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성장일기)

용돈기입장

삼생아짐 2008. 7. 8.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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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먹고...집안정리를 마친 후...

 

잠시 컴 앞에 앉았더니...

 


 

수향넘 ; 엄마, 이거요!!!

 

무언가를 자랑스럽게 내밀어요.

 

 

전 또 무슨 상장받았나 했죠.

 

근데 상장치곤 종이가 넘 허술...

 

 

삼생아짐 ; 그게 뭐냐??

 

수향넘 ; 용돈 기입장이요~~~

 

삼생아짐 ; 헐~~~

 

순간, 기가 막혀서...애들 장난도 아니고, 연습장 한 장 부욱 찢어서...

 

 

민재녀석, 일기장 한 귀퉁이 쓴 거 기냥 넘어갔지만...

 

이건 고3이라는 녀석이...

 

삼생아짐 ; 너 지금 장난하냐?? 다시 써!!!

 


잠시 나갔다 들어왔더니

 

 이번엔 민재녀석 빵끗빵끗 웃으며 ; 엄마, 제 선물이 있어요.

 

받아주실거죠??

 

 

헐~~

 

이번에도 아까 그 급조된 용돈 기입장.

 

삼생아짐 ; 근데 네 손에 든 천원은 뭐냐??

 

민재넘 ; 제가 이 용돈기입장 엄마한테 전해드리면 누나가 이 천원 저 가져도 된대요.

 

엄마, 저 테니스 치고 나면 땀도 많이 나고, 무지 덥거든요.

 

엄마가 아이스크림 사주실래요?? 아님, 기냥 제가 이 천원으로 사먹을까요??

 


 

삼생아짐 ;

 

막내녀석 애교에 그만 백기 들었죠.

 

사실, 그동안 이 큰 녀석 끝끝내 용돈 기입장 안 쓰고 제 아빠한테 애교떨어서

 

용돈 타내더니...

 

제 아빠 일본 연수 가고 나니깐...아무래도 아쉽긴 아쉬웠나봐요.

 

어쨌든 녀석으로선 자존심을 굽히고 엄마한테 진 건데...

 

제가 더 깐깐하게 굴면...아무래도 감정 상하겠다 싶어... 넘어가 줘야겠다 맘 고쳐먹었죠.

 

 

게다가 고 3인데도

 

학교 갔다와서 설거지 하고, 주말에는 밥하고, 청소하고, 동생들 공부도 봐주고...

 

우리가 집에 없으면 동생들 다 보살피고...

 

그 적은 용돈으로 동생들 시장에서 만나면 아이스크림도 사주고,..

 

때론 엄마인 저보다도 정말 동생들을 더 잘 보살펴요.

 

게다가 제가 울 최후의 보루랑 싸우면

 

제 편 들어서 조목조목 따져주는 것도 잘 하구요...

 

(전 말싸움 잘 못하걸랑요. 남편한테 서운한 거 잔뜩 벼르고 있다가

 

화난상태 좀 가라앉힌 담에 따져야지...하다 보면 다 까먹어서...

 

예전에 부부쌈 할 때 적어놓았다가 적은 거 보면서 싸운 적도...)

 

울 최후의 보루, 제가 마악 약올라서 적은거 컨닝해가면서 따지니깐...

 

기가막힌지...실실 웃어버리대요??

 

그러더니, 울 최후의 보루; 다 읽었냐?? 추신은 없냐??

 

......

 

근데 울 딸은 달라요.

 

제 아빠 닮아 얼마나 말을 잘하는지...

 

때론 친구처럼 엄마 맘 헤아려주는 덩치 큰 딸이라...아들보다 더...늘 든든하죠...

 



그래서 일단 받아서 읽어 보았더니...


 

시험기간이라 급식을 안해서...

 

쓸 데에 쓴 돈이라 더이상 잔소리는 못 하겠고...

 

기냥 만원 줬죠.

 

근데 어쩐지 기냥 순순이 주면 안될거 같아서...

 

삼생아짐 ; 야, 책상 정리 좀 해라. 여자애 책상이 그 꼴이 뭐냐??

 

수향넘 ; 이거 영재가 어질러서 그래요.

 

야, 김영재, 너 이리와!!!

 

에휴...

 

초저녁 잠 많은 영재녀석, 저녁먹고 잠 설핏 들었다가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고...

 

그넘의 드래곤머니땜에 자다 일어나서 책상정리하고...

 

가방 정리하고...

 

교복 기냥 팽개쳐뒀다 교복 빨래하고...

 

그넘만 무지 바빴죠.

 

 

 

 

녀석들 경제개념 심어주려 하다보니...

 

이렇게 저렇게 신경전도 많이 하지만...

 

그래도 형제간에 부족한 용돈 서로 나누어쓰고,

 

동병상련의 정으로 똘똘 뭉치는 거 보니...

 

기분은 괜찮더라구요.

 

 

 

그나저나..이녀석들...

 

이담에 나 늙은 담에 경제활동 못할때...용돈 안 줌 큰일인데...

 

어서 빨리 노후대책 세워야 할텐데...소값 떨어지고

 

농산물 값은 없고... 정말 큰일이네요.

 

 

이담에 녀석들...용돈 주고나서...

 

녀석들 ;(합동으로) 엄마, 용돈기입장 쓰세요!!

 

 

 

그럼, 미치고 환장하고..서운하고..그러겠죠??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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