이 아파요...

 

그게 어떻게 돈을 모아서 사들인 책인데...

 

 

......

 

 

 센터 운영비가 조금이나마 모이면...이렇게 파워상자 직접 만들어서 책장을 마련하고..

 

 센터 안에 조그마하지만

 

작은 도서관을 꾸며서 아이들이 와서 독서도 할 수 있게 만들려해요.

 

 

우리 민재가 보고 난 책도 가져다가 정리해서 꽂고...

 

아이들이 보지 않는 책들도 모아서 책방을 만들면...

 

컴퓨터 게임으로 황폐해진 아이들 맘속에도

 

조금씩조금씩 지혜와 마음의 양식이 쌓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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