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선물인줄 알았죠...
근데 열어보니깐...헐~~
돼지등뼈예요.
감자탕 재료...
사이버윷놀이 하면서 운영위원들 모이면
저녁밥 먹어야 하니까 준비를 해 달래네요...
조금 피곤하고 일도 밀리긴 했지만...
(서울 다녀와서 사진정리랑 뒷정리가 남았는데...
전자상거래 컨텐츠 작업도 못 마쳤고...
할 일이 태산...)
게다가 윷놀이 프로그램설치...
(나중에 홍천 군청의 이재영 주사님이 다 해주셨어요. 감사^^)
체험장 지어놓고 음식 사먹으면 몇 배로 손해...
할 수 없이 찬물에 담가 핏물을 세 시간 정도 빼고요...
비린내를 없애기 위해 가시오가피 나무를 깨끗이 씻어서 잘랐죠.
묵은 장과 햇장을 반반 섞어서 물에 풀고요...밑간도 되고 돼지고기 냄새도 안 나요.
근데...얘는 넘 굵어서 안 잘라져요...
대한민국 아줌마 가진 건 힘밖에 없다는데...
울 아들과 위원장님 이쁜 딸 채은이 말마따나 별로 아줌마 티가 안 나는지...
(이녀석들이 저 듣기 좋으라고 한 소린데 마냥 좋아서...ㅎㅎ)
혼자서 낑낑 힘쓰다가 기냥 퐁당
오가피나무를 처음부터 넣어야 국물이 우러나죠.
엄나무도 괜찮아요.
옻나무만 아님...
(옻나무만 보면 도망가고 싶어...)
생강저민것, 통마늘, 청량고추, 대추, 양파, 대파를 국물에 넣고요...
핏물을 뺀 돼지등뼈도 넣고 세 시간 정도 푹 고아요...
근데 가스불 켤 줄을 몰라서 최후의 보루에게 전화했더니
안 받네요^^;;
할 수 없이 지나가는 사람 기다리다가
마침 양정숙 부녀회장님 지나가시길래 얼른 불렀죠.
혀 끌끌 차시더니 능숙하게 불 붙여 주셔서..
위층 아래층 뻔질나게 오르내리며 감자탕 끓였죠.
(행사때마다 이층, 아래층 오르내리니깐 경희 신랑 건너다보곤
다람쥐마냥 꽤 바삐 위아래 오르내린다며...
다리 굵어지겠다고 웃더랍니다.)
세시간 정도 끓어서 뼈에 붙은 살이 잘 떨어지면...
감자랑 준비한 나머지 재료들을 넣지요.
묵은지 김치랑 돌산갓김치랑 김치무를 넣으면 국물이 느끼하지 않고 시원하죠.
시래기가 없을 땐 (있더라도 묵은지를 넣으면 훨 맛있어요^^)...
참, 배즙이랑 오가피술이랑 인삼 꿀에 재워놓았던것도 나중에 넣어요.
돗나물이랑...
방명자형님이 뜯어오신 미나리싹도 초고추장에 무치고...
냄비에 다 된 감자탕을 담아서 식탁위에 놓고 끓여가며 먹지요.
이때 팽이버섯과 깻잎, 미나리, 대파 등을 얹고
들깨가루를 한큰술 넣으면 더 고소하답니다.
고기는 건져서 겨자장에 찍어먹고요...
돗나물과 상큼한 미나리싹을 넣고 나중에 줄어든 국물에 양념김을 썰어넣고
잘게 다진 김치와
우동국수나 밥을 비벼 먹으면 더 별미죠.
어떠세요??
삼생마을에 삼생아짐이 만든 묵은지 감자탕 드시러 오실래요??
사이버 윷놀이 끝나고 운영위원들이랑 이장님이랑
넘 맛나게 드시네요.
술안주로도 최고
밥반찬으로도 최고...
느끼하지 않고, 얼큰하면서도 시원한 국물이 별미랍니다.
아, 화학조미료는 절대로 쓰지 마세요. 느끼하고, 먹고 나면 머리 아파요.
표고가루와 멸치가루, 생강가루, 다시마가루를 쓰면
감칠맛나면서도 개운한 국물맛을 느낄 수 있어요.
위원장님 사모님이 맡아서 하셨었는데
지금 사람 얻어 인삼 심으시느라고 졸지에 제가 아래층 요리까지 떠맡어서...
힘은 좀 들지만
제가 한 요리로 여러 사람이 즐거우니깐
그래도 기분은 좋네요.
설거지는 죽을 지경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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